출처 - 오마이뉴스 2008/04/17 08:00 김창규

임신부여! 섹스를 즐겨라

임신 중 섹스는 태아 뇌신경 자극하는 뇌태교

 

전해오는 속설에 의하면 임신 중에 섹스를 하면 아기 머리가 나빠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신 중 부부간의 활발한 섹스는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뇌태교 중의 하나다.

임신 중 섹스를 하면 질을 통과한 정액이 엄마의 자궁 속에서 양수를 흔들게 된다. 이것은 매우 부드러운 자극으로 태아의 성장을 촉진한다.
또 엄마가 느끼는 오르가슴은 강렬한 뇌자극인데 이것이 태아에게도 전달되어 태아에게 기분좋은 느낌을 전해준다.

또 정액은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엄마의 몸에 면역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태아가 청각신경이 어느 정도 형성된 시기라면 부부가 나누는 사랑의 밀어는 태아에게도 행복한 기분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부부가 섹스를 할 때 초음파로 태아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여아의 경우 손가락을 입으로 빨기도 한다. 태아가 성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은 초음파로 남아를 관찰했을 때 고추가 발기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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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부부 관계는 태아의 기분도 좋게 만든다.
 


유산 때문에 섹스를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유산이 되는 경우는 성행위 때문이 아니라 태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임신 3개월 전과 마지막 달을 제외한다면 부부가 30분 정도 섹스를 하는 것은 부부에게는 몰론, 태아에게도 좋다.

단, 한쪽 배우자의 일방적인 욕망 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말안해도 알 것이다.

 

 

임신부여! 섹스를 즐겨라2

온고지신이라 하지만 옛말 중에 믿어서는 안 될 말도 있다. '임신 중에 합방을 하면 아빠 고추가 아기 머리를 많이 건드려 아기 머리가 나빠진다'는 말도 그렇다. 실제는 그 반대다. 임신 중 섹스는 엄마에게도, 태아에게도, 아빠에게도 다 좋다. 그리고 머리 좋은 아기를 가지려면 임신 중 섹스를 자주, 즐겁게 해야 한다. 환희로 충만한 호르몬과 애액이 분출되는데 나쁠게 없다. 정액과 애액이 잘 분출되면 남자는 전립선염에 잘 걸리지 않고 여성은 난소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섹스의 이점은 태아가 누리는 행복에 비하면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임신 중 섹스 과정에서 사정된 정자는 질 입구를 통과해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돌진한다. 그 정액이 엄마의 자궁 속에서 양수를 흔든다. 그것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자극이다. 양수의 파동은 뇌신경과 피부를 자극하고 그러면 태아가 빙그레 웃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느끼는 오르가슴이다. 여자의 오르가슴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0분 정도 지속되는데 이것은 강렬한 뇌 자극이 되어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좋은 감정을 통해 일어나는 뇌 자극이 많으면 많을수록 태아의 머리가 좋아진다. 성분을 따져봐도 태아에게 유전적 요소가 담겨 있는 정액은 태아에게 낯설지 않다. 게다가 정액은 살균작용도 한다. 여자의 몸에 흡수되면서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뇌태교혁명' 강의 때 섹스를 '흔드는 행동'이라고 표현했다 유산을 지나치게 두려워 말고 남편은 페니스를 흔들고, 아내는 질을 흔들며 즐기라고 했다. 그래야 태아의 뇌도 흔들리고, 덩달아 머리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섹스는 가장 효과적인 태교이다. 왜냐하면 태아의 성장 단계에 맞는 부드러운 자극이기 때문이다. 섹스가 태아의 성장 단계를 고려한 태교인 이유는 임신 3개월 전까지와 마지막 달에는 이를 자제하기 때문이며, 섹스가 부드러운 자극인 이유는 정자의 따뜻한 기운을 태아가 느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임신 중 섹스는 최고의 청각 태교이다. 오르가슴에 도달한 부부가 서로에게 속삭이는 '사랑해'란 말은 가식 없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그 말이 태아에게 들린다면 그 어떤 태담보다 효과적인 청각 태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얼마나 드라마틱한가.

실제로 성장한 태아는 섹스를 즐긴다. 이것은 내가 방송에서 부부가 섹스할 때 초음파에서 나타나는 태아의 반응을 보여줘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부부가 섹스를 하면 태아도 발기된다. 여아의 경우 손가락과 탯줄을 입으로 빨기도 하는데 이는 본능적으로 남성의 성기를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엄연히 정자, 난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태아이기에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불행한 사람이다. 어머니가 나를 가졌을 때 아버지(김찬국 전 상지대 총장)는 미국의 유니온 신학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나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흔들리지 못한 존재였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 외모도 떨어지고 묘하게도 성 정체감 때문에 혼돈을 겪었다. 한때 아버지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유복자나 이혼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독신주의자가 많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그나마 내가 제대로 성 정체감을 갖게 된 것은 자라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성교육을 제대로 받았기 때문이다. 두 분은 우리 형제들이 보는 앞에서 아무 스스럼없이 키스도 했다. 나의 어머니는 이화여대 교육학과를 나온 성창운 여사인데, 어머니는 내가 몽정을 했다고 하자 콘돔을 보여주시며 친절하게 성을 가르쳐 주셨다.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란 나는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접근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결혼 후 우리 아이들이 나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려고 아내가 임신했을 때 왕성하게 부부관계를 가졌다. 아이들이 태어난 다음에는 목욕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을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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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섹스시 관찰한 태아의 초음파 사진.

 

대개의 사람들이 임신 중의 섹스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태아의 발기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초음파로 관찰하면 태아는 수면 중에도 고추가 서 있을 때가 있다. 태아의 자세가 섹스할 때 부부가 안고 있는 자세와 비슷한 것도 매우 흥미롭다. 태아는 성을 느끼는 존재이다. 이것은 태내에 있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출산 시 태아는 산도를 나올 때 죄이고 문질러진다. 태아의 피부가 직접 자극을 받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태아는 자극을 받음과 동시에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자궁수축에 의해 태아의 몸 전제에 커다란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때 태아의 머리, 목, 어깨 근처에 실리는 힘은 매우 크다.

그러나 이것은 태아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산모들 중에 분만 시 강렬한 성적 에너지를 느끼는 사람도 있듯이 태아도 산도를 지날 때 쾌감과 고통을 동시에 느낀다. 그 쾌감은 그대로 뇌에 전달되어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인간이 태어나면서 최초로 겪는 고통과 쾌감을 제감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임신 중 섹스로 유산을 너무 걱정한 필요는 없다. 유산이 되는 경우는 성행위 때문이 아니라 태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무슨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할 때가 있다. 임신 초기 출혈이 있거나 태반이 자궁경부를 막은 경우(전치태반), 조기 진통이 오고 조산기가 있다면 섹스를 피해야 한다. 이 정도는 임신했을 때 약을 함부로 먹지 않을 정도의 주의력만 있으면 누구나 지킬 수 있다.

태아에게 자극이 되고 또 신나는 섹스를 하려면 다음의 네 가지를 꼭 명심하다.

*일방적인 욕망의 분출은 절대 안 된다. 부부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동의한 다음 임해야 한다.
*두 사람의 취향에 맞는 체위, 기교 등 부부에게 꼭 맞는 방법을 만들어라.
*태아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고 섹스하라.
*참아야 할 때는 반드시 참아라.

이 정도만 잘 지켜도 섹스는 섹스대로 즐기면서, 건강하고 머리 좋은 아기를 낳을 수 있다.

 

임신 중 섹스에 대처하는 남편의 자세

임신 중 아내가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데에는 남편의 책임이 크다.
그것은 섹스를 대하는 자세때문이다
오르가슴은 정교한 정신적, 육체적 요소에 의해 분출되는 것인데
임신 중에 많은 남자들이 논에 고인 물 빼듯 섹스를 한다. 한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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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가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따라 남편은 유난히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남자는 유난히 발기가 잘 되는 날이 있다. '태아 때 익힌 발기 버릇'이 어디 가겠는가. 남편은 잠시 뒤척거리다 아내를 깨웠다.
"왜 그래요?"
"한 번 하자."
"내일 산부인과 가야돼요. 오늘 하고 가는 건 싫어요."

어둠 속 침실에서 남편의 한숨이 흘렀다. 10분 후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던 남편이 다시 아내를 깨웠다.
"왜 그래요, 당신?"
이 때 남편 하는 말,
"여보, 내일 '치과' 갈 일은 없지?"

우연히 들은 우스갯소리다. 그런데 난 이 부부의 대화가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본 게임'이 안 되니까 펠라티오라도 해주길 애원하는 남편은 이 세상에 너무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임신은 '섹스의 무덤'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결단코 아니다. 나는 임신기간은 '제2의 신혼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온갖 기기묘묘한 테크닉을 연마하기에 이 때가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아내나 남편이나 다 마찬가지다. 여기서 기기묘묘한 테크닉은 부드러운 테크닉을 말한다.

또 진정한 테크닉은 늘 부드러운 법이다. 야구선수가 방망이 쥔 손에 힘을 빼야 홈런이 잘 터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를 들어 펠라티오를 거부하던 아내가 있다면 임신기간은 자연스럽게 펠라티오의 색다른 맛을 배워볼 시기이다.

그리고 피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 남자들이 그토록 에이즈를 두려워하면서도 콘돔을 탐탁지 않아 하는가.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건 여성도 마찬가지다. 페니스도 고무에 한꺼풀 싸인 채 뜨거운 것과 원초적으로 뜨거운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뜨거운 맛을 서로가 맘껏 향유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신나는 기간인가. 야수 같은 섹스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 여자가 아니라면 이때가 제2의 허니문이다.

그런데 임신기간에 왜 섹스트러블이 생기는가? 여기에 정답이 있다. 왜냐하면 섹스는 백인 백색,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부부가 평생을 살아도 완벽하게 서로에게 맞추기는 힘들다.

이런 기본적인 전제에도 불구하고 자꾸 문제가 생기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남편은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너무 집착하고 여자는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들 가운데는 여자가 임신을 하면 전혀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아내가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욕은 식욕과 더불어 본능이다. 성욕이 없어진 게 아니라 어딘가 숨어 있을 뿐이다. 그럼 성욕이 제 발로 걸어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아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대신 조심스럽게 파야 한다.

더욱이 예상보다 많은 여성들이 임신을 하면 성욕이 더 솟구친다고 한다. 여기엔 피임으로부터의 자유로움 등 여러가지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심지어 임신 중에 야한 꿈을 더 자주 꾸는 여성도 있고 자위행위를 즐기는 여성도 있다.

임신 중이든 아니든 아내가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데에는 남편들의 책임이 크다. 그것은 섹스를 대하는 자세 때문이다. 오르가슴은 매우 정교한 정신적, 육체적 요소에 의해 분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임신 중에 많은 남편들은 논에 고인 물 빼듯, 코 속에서 코를 풀어버리듯 섹스를 한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임신기간 중 섹스 테크니션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밀도 있는 섹스를 하라
나는 임신 중에는 30분을 넘지 말라고 말하는데 섹스는 시간이 아니라 질이기 때문이다. 전희 10분, 본 게임 10분, 후희 10분이 가장 좋다. 단 과격하지 않고 부드럽게 하며, 임신주기에 맞는 체위로 하되 입이나 손으로 아내의 질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성감대를 개발하라
아내나 남편이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미지의 샘이 분명 있다. 그것을 발견하는 재미는 남다르다. 이때 오럴 섹스는 기본이다.

*변화를 즐겨라
섹스가 어느 정도 자유로운 임신 중반기에는 꼭 침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산모가 편하다면 소파도 무방하다. 마사지를 하다가 섹스로 넘어가는 것도 매우 좋다.

* 10퍼센트 오버하라
부부는 서로를 위해 섹스를 할 때 약간 과장된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성감보다 10퍼센트 앞서나가자는 것이다. 성감도 상대적인 것이어서 상대방이 좋아하면 본인도 더 잘 흥분된다. 10퍼센트의 오버는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궁극적으로 내 성감을 10퍼센트 끌어올리는 길이다.

*태아를 적극 활용하라
가령 아내의 귀를 애무하면서 태아의 애칭을 불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는 태아와 아빠가 하나 되는 섹스의 황홀감을 느낄 것이다.

*눈을 뜨고 사랑하라
사람의 뇌신경은 12개이고 얼굴 근육은 14개이다. 섹스를 하는 중에 그 근육들이 표현하는 얼굴 표정을 보면서 희로애락을 같이 나누면 훨씬 일체감이 생긴다. 오르가슴을 느낄 때 눈을 감지 말고 눈으로도 오르가슴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젖을 때까지 기다려 주라
섹스는 부드러워야 한다. 특히 남편의 무리한 삽입은 절대 안 된다. 아내의 몸이 축축하게 젖을 때까지 기다려라. 그리고 오르가슴도 서로의 분출을 충분히 기다려줄 때 한 몸이 되어 황홀한 분수로 솟구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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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의료보험의 폐해를 다룬 영화 식코가 화제다.

 

알다시피 미국은 공보험과 민영의료보험이 공존한다. 민영 의보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메디케어라 불리는 국가 의료보호체계에 속하지만 정작 이들은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모든 국민이 공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민간보험의 역할은 문자 그대로 미미하다. 시중에 나와있는 우리나라 민간보험시장은 사실 손해보험시장이다, 이를테면 길을가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나, 암에 걸린것이나 재해라는 관점에서는 같다는 시각에서, 그 재해에 대한 보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암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나, 아닌사람이나 같은 수준의 병원과 의료진을 선택 할 수 있다.

 

이점이 미국 민간의료보험과 결정적으로 다른점이다.

 

민간의료보험은 병원,의료진, 심지어 시술과 시술재료, 질병의 종류까지 제한한다. 예를들어 폐렴이나 결핵이 의심되어 흉부 엑스선 촬영을 한번 하고자 해도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성격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사람에게 기준이 같다. 물론 의료보험에서 의료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진단,검사,치료를 제약하는 무수한 제한들이 있지만, 아직은 국내 의사들이 부당청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진료비 삭감을 당하더라도 필요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이유는 싸기 때문이다.

 

대다수 의사들은 환자에게 필요한 시술을 하면서 '공단에서 삭감을 하더라도 내가 몇 만원을 손해보고 말겠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내 환자에게 약효가 안정적인 오리지널 약을 처방하고, 필요한 치료를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직은 대한민국의 의사들이 의료보험에서 봉합사 값을 보상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첨단 봉합사를 버리고, 이불을 꿰매는 코튼이나 실크 봉합사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정도 손해를 그냥 감수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병원측에서도 의사들에게 그정도까지 문제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료법인이 영리법인이 되고 민간자본이 들어오면 달라진다.

 

자본을 투자한 측에서는 이윤을 내야 한다, 당연히 원가절감이 필요하고, 수익이 나는 진료를 위주로 병원은 재편된다. 의사들은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경영진들의 유혹과 더불어, 실적이 뒤처지면 그만큼의 불이익을 안을 것이라는 압박을 동시에 안게된다.

 

당연히 의사들은 최소한의 원가로 진료를 해야하고, 가장 부가가치가 큰 분야에 주력하게 된다.

 

외과 의사들중에 대장이나 위,폐, 식도를 수술하는 의사들은 서둘러 유방이나, 신장, 췌장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서둘러 부전공을 바꿀 것이고, 흉부외과는 소아 심장기형이나, 폐암을 버리고, 관상동맥이나 하지정맥류 수술에 주력 할 것이다. 생명을 걸고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하지 정맥류 환자에게 수술방을 내어주고, 하염없이 대기하며 수술실이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물려 다른과들은 말 할 것도 없다.

 

애를 낳으려는 산모는 이쁜이 수술에, 뇌출혈도 생명이 위독한 사람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디스크 수술에, 대퇴골 골절로 생명이 위독한 환자는 슬관절 치환술에, 갑상선 암에 걸린 환자는 비만을 교정하기 위해 '위'의 크기를 줄이려는 베리아트릭 환자에 밀려나게 될 것이란 뜻이다.

 

뿐만 아니다.

 

인구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입율을 자랑하는 MRI. PET 는 의사들의 책상에 매일같이 올라갈 ‘일일 특수촬영 실적현황’으로 인해 쉴 새 없이 열기를 뿜으며 돌아 갈 것이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넓히는데 투자되어야 할 병원의 재원은 강남과 경제자유구역에 설치되는 건강검진센터의 신축 비용으로 투자될 것이다.

 

이정도까지는 그렇다하자.

 

하지만 의료보험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은 두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민간보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전자는 암에 걸리면 유수의 병원에서 명망있는 의사의 진료를 받고, 후자는 시립병원이나, 공공의료원에서 임상경험을 쌓는 중인 젊은 공중보건의사에게 진료를 받게 될 것이다. 분명 필자의 의견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반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시장경제 원리가 의료에 적용되면 이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쯤되면 어지간한 중산층들도 의료보험료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인간은 일생의 어느순간에는 누구나 중병에 들게 된다. 그리고 그때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 보험료는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보험 수가는 미국의 1/10, 혹는 그 이하다.

 

의료보험의 통제를 벗어난 병원들은 속속 수가를 올릴 것이고, 의료비는 덩달아 뛰어 오른다. 그에 대비한 보험료는 상상을 초월 할 것이다. 미국처럼 보장조항에 따라 보험료가 총 수입의 20~30% 정도는 가볍게 넘어서는 일이 벌어지면, 중산층인 당신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병원을 선택할 권리를 포기하던지, 아니면 당신 아이의 학원을 포기하거나, 당신의 승용차를 내다 팔아야 할 지도 모른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연지정제가 폐지되어도 공보험과 계약을 맺은 병원들은 다수가 남아 있을 것이고. 일부 의료기관들만 민간보험이나 일반시장으로 갈 것이다.’.

 

터무니 없는 소리다. 지금도 국민들이 모르는 몇 가지 사실들이 있다.

 

여러분이 집에서 혹은 거리에서 혹시 얼굴이나 손을 다쳐서,혹은 화상을 입어서 강남 압구정동의 성형외과에서 봉합을 받고 싶을 때, 의료보험증 한 장을 들고가서 봉합이나 치료를 요구할 수 있다. 이때 진료비는 최대 15000 원 내외 일 것이다. 만약 그것을 거부하는 병원이 있다면 그 병원은 의료법 위반으로 즉각 처벌을 받게 된다,

 

심할 경우에는 병원문을 닫거나, 면허정지까지 이를 수 있다.

 

한데 이 글을 읽는 분들중에 몇 사람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왠지 엄청난 성형수술비를 내거나, 진료를 거부 당할 것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당신의 권리를 포기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공공보험의 강점이다. 바로 이런 견제 장치가 병원들이 모든 진료 시스템을 일반의료 위주로 갈 수 없게 하는 강제조항이다. 만약 이런 조항이 사라지고, 당연지정을 거부 할 수 있다면, 병원, 혹은 의사들은 당장이라도 그 통제를 벗어나려 할 것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필자 역시 당장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의사들은 모두 이런 제도의 변화를 환영하고 있을까?

 

분명히 말하건데 전부는 아니다. 의사는 직업의 존엄성이 있고, 아직은 그것을 버릴만큼 막장에 다다른 직역이 아니다, 아직도 대다수의 의사들은 ‘당신은 민간보험이 없으므로 진료 할 수 없습니다. 라는 말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끔찍스러워 한다’.

 

이 제도에 찬성하는 주체는 의료자본이다.

 

의료자본과 의사는 다르다. 비록 영리법인화. 의료보험 민영화, 당연지정에 폐지등으로 인해, 의료자본이 의사들에 대한 대우를 더 잘 해 줄수는 있을지 몰라도 , 그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일 일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훨씬 많다.

 

필자는 얼마전 의사협회의 정책이사라는 역할을 사퇴했다. 아니 사실은 강요당했다.

 

일부 동료들로부터 소위 ‘좌파’로 규정되었기 때문이다, 그후 개인적으로는 견디기 힘든 기간들이 이어졌다. 의사사회처럼 폐쇄사회에서 ‘좌파’로 규정된다는 것은 홍위병에 의해 ‘하방’된 시민이나 다를바 없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필자가 의협 이사회에 간여한 기간이 불과 7개월이고, 그 기간동안 기껏해야, ‘생활보호 대상자 진료제한 거부’. '의료기관 영리법인 반대',‘일부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개선과 자성’을 주장한게 고작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은 우리 사회와 의사들이 서로에게 가진 편견이나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필요한 일련의 정책들을 수행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일부’에서 필자를 속칭 ‘좌빨’이라고 규정하고  ‘사회주의 의료’의 ‘트로이 목마’라 불렀다.

 

정말 외롭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이참을 빌어 커밍아웃을 하자면 필자는 골수까지 ‘시장경제 옹호론자’다.

 

필자가 관계를 맺고, 필자가 이익을 얻는 모든 시스템은 시장경제, 자본주의의 틀 안에 있고. 필자는 그 혜택을 듬뿍 입고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체제의 전복을 노리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그들의 발호와 득세를 두려워한다. 심지어 ‘유럽식 사회주의’까지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기상조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가지에 대해서만은 다르다.

 

첫째 국가는 모든 국민을 평등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많건 적건, 세금을 많이 내건 적게 내건, 국가는 범죄로부터,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들을 고루 지켜야 한다. 둘째, 부자는 벤츠를 타고, 빈자는 자전거를 타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부자에게 돈을 뜯어내서 빈자에게 주겠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막시스트의 머리에서나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살 권리만은 국가가 지켜야 한다. 병에 들어 죽어가면서 까지 빈부가 갈려서는 안되고, 뇌출혈로 쓰러져 엠블런스가 병원으로 달릴 때 그안에서 ‘당신의 의료보험은 어떤 색깔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한사람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전할 권리, 살 권리 이 두가지만은 국가가 지켜주는 것이 맞다는 것이 필자의 신념이다.

 

이것이 좌파라면 필자는 속속들이 빨갱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열악한 의료보험제도하에서도 묵묵히 진료하는 다수의 동료 의사들, 그리고 이 문제를 안타깝게 여기는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들은 죄다 새빨간 빨갱이들이다...

출처 - 한겨레 기사입력 2008-04-07 17:28


[벗님 글방/두경우]

직립보행으로 문명 얻었지만 질병 생긴 숙명
신세대 체형은 등의 중간 굽어 ‘환자 예비군’

 
 ‘앞으로 참 큰일이네!’ 사람들마다 앞날을 내다보며 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정치, 경제에 관한 예견일 터인데도, 나는 늘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마음이 꽂힌다. 그들은 입시나 공부라는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중노동에 밤늦도록 시달리며, 왜곡된 먹거리를 주식으로 삼고, 온실에 갇힌 화초처럼 허옇게 자라가고 있다.

 수 천년 전부터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말들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분명 상황이 다르다. 아니 심각하다. 지구 온난화만큼은 아니어도 앞날은 대단히 비관적이다. 주변 환경인 온실도, 영양을 공급하는 뿌리도, 습관에 의해 형성되는 줄기도 자연성을 상실했으니, 앞으로 피워낼 꽃도, 맺을 열매도 그리 희망적이지 않은 듯하다.


흐름이 차단되거나 소통 원활하지 못하면 탈


 온실, 즉 주변 환경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다 보이고, 영양 공급에 관한 것도 더러 이야기 된 바이니, 여기서는 우선 줄기 이야기, 즉 생활습관에 대해 말해보자.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생활습관에 의해 형성된 척추의 변형과 그에 따른 질병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건강한 몸은 힘과 유연성과 균형이 갖춰져야 한다. 이 세 요소는 서로 밀접하게 의존되어 있다. 유연성이 있어야 균형을 잡고 힘을 쓸 수 있으며, 힘이 있어야 유연성과 균형을 유지할 수 있고, 균형이 잡혀야 힘과 유연성이 의미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대체로 건강을 위해 힘을 기르는 데 더 관심이 있을 것이며, 필자는 척추를 말하고자 함이니, 여기서는 유연성과 균형을 더 강조해야겠다.

 인간은 직립을 통해 동물과 다른 문화를 꽃피울 수 있게 되었지만, 필연적으로 척추의 부담과 그로 인한 인간만의 질병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아래 이야기는,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지 않았다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들이다. 그만큼 직립은 척추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했고 빛나는 문명만큼이나 많은 질병을 일으키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척추가 유연하고 균형 잡혀 있다. 유연성은 앞뒤좌우 굴신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고, 균형이란 좌우로 치우침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병이 많은 사람은 척추가 뻣뻣하고 불균형하거나 바른 곡선을 벗어나 있다. 불균형하거나 경직되어 있으면, 아직은 아닐 수 있어도 머지않아 통증과 질병이라는 불청객들이 벗하려 찾아올 것이다. 척추를 따라 뇌와 전신의 모든 세포와의 연결망인 신경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흐름이 차단되거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해당 장기나 기관은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 지나가는 것만 봐도 그가 동행하거나 맞닥뜨릴  질병 예견


 여기서 유연성이라 함은 체조선수 같은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각기 타고난 개별성 내에서의 유연성이다. 또한 등뼈는 홀로 서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의해 바로서는 것이니, 척추의 유연성은 주변근육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근육긴장이 지나치면 유연성을 잃고, 긴장이 치우치면 불균형을 초래한다. 힘을 주면 단단하고 힘을 빼면 부드러워야 좋은 근육이다. 마치 고무줄처럼 탄력적이어야 한다. 소나무나 갈대가 아니라, 대나무 같은 유연함이어야 한다.

 척추의 구조와 건강에 눈뜬 사람들은 지나는 사람들을 보면, 그가 동행하거나 곧 맞닥뜨릴  질병을 예견할 수 있다. 이것은 신경의 작용에 따라 매우 구체적이고 과학적이기 때문이다. 근골계 질환 뿐 아니라, 편두통이나 비염, 천식, 변비에서 당뇨나 혈압, 암에 이르기까지 척추의 구조는 대부분의 질병과 관련되어 있다. 구조를 보면 병이 보인다. 불균형한 작은 습관이 큰 병을 부르고, 척추의 경직과 불균형이 만병을 부른다.

 보행기를 밀며 다니는 노인들은 대한민국 아니면 보기 힘든 풍경이다. 도시 노인은 등이 굽고, 시골 노인은 허리가 굽는다. 그야 물론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등이 휘도록 일해 먹고살고, 자식들 가르치며 집 장만하느라 그랬겠지만, 몸의 왜곡을 알아차리고 수정할 도구 하나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제 몸 바라보고 단속할 방도 하나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고 답답하다. 인도의 은퇴한 노인들이 아쉬람으로 명상여행을 떠나거나 요가 수련을 하고, 중국의 노인들이 아침마다 태극권 수련으로 반듯한 허리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약으로 안 되면 수술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힘이 있고 균형 잡힌, 유연한 몸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성장기 아이들의 신체적 왜곡은 대단히 심각하다. 신세대 체형은 등의 중간부분이 굽어져 있다. 몸 쓰는 일을 많이 한 앞선 세대는 등의 윗부분이 발달했다면, 컴퓨터나 TV에 익숙한 몸은 등의 중간부분이 많이 굽어져 있다. 또한 습관적으로 한쪽을 사용하여 좌우 불균형이 심각하다.
바른 자세로 컴퓨터에 TV에 몰두해 있는 모습은 보기 힘들 것이다. 야생성을 모두 잃어버리고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저들은 수많은 질병의 예비후보군이다. 아니 이 순간에도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며, 증상을 제거하고자 무던히 애쓰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대부분은 척추의 강직, 불균형과 연관되어 있고, 이를 간과해서는 본질에 접근하기 어렵다.


불편한 쪽이나 익숙하지 않은 쪽 더 사용해야


 자신의 자세와 몸 쓰는 습관을 관찰하여 척추의 불균형을 알아차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울에 가로 세로 직선을 긋고 앞에 서서, 손의 길이, 어깨의 높이, 골반의 높낮이를 비교해 보자. 거울 앞에 서서 흐뭇한 미소와 함께 몸의 불균형도 찾아내자.

 의자에 앉아 한발을 꼬고 있는지, 어느 쪽 다리를 올리는 것이 편한지, 어느 쪽 엉덩이에 더 무게가 가는 지 비교해 보자. 틀어지게 앉는 습관이 있는지 관찰하자.

 바닥에 앉을 때 어느 발을 위에 또는 밑에 두는지, 어느 무릎을 세우는지, 등을 구부리고 있는지. 바닥에 누워 어느 쪽 발이 길고 각도가 더 누워 있는지, 어느 쪽 옆으로 눕는 것이 편한지 비교해 보자.

 이를 수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령들이 있지만, 쉽게 생각하여 불편한 쪽, 익숙하지 않은 쪽을 더 사용해 주는 것이다. 오른손잡이는 의식적으로 왼손을 사용하려 애써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몸은 사용하는 대로 전체가 반응하며 그에 알맞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운동을 한다면, 좌우를 골고루 이용하는 균형 잡힌 운동이어야 하고. 한쪽을 사용하는 운동을 한다면 반대쪽으로 훈련하여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주로 한다면 긴장을 풀어주는 동작을 병행해야 한다.

 발을 꼬고 의자에 앉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그로 인한 고관절의 변형은 척추 전체의 변형을 초래한다. 요추도, 흉추도, 경추도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좌우로 뒤틀려 측만이 되고, 골고루 질병을 달고 다닐 것이다. 등받이에 몸을 바짝 붙여 허리를 펴고 앉는 습관을 갖춰야 한다. 그릇된 운전자세도 심각한 변형과 통증, 질병을 초래한다. 책상에 엎드려 단잠에 빠지는 것도 목과 허리가 틀어지게 할 것이고, 등이 굽어 그에 따른 질병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바르게 걷는 습관만으로도 건강이 따라 온다


 특히 짧은 치마를 즐겨 입는 여성들의 앉는 자세는 일방적일 때가 많다. 하이힐은 허리에 부담을 주고 등을 더 굽게 만든다. 브래지어 끈의 지속적인 압력도 통증과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발을 벌리고 걷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발을 벌리면 등이 굽는다. 자연히어깨 위에 올려놓아야 할 무거운 머리를 들고 다니니 어깨가 아프고 힘이 빠진다. 두통이 오고 머리가 맑을 수 없다. 바른 걸음은 엄지발가락에 조금 힘을 주고 발이 벌어지지 않고, 어깨의 움직임으로 발이 따라오게 것이다. 척추의 긴장은 풀리고 점점 힘이 생길 것이다. 바르게 걷는 습관만으로도 건강의 많은 부분을 챙길 수 있다.

 노인들처럼 등이 굽었다면 그 부분에 방석이나 베개를 넣고 누워주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복원할 수 있다.  쿠션이 심한 침대에서 자는 것도 이미 굽은 부분을 더 굽게 하여 잠이 휴식이 될 수 없게 한다. 가능한 만큼 딱딱한 바닥에서 잠드는 것이 척추에 도움이 된다. 자칭 움직이는 종합병원이거나, 늘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은 하나같이 척추가 경직되어 있거나 불균형하다. 이를 수정해야 척추가 바로 서고 건강이 바로 선다.

 반 자연적인 음식이나 지나친 육류의 섭취는 몸에 독소를 남기고 유연성을 떨어뜨린다. 채식 소식 자연식 하는 사람이 훨씬 유연하다. 맑은 음식은 몸도 마음도 유연하게 한다. 몸을 정화하거나 단식을 하는 사람의 몸이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보면 납득이 갈 것이다.

 정신적인 긴장도 근육과 척추의 긴장과 왜곡을 불러온다. 공포, 분노, 근심, 슬픔 등의 정서적 긴장은 근육긴장을 동반하고, 지속되면 척추는 변형된다.


사용하는 대로 반응하고 변하는 것이 몸


 척추의 교정은 생활의 교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틀어진 뼈를 바로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근육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척추가 바로 서고, 이를 위해 생활의 교정이 앞서야한다. 특별한 훈련과 교정기법들은 많아도, 자신의 생활습관을 관찰하면 어렵지 않게 불균형의 원인과 균형의 해법을 스스로 구할 수 있다. 어떤 노력이든 척추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유연성을 높여야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으로부터 자유롭다. 척추의 왜곡이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이를 복원하려는 노력도 한순간에 될 일이 아니다. 늘 관찰하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은 오직 자신만이 해 낼 수 있다.

 몸은 부분만을 보면 난해할지라도, 전체를 통해 바라보면 그리 난해한 일이 아니다. 전체 속에서 부분을 이해해야 하고, 부분은 전체의 표현임을 알아야 한다. 그 표현을 제거하는 방식의 치료는 이제 그쳐야 한다. 사용하는 대로 반응하고 변화하는 것이 몸이고, 그 또한 모두 상식 밖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질병은 우연히 박복하고 재수 없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완벽한 건강체란 있을 수 없지만, 육신이 늘 아프지 않기를 바랄 수도 없지만, 또 늘 몸에 좋은 짓만 하며 살아갈 수도 없지만, 내 몸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유연성과 힘과 균형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질병 아닌 건강이 익숙한 생활이 될 것이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할 일이 아니고. 내 몸에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추어 몸을 가꾸어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그럴 수 있는 도구 하나라도 부디 챙기자! 그리하여, 유연하고 균형 잡힌 몸을 만들고 힘 있게 살아내자!

출처 - 동아일보


[생활 속 정신건강 지상 클리닉]<>업무효율을 높여라 입력2008.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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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 건강은 신체 건강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챙겨야 하는 중요한 분야다. 우리는 몸이 조금만 아파도 관심을 쏟는 것과는 달리 신경정신적 건강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에게만 관련된 문제로 치부한다. 그러나 신경정신 분야는 심각한 정신질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소프트웨어인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본보는 4월 4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정한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생활용품 제조업체에 다니는 김형석(35) 씨와 최순기(36) 씨는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씨는 늘 남보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고 성격도 꼼꼼하다. 보고서를 만들 때는 많은 자료를 검토해 치밀하게 작성한다. 그러나 보고서 내용은 늘 비슷비슷하다.

최 씨는 지각이 잦고 업무 처리도 치밀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여러 사람의 조언과 피드백을 거쳐 참신한 내용이 많다.

10년 전만 해도 김 씨가 일을 잘하는 편에 속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기업은 최 씨 같은 사람을 점점 원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문요한 정신경영아카데미 대표는 “이 시대 작업 우수성의 기준은 업무량과 업무 시간이 길다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과 네트워킹 능력”이라고 말했다.

○ 직장인 96% “업무 스트레스 있다”

직장인들이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심각하다. 최근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중 ‘업무 스트레스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96%로 미국(40%) 일본(61%)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스트레스호르몬은 인체의 여러 곳을 공격한다. 혈관을 공격해 동맥경화를 만들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을 일으키거나 뇌중추에서 식욕자극호르몬을 자극해 비만을 유발한다. 근육통, 당뇨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개인적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개인이 속한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일을 잘하는 방법을 알면 스트레스에 강해진다. 일 잘하는 방법을 알면 적절히 휴식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 문제 중심적 사고보다 해결 지향적 사고를

일을 잘하려면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의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은 일에 자신을 맞추려고 할 뿐 자신에 맞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잘 맞는 연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직업이나 직장을 자주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넓혀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점점 더 좋아하는 일에 다가서라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해결 중심적 사고를 갖는 것이다.

실천력이 강한 사람은 실행 중심적이고 해결 지향적인 생각이 강하다.

목표 달성이 안 됐을 때 문제 중심적인 사람은 안 된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해결 지향적인 사람은 잘되기 위한 해결책을 찾는 데 주력한다. 결국 일 못하는 사람들은 당장에 바꿀 수 없는 문제점을 잘 찾아내는 반면 일 잘하는 사람들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해결책을 잘 찾는다.

○ 일을 나누는 능력을 길러라

일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잘 나눠야 한다.

하나는 일의 순서를 잘 나누는 것이다. 우선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긴급성과 중요성에 맞춰 구분해서 처리해간다.

자신이 할 일과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누는 작업도 중요하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할 일과 다른 사람이 할 일을 구분하고 이를 조정할 줄 안다.

세부 목표와 세부 과정을 잘 나눠서 전체적인 흐름과 개별적인 요소들을 놓치지 않는 통합적인 시야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가 이뤄졌다고 가정하고 역으로 어떤 일들이 있어야 했는지 추정해보면 도움이 된다.

○ 자신만의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라

일을 할 때 참조할 자료나 경험 있는 선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나 자료를 베끼고, 선배 말대로 그대로 따라 하면 발전은 없다. ‘이 정보를 나의 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염두에 두면서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든다. 자신의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는 네트워킹 능력이 우선이다.

회사 내 네트워킹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사외 네트워킹도 필요하다. 업무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실무교육을 받으면서 다져진 네트워크는 자신의 전문성과 업무능력 향상의 거름이 된다. 흔히 일을 하다 보면 무한정 시간이 늘어난다. 스스로 마감시간을 부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간이 부족하니까 시간을 늘리자’가 아니라 ‘시간이 없으니까 시간 안에 끝내자’로 생각을 바꿀 때 만성적인 시간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의 업무 시작 시간과 끝내는 시간을 기록해보면 도움이 된다.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도 시간관리 능력은 향상된다.

(도움말=채정호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정신과 교수, 문요한 정신경영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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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생활 속 정신건강 지상 클리닉]<>인간관계를 업그레이드하라 2008-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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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겪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 사람은 누구도 관계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신과에 상담하러 오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죠” “나는 왜 이렇죠” 등 ‘관계의 문제’에 대한 것이다. 특히 남녀관계와 가족관계에서 가장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진단과 처방을 소개한다.》

잘못 없는데… 왜 나만 상처받죠?

○ 내가 없어 아쉬운 건 상대방

회사원 최모(34) 씨는 1년 동안 사귀던 남자 친구로부터 “끝내자”라는 문자메시지로 이별을 통고받았다. 최 씨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뭘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없고 눈물만 날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최 씨의 남자 친구는 헤어지는 이유에 대해 “그녀와는 그냥 안 맞을 뿐이다. 점점 더 부담스러워진다”고 말했다.

남녀관계는 교환되는 감정의 강도가 크다. ‘관계중독’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이별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관계중독은 내 주위에 관련된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떤 사람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며 혼자일 때 느끼는 우울함, 소외감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관계 자체에만 얽매이는 중독이 생긴다.

이런 사람의 성격을 보면 부당한 요청을 받더라도 관계가 끊어질까봐 두려워 거절하지 못한다. 또 관계를 유지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투자한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상대적으로 타인의 이미지는 높게 평가하는 것도 특징이다. 자신을 비하하고 타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관계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싫다’ ‘좋다’는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싫다는 표현이 당장은 부담스럽지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는 것보다 미리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해서도 좋다.

또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내가 냉정하게 대해도 그는 나를 찾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쓰는 에너지를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돌려서 사용한다.

○ 갈등의 화살받이 자처 말아야

직장인 박동을(39) 씨는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 끼여서 힘들다.

맞벌이하는 아내는 직장 스트레스와 6세 된 딸을 키우느라 주중 내내 힘들어한다. 혼자 사는 노모는 주말에 박 씨 가족이 찾아와 함께 보내주기를 바란다. 노모는 박 씨가 아내 이야기만 듣고 자신을 소홀히 한다고 불평하고, 아내는 고생하는 자신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한다.

박 씨는 아내가 시어머니에 대해 불평을 하면 “그 정도는 며느리가 참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왔다. 그러면 아내는 “내 편이 돼 주지 않느냐”고 화를 냈다.

가족은 사랑으로 이루어지고 사랑을 배우고 만들어가는 심리적 공간이다. 대인관계 갈등의 많은 부분이 가족관계에 있다. 특히 아내-남편-시어머니, 자녀-엄마-아빠 관계는 서로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많아 중간에 끼여 있는 사람은 힘들 수밖에 없다.

가령 고부 사이에 남편은 ‘갈등의 화살받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남편은 아내와 시어머니 관계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나서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갈등은 더욱 증폭될 뿐이다.

이때는 삼각관계에서 빠져 나와 아내와 어머니에게 각각 일대일 관계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내에게는 동반자로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 노력하고, 어머니에게는 부모에 대한 존경과 애정의 태도로 대하는 기본 원칙을 지킨다.

이는 다른 가족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어머니도 아들에게 며느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며 삼각관계를 만들기보다는 며느리와 일대일 관계에서 해결한다. 이것이 일대일 관계의 중요한 원칙이다.

일대일 관계에서는 어머니와 아내 사이의 숨겨진 갈등이 드러나고 직접 대화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또 아내와 어머니 모두 서로에 대해 좀 더 책임 있는 결정과 행동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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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박재선 남송M정신과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직장-고부갈등도 정신과 도움 필요”

■ 조수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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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의 30%는 평생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에 걸립니다. 그러나 치료나 상담을 받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합니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조수철(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사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28일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정신질환자들이 몰래 치료를 받거나 아예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신건강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정신질환자라고 일단 한 번 낙인이 찍히면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힘들기 때문에 정신병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정신질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좀 더 일찍 주변에 알리고 치료를 받았으면 나아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직장스트레스, 고부 갈등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들도 정신과 영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방치하면 개인적 불행뿐 아니라 사회적 손실도 크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의사들이 나서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4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 새천년기념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희망콘서트’에서는 시각장애를 극복한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윤도현, 성시경 씨 등이 출연한다.

조 이사장은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공익활동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2-537-6171, www.knpa.or.kr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출처 - 디씨


우리 대다수가 직면할 수도 있는 너무 중요한 문제

당연지정제 폐지와 건강보험붕괴 by Interstella



참고로곧 졸업할 의대 학생이다. 현직은 아니니 글의 세세한 팩트에 넘 기대하지 마라.
(이상한거있으면 말해라. 고칠테니까...)
암튼내가 정부부처 요인도 아니고 확실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성한건 아니지만
이쪽업계종사 예정자(내년3월부터 출근할듯하다 ㅅㅂ)로서 줏어들은게 좀 있어서
이기회에좀 풀어볼까 한다.
원래의갤에서 몇번 싸질렀는데...
그건동종업자 대상이라 외부인 보기에 넘 어려울듯하여 다시썼다.
길게 써놨지만 맨뒤에 정리했으니 넘 부담갖지 말고 봐라.
귀찮으면고거만 보던가...

일단기본개념정리부터 하고 가자.

*건강보험 : 나라에서 운영하는 보험상품. 법으로 강제되는 제도임.
*민간보험 : AIG띠링띠링 요런거. 자유롭게 계약, 가입, 지급됨.
*당연지정제 :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이라는 보험'만' 계약해야된다는 법. 강제임.
*보험가입 : 환자이자 고객인 사람이 보험회사에 매달 돈내고 회원되는거.
*보험계약 : XX병원이 보험회사랑 계약하는걸 말함.
(병원이 보험사랑 계약하는거, 환자가 보험사에 가입하는거 요 두가지 헷갈리지마라
이거 헷갈리기 시작하면 머리빠개짐)
*지급률 : 보험사가 가입자한테 달달이 걷은 돈중에 일터질때마다 치료비로 쓰라고 돌려주는 비율
100에서 이거 뺀 나머지가 보험사 수익률이 됨.
*AIG : 짱 큰 보험회사. 돈 존내 많으며 울나라 넘실거리는 보험전문회사.
*삼성 : 니들이 아는 삼성 맞음
*의료산업화 : 의료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서 경제좀 살려보겠다는 정책.


의료보험이란게머냐...자동차 보험, 화재보험알지? 고런거랑 비슷하다.
의료비라는게원래 조낸 비싸서 병걸리면 돈이 억수로 깨지니까
평소에여러사람이 모아서 일터졌을때 그놈한테 몰아주자 이거지.

울나라에도의료보험이 있는데
울나라 의료보험시장은 딱 하나, 바로 건강보험공단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국민건강보험(이하건강보험으로 칭함) 이라는 상품만 써야돼....강제야. 딴거못씀.
두가지 면에서 강제인데

첫째는, 동네점빵병원부터 삼성현대아산병원까지 싹 다 건강보험과 계약을 해야되며
이걸 "당연지정제" 라고 함. 이거 꼭 기억해둬라.
둘째로,모든 국민들도 이건희부터 길바닥 노숙자까지 건강보험에 자동가입해야하는거지.
전국민 의무가입. 태어날때 가입한다고 보면 된다.


건강보험을나라에서 하나로 강제하는 이유는
일단 요게 의료시장의 특성상, 워낙에 정보가 부족하고 파는놈(삼성,병원,의사등등)이
구매하는(국민or니들)놈속여먹기 쉬워서....그냥 시장에 납두면 존내 비싸지걸랑.
특히없는놈들은 더 털리기 쉬워서 더 손해고. 그런 연유로 정부가 가격관리차원에서 하는게 있고


그리고강제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게, 지급률이 높다는거야.
먼말이냐면, 미국 의료보험사들 지급률이 30%될까말까 할거다.
보험가입자들한테달달이 걷은돈이 100억이라면,
병걸리고병원가고 할때 나눠주는 돈이 30억이라는거지. 나머지는?
관리비랑잡다한거 빼고, 보험사(삼성, AIG)가 이윤으로 먹는거지. 아깝잖냐.


반면에현행 건강보험 지급률은?
지금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네 적자네 하지만 지급률이 90%가 넘어.
그니깐그냥 걷은대로 전부 돌려준다고 보면 되지.
그래서정부에서 하는구나...하면 되겠다.


암튼나라에서 하는 이 보험이 니들한테 참 좋은 제도인게
우선은,니들이 병나도 크게 부담안되게 목돈 만들어 준다는거랑
둘째로위에서 말한것처럼 지급률이 참 높다는게 있어.
근데사실 이 두가지는 민간보험 잘 굴려도 비슷하게 낼 수 있는 효과야.


이두가지 말고 장점이 더 있는게
바로"소득에 따라 걷어서 필요에 따라 쓴다" 는 거야.
사실 이게 건강보험의 가장 큰 특징이자 혜택이며
또한건보붕괴로 가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지.
잘 보자고. 이제부터 중요함 ㅅㅂ

건강보험에서보험료 걷을때는 소득에 따라 걷기땜에
-한달에 1억원씩 버는놈은....300만원 내고
-한달에100만원 버는놈은....3만원 내고(실제로 완전 가난하면 아예 안내기도 함)
이런 식이야.
글고 이걸 가지고 아파서 병원비로 쓸때는 필요에 따라 쓰기땜에
-병원 안가는 사람은 혜택볼일이 없고
-병원자주가는 사람은 무지하게 혜택을 보지. 일년에 천번가는사람도 있다지? 물론 추가비용 없이.
->>사실 없는사람들이 아플일이 더 많기땜에 오히려 저소득일수록 혜택이 커짐


정리하면,결국 건강보험의 여러가지 특징중 가장 중요한건
"부자들이 돈걷어서 없는 사람들 병원비 내주는 시스템"
바로요거야. 소득의 재분배 효과.
소득상위 5% 가입자가 내는 돈이 아픈사람들이 쓰는 전체 재정의 30%정도를 차지하는거지.
물론이렇게 돈많이 내는 인간들, 아마 거의 건강보험 혜택 볼일 없을꺼다.
아주속이 타겠지. 돈은 매달 수백씩 꼴아박고 병원갈일은 없으니 ㅋㅋ


근데이런 부자들이 싫어할만한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박통이북한 견제하느라 시작한거를
전두환이전국민으로 확대한거라서 그런거야.
박통이하라면 해야지, 별수있냐...부자들이라고.
암튼 부족한대로 그렇게 군화와 칼로 시작하여 끌고 온 덕택에
니들은적은 돈만 내고(서민70%가 내는돈이 전체재정의 30%쯤)
똑같은서비스를 받아온거지.


글고울나라 의료서비스가 저렴한 또하나의 이유는
강제보험을정부가 틀어쥐고 가격까지 존내 싸게 억지로 매겨놔서 그런 것도 있단다.
그래서의사들이 싫어하는거고. 암튼 이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지니 넘어갈께.....
그래도일단 저렴한 의료를 유지하는데 의사들, 특히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등 보험과 의사들의
희생이꽤 있었다는건 좀 알아줬음 한다...그니깐 넘 욕하지들 말고.
머물론 보험이랑 상관없는 피부 성형 요런건 욕하든말든..니맘이다.
어쨌든 이런 보험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누군가는 짜증나겠지?

건강보험시스템 하에서 각 주체별 손익계산를 써보자구.
1. 부자들->매달 수백만원 내고 병원갈일 없는데 짜증날꺼 아니겠냐. 매우 손해임.
2.보험사들-> 이윤률 50%쯤 되는 엄청난 사업 못함. 군침 흘리고 있음.
3.의사들->특히 보험과 의사들 엄청 짜증남. 짜장면 강제로 천원에 파는 중국집 사장 심정과 비슷.
4.서민들, 평민들->꽤 좋은 제도임. 돈 얼마 안내고 조낸 좋은 서비스 받음.
5.정부 ->돈 얼마 안들이고 의료제도 해결. 간지남.


이런상태라서 1번2번3번이 건강보험을 바꾸거나 깨려고 노력들을 해왔어.
그러면4번5번이 좀 막아줘야 할텐데
4번들은....정신줄놓고뭐가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일단 삼성쵝오~ 명박이짱~ 이러면서
지들금송아지를 걷어차질 않나
5번은4번 챙겨주는 본연의 책임 ㅅ십어먹고 1번2번이랑 붙어먹지를 않나....
그러니 이게 유지가 되냐?


그시발탄이 "당연지정제 폐지" 요거야.
당연지정제가모든병원 100%강제계약에서 벗어나면
일단 병원들이 건강보험 말고 다른 민간보험 회사들이랑 계약할수가 있어.
건강보험을벗어나는 민간보험 병원들이 생기겠지?
우리디씨병원은 AIG보험 환자 받스빈다...이렇게 되는거고
그러면 필연적으로 민간보험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기겠지?

아마도1번 부자들이 이 대상이 될꺼야. 돈 좀 있어서 간지의료 받고싶으며 지불능력도 되는...
얘들이 이런 고급병원들 이용하게 되면,
건강보험에다도달달이 수백씩 내고, 삼성보험에도 또 수백씩 내고....
요렇게해줄까? 노노~
사실 위에서 말한것처럼 양측 보험에 모두 돈만 내준다면
부자들좋은병원 쓰건말건 우리같은 서민들은 아무 영향없지.
몇몇애기들이 이렇게 믿고 있더라고. 그래서 민간보험 해도 서민 문제없다 머 요런거지.


근데그렇게 할거면 보험사랑 병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 못해.
저렇게쌍으로 돈내줄만한 부자들만 대상으로 해서는
민간보험사업자체가불가능하거든. 이윤이 안나니까.
그래서 정부에서 아마 부자들이 민간보험으로 갈아타면
건강보험에돈 안내도 되게 해줄거야. 시장 만들어야 되거덩.
"ㅅㅂ나 어차피 민간병원만 다닐꺼임 건강보험 탈퇴하게씀" 이럴꺼다 이거지.


나머지는돈없어서 고급병원 못가니까 그냥 공보험 남는다 치고
자그럼 건강보험 불만인 사람 부자 상위5%가 탈퇴한다 치자.
지금 시스템의 건강보험에서
100명이모여서 소득에 따라 걷은돈 월 100만원을 가지고 나눠쓴다고 가정하면
다섯명이 탈퇴해서 95명. 근데 얘들이 그냥 다섯이 아니라
월30만원 부담하던 부자다섯이라, 30만원을 들고나간단 말야.

이제는95명이 70만원가지고 나눠쎠야지.
이전같으면1명당 만원(100만원/100명)씩 쓸수있던게
1명당칠천원(70만원/95명)으로 떨어졌네?
그럼 어째야 할까? 당근 예전에 보험에서 커버해주던 병들을 빼야지.
보험지급범위가축소된다 이거야. 자꾸 부실해진다구.

그럼이번에는 아까 못나간 15명(100명중 소득 6등~20등)이 불만을 가질꺼야.
공보험이이전보다 부실하거든. 이정도면 민간보험 가는게 낫겟다 싶어진거지.
그럼 이번엔 얘들이 또 탈퇴.
얘들도30만원쯤 들고나감.
이제 80명이 40만원가지고 나눠쓰는 시대. 1명당 오천원.


두싸이클만 돌아도
한사람이받을 수 있는 돈이 만원에서 (100만원/100명)
오천원으로떨어진다 이거야.(40만원/80명)
요렇게 몇바퀴 돌면?

뭐점점 오그라들다가
그냥가난한 사람들끼리 서로 돈모아 도와주는 민망한 보험이 되든지
아예없어지든지 하겠지.

당연지정제에 예외 인정해주는 순간 요런식으로 건강보험 붕괴로 이어지게 돼있다구.
건강보험없애겠습니다....라고 말하는거랑
당연지정제예외인정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거랑 느낌이 확실히 다르지?
근데사실 같은 말이거든.
아마도반발심리 줄여보자고 일부러 이렇게 추진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데도당연지정제 깨봐야 건강보험 붕괴 안된다구?
아까말한것처럼 상위권 부자들이
민간보험사에도수백씩 내면서 서민들 위해 건강보험에도 수백씩 예전처럼 턱턱 내준다면야
건강보험유지 되겠지. 그돈으로 가난한 사람들 비용까지 댈 수 있으니까.
근데아까도 말했듯이, 그렇게 할거면 애초에 민간보험 시장 자체가 형성이 안되므로 하나마나야.

시장만들겠다는게 결국 부유층 끌어들이겠다는건데, 부유층 까면서 시장만든다?
당연지정제는 콜라병 뚜껑이나 마찬가지야
뚜껑은따도 콜라는 안넘치겠지....하고 기대하는 셈이지.


그동안건강보험 쓰던 사람들이
이런식의길을 따라서 대부분 민간보험으로 흘러들어갈거고
이게의료산업화의 끝이 될꺼다.
자기들은그때그때 더 나은 보험을 찾아 옮겨갔을 뿐인데
결과적으로"건강보험에서 밀려나 민간보험에 끌려들어가게" 되는 꼴이지.
물론 그때 니들이 가입하게 될 보험이란건
항목별수가가 이전보다 꽤나 비싼(30만원짜리였던 맹장수술이 300만원은 될꺼다.)
것들로구성되었을테고
니들돈못번다고 부자들 돈 끌어다 도와주지도 않으며
지급률도30%수준이라 낸돈의 30%밖에 돌려받지 못하지.
고로 건강보험보다 대여섯배 이상의 보험료를 달달이 내고
예전보다훠~~얼씬 모자란 서비스를 받게 될꺼다.


뭐꼭 단점만 있는건 아니야.
의료산업쪽에꽤 많은 고용이 창출되며,
대기업들은큰 이윤을 거두게 될테고
부자들은예전과 같거나 적은 돈을 내고도 미국영화에서나 보던 깔끔한 병원에서
여러의사들에게 둘러싸여 양질의 서비스를 받겠지. 수명도 늘어나겠다야 ㅎㅎㅎ
또한실용정부(막상 부르려니 어색하구만)는 의료산업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자화자찬 할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걍 90%밖에 안되는 서민들만 좀 불편할 뿐이지
나머지에게는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이런 소리야.
뭐 어떻게 생각하든지....그건 니들 맘이니까 알아서들 판단해라.


요약한다.


1.당연지정제 손보는 순간 건강보험 붕괴로 쭈~~욱 이어진다. 무슨일이 있어도.

2.건강보험 존내 좋다. 있는놈이 돈대서 없는놈 아플때 돈주는 제도니까.

3.부자들이 불만이고 민간보험사랑 손잡고 지들끼리 놀려고 한다. 없는놈한테 돈 안주게 된다.

4.없는놈들끼리 절대 건강보험 유지 못한다.

5.고로 당연지정제 깨고 건강보험 유지된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움.

6.대통령 잘 찍자. 꼬우면 돈벌든가 ㅅㅂ

미국이 지금 시행하는 의료보험 민영화 정책은 그 폐단이 심각해서, 지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클린턴 여사나 오바마 조차 국민의료보험 시행이 공약중 하나입니다. 공화당 후보는 지금 의료보험 제도의 개선을 공약으로 들었구요.

이해가 않가는게 미국에서 실패한 정책을 왜 우리나라에서 따라하려고 하는건지... ???
미국에서 실패한 정책은 그 폐단이 있던 말던 우리나라도 한번 따라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건지...
위에 앉아 있는 분들이 무슨 생각인지 당췌 알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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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건강보험, 시름 깊은 환자들 - (상) 민영 의보 확대의 그림자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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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완화, 민영 의료보험 확대, 영리병원 도입 등 이명박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이 점차 모양을 갖추고 속도를 더해 가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지만, 기획재정부 등은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상태다. 때문에 ‘건강보험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개봉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아픈 것들)는 민영 보험과 영리병원이 압도한 미국의 의료 현실을 보여줘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의료시스템의 영리화 현주소와, 우리 안에 있는 ‘식코’의 경고를 두 차례로 나눠 들어본다.

재래시장에서 밥집을 하던 이아무개(63·서울 등촌동)씨 부부는 1993년 ㅂ생명의 암보험에 들었다. 암이 생기면 입원 하루당 10만원이 나온다고 했다. 솔깃했다. 암에 걸린 친척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이씨는 다달이 보험료 5만2천원씩을 낸 지 14년 만인 2006년 위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과 항암 치료가 6∼7개월 이어졌고, 항암 치료 후유증 등으로 입원 기간은 열 달로 길어졌다. 치료비는 4570만원이나 됐지만 건강보험 덕분에 이씨 부담은 780만원에 그쳤다. 문제는 빚으로 남은 간병비와 생활비였다. 암보험이 고마웠다. 입원 열 달치 보험금 3200만원을 받으리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100원 내면 60원 받는 구조…툭하면 안주고 버티기

민영보험 섣부른 활성화 정책땐 부작용 확산 우려


하지만 ㅂ생명은 “수술과 항암 치료 기간인 6∼7개월 입원만 인정해 2천만원만 주겠다”고 했다. 나머지는 ‘직접적인 암치료가 아니다’는 것이다. 이씨의 아내는 6일 “암 수술과 항암 치료로 망가진 몸을 치료하느라 입원했는데 쓸데없는 입원을 한 것처럼 몰아붙였다”며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로 다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의료산업화 전략의 하나로 민영 의료보험을 키우려 하면서 보험업체들의 발걸음이 바쁜 가운데, ‘민영보험금 분쟁’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신음과 가슴앓이는 매우 심각하다.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과 달리, 민영보험사는 이윤을 위해 보험금 지급을 되도록 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이씨 입원기간 열 달 모두를 인정했지만, 민영보험은 6∼7개월만 인정하려 한 것이 그 단적인 보기다.

김창보 시민건강증진연구소장은 “우리 민영보험의 보험금 지급률은 60%로, 가입자가 100원을 내면 60원을 돌려받게 돼 있다”며 “보험금 분쟁이 잇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보험금 분쟁은 민영보험의 ‘예상된 배신’이라는 것이다. 반면 건강보험은 가입자가 100원을 내면 국고 보조금까지 110원을 돌려받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회장은 “민영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 보상 혜택이 클 것처럼 홍보하지만 정작 보험금을 줘야 할 때는 직접적인 치료 목적의 입원이 아니라고 하거나, 뒤늦게 모호한 약관 규정을 들이대는 일이 잦아 보험 분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 보험이 의료시스템을 장악한 미국에선, 보험회사들이 치료의 양과 질을 결정해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숱하다. 이씨는 입원기간만을 두고 다퉜지만, 미국의 보험회사들은 환자가 어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지, 어떤 시술과 약을 쓸지까지 하나하나 ‘통제’한다. 전국민 건강보험 시스템인 우리와 달리, 미국인들은 공적 보험 가입 대상이 14%에 그쳐, 대부분 민영보험만 바라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영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주지 않는 치료를 받게 되면 중산층·서민 환자는 파산에 이를 수밖에 없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민영보험 천국인 미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보건의료에 쓰면서도 국민 건강 수준은 거의 꼴찌”라며 “공적보험을 흔드는 민영보험 활성화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장애인 · 나이든 환자 보험가입 차별 일쑤

교사 김아무개(49)씨는 나이가 들면서 걱정이 늘었다. 노후에 암이나 뇌졸중처럼 큰돈이 드는 중병이 찾아올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건강보험료를 몇십년 동안 냈는데, 건강보험으로 못 가는 병원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은 더 커졌다. 김씨는 “뒤늦게 민영보험에 가입하려고 보니 보험료도 비싸고 건강진단 조건도 까다롭다”며 “건강보험만으로 노후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우려는 근거가 없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뇌졸중, 만성신부전, 암 등 치료비가 많이 드는 질병은 한 해 평균 진료비가 700만∼1800만원이었다. 건강보험이 중증 질환 혜택을 대폭 늘리면서 본인 부담은 30% 수준인 200만∼500만원이 됐다. 하지만 간병비, 비급여 진료비 등 보험이 안 되는 비용을 더하면 치료비는 다시 연간 수천만원대로 불어난다. 이런 고액 진료비 환자 발생 비율은 30대는 인구 1만명당 90∼100명이지만, 60대는 1030명, 70대 1727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그러다보니 민영 의료보험은 김씨처럼 이미 고혈압이 있거나 나이 많은 환자는 가입을 꺼리고 보험료를 비싸게 매긴다. 또 장애인이나 위험 직군 종사자는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등 차별을 두기 일쑤다.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송상호 정책위원은 “건강보험으로 100%를 보장하는 무상의료를 실현하는 데 2006년 기준으로 14조4천억원이 더 필요하다”며 “우리 국민이 내는 민간 의료보험료가 10조원 규모인 걸 고려하면, 이 돈을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 쪽으로 돌리도록 의료시스템을 만드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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