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조선일보2008.11.04 16:13

술도 안 마시는 내가 왜 지방간?

급증하고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회사원 김미래(25·여)씨는 얼마 전 직장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초음파를 검사에서 김씨의 간은 정상보다 훨씬 하얗고 부어 있었다. 김씨는 평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며, 뚱뚱한 편도 아니다.

담당 의사는 "고지혈증이 원인으로 보인다. 체내에 쌓인 지방들 때문에 간에 염증까지 생긴 상태"라고 했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회사가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한 것이 지방간을 불러온 것이다.

지방간이 생기면 가장 먼저 술을 의심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지방간으로부터 안전하다고만 할 수 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만 마실 뿐인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처럼 간에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가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보다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가 대한간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07년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73만 명 중 지방간(알코올성 + 비알코올성) 환자는 28.3%였다. 이중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검진자의 16%로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12.3%)보다 많았다.


조 교수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유병률은 5%도 안됐다. 때문에 그 동안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들도 술 때문에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에만 관심이 있었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하지만 지난 5년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의학계에서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의들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증가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환자의 33%, 고혈압 환자의 20.7%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이 생기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에 대한 체내의 저항성이 증가해 당이나 지방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에너지 대사를 총괄하는 간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앞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과 같은 대사증후군 지수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복부 초음파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어 뇌졸중,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가기 전 단계인 대사증후군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 다른 원인으로는 약물의 장기 복용을 들 수 있다. 약을 복용하면 모두 간을 거쳐 다른 기관으로 가므로 혈압약, 스테로이드 등을 몇 년 이상 계속 먹으면 간이 부담을 받아 본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려 오른쪽 배가 뻐근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 지방간의 일반적인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지방간이 있는 줄 몰라 간에 염증이 생긴 다음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젊거나 겉보기에 뚱뚱하지 않지만 내장 비만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건강검진 때 발견된다.

성가병원 소화기내과 이영석 교수(대한간학회 이사장)는 "지방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방간 환자의 5~20% 가량은 지방간에 의한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중 30~40%는 간이 딱딱해져 원래의 상태로 돌아올 수 없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의 치료 원칙은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는 한 식이조절과 운동이다. 운동은 걷기, 조깅,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 번에 30분씩 일주일에 3번 이상 해주는 것이 좋고, 식사는 기름진 음식을 삼가고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이 있으면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내에 서서히 줄이는 것을 목표로 체중감량에 들어가야 한다. 식이조절과 운동을 몇 달 이상 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거나 간염으로 진행됐을 때는 간장보호제나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약을 쓴다.

조용균 교수는 "지방간은 관리만 잘하면 완전히 없어진다. 간염으로 진행되더라도 70%는 원래의 깨끗했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혹 약 한번 먹는 것으로 간에 쌓인 지방을 다 없앨 수 없냐는 환자들이 있는데 지방간의 경우 약은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운동,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인의 간 ①] 폭음·과로에 지친 간… 가장들이 쓰러진다

헬스조선·세브란스병원 공동 기획
간암, 40~50대 사망률 압도적 1위
가장 큰 요인은 술·간염 바이러스
보호제 습관적 과복용 오히려 毒


1. 간(肝)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

당신이 아침에 한 시간쯤 걸려 출근했고, 사무실에 도착해 40~50분쯤 19일자 조선일보를 읽었다면 그 길지 않은 시간에 우리나라에서 약 4명이 간암이나 간경화 등 간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간암 사망자는 1만900명, 그밖의 간 질환 사망자는 7300여 명으로 총 1만8200여 명이었다. 1시간에 2명이 간암이나 간질환으로 사망한 셈이다.

간암을 제외한 간 질환의 경우 사망 원인에서 1997년 5위, 2006년 7위, 2007년에는 8위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당분간 10대 사망 원인에서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 질환에 의한 사망이 줄어드는 것은 간염 예방접종 확대 등의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간 질환에 의한 사망이 감소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40~50대 사망률에서 간암은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한국인은 서양인들에 비해 간염 바이러스를 많이 갖고 있는데다 폭음, 흡연 등으로 간을 혹사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 간은 늘 위기"라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 잦은 술자리 등으로 간에 평소보다 더 많은 부하(負荷)가 걸린다. 특히 올해는 폭음과 과로에 주식폭락과 펀드대란, 구조조정 등 경제위기에 따른 스트레스까지 가중돼 간은 더 혹사당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인은 경제위기 못지 않은 간의 위기(危機)에 처해 있다.



2. 멀쩡하던 40대가 간경화라니…

회사원 박모(41)씨는 지난달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간 수치를 나타내는 GOT와 GPT가 정상 범위(30~40)를 조금 넘는 50이 나왔다.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는 건진센터의 권고에 따라 간 초음파 검사 등을 받은 결과 간경화로 최종 진단됐다. 그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받은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을 벗어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박씨는 영업직이란 업무의 특성상 적어도 1주일에 3~4일 술을 마셨지만 워낙 체력이 좋고 B형 간염도 없었다.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웠고, 이어진 폭식 탓에 최근 2년 사이에 체중이 10㎏ 이상 늘었다. 간이 걱정돼 각종 간장약을 입에 달고 있을 뿐 아니라 부인이 구해온 건강기능식품도 수시로 먹었다.

박씨를 진료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용 교수는 "박씨의 생활습관만 봐도 간 질환 고위험군이다. 조금만 늦게 발견했으면 간암으로 진행을 늦출 방법마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검진에서 별 이상이 없던 박씨에게 간경화가 갑자기 나타난 것은 왜일까?

간경화가 생기면 간 세포가 상당수 죽는다. 이 때문에 간 세포가 파괴되면서 나오는 효소의 양을 측정하는 간 기능 검사에서는 간 수치가 정상 또는 그 아래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평소의 나쁜 생활습관을 계속하다 느닷없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단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3. 술과 간염 바이러스는 간의 최대 적

한국인의 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인은 간염 바이러스와 술이다. B형 또는 C형 간염환자는 간암 또는 간경화 발병 위험이 간염이 없는 사람보다 약 7배 더 높다.

술은 간 질환의 직접 원인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박씨처럼 매일 소주 1~2병씩 마신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 질환 위험도가 약 2~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간에 과다한 알코올이 들어오면 간은 이를 처리하느라 지방을 대사시키지 못해 지방이 간에 끼는 지방간이 생기고, 이것이 오래되면 간 세포가 파괴된다.

흡연도 간 질환의 중요한 요인이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가 간암 사망자 380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 발생 위험이 약 2배 더 높았다.

비만도 간에는 큰 짐이다.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이면 간암 발병률은 약 3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비만할수록 지방간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도 변수다. 40대에 접어들면 얼굴 피부의 탄력 섬유가 점점 파괴돼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간도 세포들이 점점 파괴돼 작은 자극에도 염증이 생기고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간경화를 일으키기 쉽다는 것. 김도영 교수는 "40세 이상이면 간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더 어린 연령에 비해 4배쯤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병도 간의 큰 위협 요인이다. 간염에 걸린 사람이 당뇨병까지 생기면 간암에 걸릴 위험이 둘 다 없는 사람보다 무려 47배나 높다.

음식과 약물도 중요한 변수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관식 교수는 "간을 보호해주는 것으로 알려진 약이나 음료를 술 마시기 전후에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물질도 간에 많이 들어가면 간에 부담으로 작용해 오히려 독성물질이 간에 쌓이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성분이나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약초 등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 역시 간에는 큰 부담이다.

한광협 교수는 "간은 최악에 이르기 전에는 통증 등 전조증상이 없다. 통증을 느낄 때는 이미 대부분 망가져버린 경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묵묵히 있을 때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인의 간 ②] 너무 흔한 지방간… 무시하다 암(癌) 키운다


지방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간학회 등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지방간 유병률은 28%에 이르고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 외에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의한 지방간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환자의 33%, 고혈압 환자의 20.7%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은 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지방간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1. 지방간 방치하면 간경화·간암으로 진행

김모(67)씨는 근래에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불룩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다 며칠 전 부터는 배가 너무 불러 밥 먹

는것,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의사는 "간경화로 복수가 찬 것이며, 간 크기도 정상의 3분의 2로 줄었다. 지방간을 오래 방치해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간이란 전체 간 무게 중 지방이 5% 이상 끼어 있는 상태로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다한 음주로 생기며, 비알콜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술을 조금(남성은 소주 1.6~1.7잔/일 이하, 여성은 소주 0.7~0.8잔/일 이하) 마시는 사람에게 생기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지방간이란 진단을 받은 환자의 절반은 '그까짓 지방간이 대수냐'며 아무 것도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방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 나중에 간경화까지 진행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경화 또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의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며, 알코올성 간염의 8~20%는 간경화로 진행되고, 이중 15%는 간암으로까지 악화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자경 교수는 "현재까지는 간경화의 주 원인이 B·C형 간염이다. 하지만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간경화 환자를 추적해보면 지방간을 방치해두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10%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며, 이중 30~40%는 간경화로 악화된다. 김 교수는 "지방간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불씨를 놔두면 나중에 큰 불이 될 수 있다. 일단 지방간이 간경화로 진행되면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정상 간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2. 지방간, 잘 관리하면 100%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대한간학회가 2008년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17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지방간 또는 간 염증 수치(SGOT, SGPT)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중 절반(52%)은 '지방간이란 진단이 나와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간염과 달리 지방간은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90~100%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간 세포가 일부 손상된 지방간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도 생활습관을 잘 조절하면 70%는 깨끗한 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관식 교수가 2주간 환자 4명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킨 결과를 보면 이들의 간 상태는 크게 호전된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에 참여했던 안모(43)씨의 SGOT(간염증 수치; 정상은 13~37IU/L)는 52에서 43로, 113이었던 SGPT(정상은 7~43IU/L)는 75로 낮아졌다.

이관식 교수는 "금주, 운동, 식습관 변화가 간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B·C형 간염은 약물이 주 치료이지만, 지방간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말했다.


3. 지방간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지방간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방법을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양팀 김선정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① 뭘 어떻게 먹나?

간에 지방이 많이 끼었으니 고기는 절대 금물일 것 같지만, 지방간이면서 간 수치까지 높은 경우라면 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 간 수치가 높다는 것은 간 세포가 파괴되고 있다는 뜻인데, 고기의 단백질이 간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다만 갈비나 삼겹살처럼 지방이 많은 것보다는 살코기 등 지방이 적은 것을 고른다. 전체 식사량은 평소의 3분의 2로 줄여야 한다. 또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조리시에는 튀김이나 전보다는 구이, 조림, 찜 등이 좋다.

② 살은 얼마나 빼야 하나

과체중이나 비만이면 체중 감량을 시작해야 한다. 단 급격한 체중 감량은 지방간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꼭 알아야 한다. 짧은 시간에 살을 급히 빼면 체내 지방 분포가 바뀌면서 간에 지방이 더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의 목표는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동안 빼는데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유산소운동이 좋지만 종목이나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③ 간장 보호제, 먹어야 하나

지방간으로 진단돼도 이른바 '간장 보호제'를 챙겨먹을 필요는 없다. 간장 보호제를 먹는다고 해서 간에 낀 지방이 없어지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지방간이면서 간염이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다. 특히 성분을 잘 모르는 건강기능식품은 간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뒤에 복용해야 한다.

④ 술은 마셔도 괜찮나

알코올성 지방간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3~6개월간 완전 금주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술의 높은 열량 때문에 악화될 수 있으므로 지방간이 없어질 때까지 금주하는 것이 좋다. 완전 금주가 어렵다면 마시는 양을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술 마신 뒤 3일 이상 쉬는 '휴간일(休肝日)'을 잘 지켜야 지방간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위기에 처한 한국인의 간 ③] 30년간 탈없던 간… 어느날 ‘간암 4기’ 공포로


B·C형 간염자 간암 확률 '100배'

민간요법이 오히려 간 손상 불러

지방간 등 간질환자 '폭음' 금물



"이것만 했더라면 간암·간경화에 걸리지 않았을 텐데…."

간암은 5년 생존확률이 20%도 안 되는 무서운 암이다. 특히 간암이 발병해도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미미한 경우가 많아 '말기가 돼서야 암인 줄 알았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이 때문에 40세 이상 남성, 주 3회 이상 마시는 애주가(愛酒家),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간암'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간경화도 간암만큼 무섭다. 간암·간경화 환자 3명의 얘기를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지 알아본다.

1. B형 간염 바이러스 있는데도 정기검진 안 받아

이모(55)씨는 35년 전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사실을 안 뒤부터 몇 년간은 의사의 말에 따라 바쁜 시간을 쪼개 열심히 정기검진을 받았다. 그 때마다 의사는 "별 문제 없다"고 했다. 얼마 뒤부터 정기검진이 시간과 돈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날부터 병원을 멀리했다. 그렇지만 별 일 없이 30여 년이 흘렀다.

몇 개월 전부터 밥맛이 없고, 2~3개월 동안 체중이 9㎏이나 빠졌다. 부인과 함께 병원을 찾은 그에게 전해진 비보(悲報)는 '간암 4기, 신장 위의 부신에도 암이 전이된 상태'라는 것이었다.

B·C형 간염환자들은 간암에 걸릴 확률이 다른 사람에 비해 100배나 높다. 간암환자에서 B형 간염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55~60%나 된다. 이 때문에 간염 환자들은 정기검진을 자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씨처럼 간염 바이러스가 있어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간염 보균자들은 정기검진을 잘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들은 증상이 없으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바이러스는 언제든 활동할 수 있다. 정기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 중 몇몇은 2~3년 뒤에 간암 진단을 받고 난 뒤에 온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는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정기검진뿐이며,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들은 3~6개월에 한번씩 반드시 간 초음파, 간 수치 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2. 암 수술 뒤 상황버섯 먹고 간 더 나빠져

최모(57)씨는 몇 개월 전 간암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다행히 간암 초기에 발견해 수술 결과가 좋으며, 회복만 잘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병원 문을 나선지 한 달도 채 안 돼 최씨는 얼굴에 누런 황달이 끼고 누운 자리에서 일어설 기력조차 없어 결국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간 상태가 심하게 나빠져 현재로서는 항암치료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수술이 잘 된 최씨의 상태가 이처럼 나빠진 원인은 아는 사람이 중국에서 구해서 보내준 상황버섯을 달여먹은 것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의료진들은 말했다.

누군가가 '간이 안 좋다'는 말이 나오면 '영지버섯이 좋다' '아니다 상황버섯이나 헛개나무가 좋다' '그보다는 인진쑥, 봉삼이 좋다'는 등의 목소리가 난무한다. 하지만 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이들을 먹지 말아야 하며, 불가피하게 먹을 경우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없어도 간염 보균자, 지방간, 간경화, 간암 환자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민간요법에라도 의지하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간에 좋다는 것들의 상당수가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먹지 못하게 말린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이 이들 약초를 먹은 뒤 약물 유도성 간염이 생기게 되면 치료가 늦어지거나 치료를 아예 할 수 없을 정도로 간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지 최신 호에 발표된 충남대 의대 강선형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받지 않은 약을 먹은 뒤 복통, 구토 등 독성 간염 증상을 보인 159건을 조사한 결과 민간 약제에 의한 것이 3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술 좀 먹었다고 간 이식까지 할 줄은…

건축회사를 경영하는 천모(47)씨는 경기 불황으로 회사가 위기를 맞게 된 뒤부터 밤마다 소주를 한 병 마시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수면부족에 만성피로까지 느낀 그는 동네병원을 찾았다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단 받았다. 며칠 간 입원한 뒤 퇴원하는 그에게 의사는 "무조건 술을 끊으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았고, 다시 술을 마셨다. 6개월 만에 복수가 차고 피까지 토하는 간경화 합병증으로 병원에 실려간 그는 현재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술은 알코올성 간 질환자는 물론 비알코올성 간질환자, 간염 보균자에게 간암·간경화를 부르는 '초대장'이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자경 교수는 "IMF구제금융 때나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우면 B형 간염, 지방간 등 비교적 가벼운 간 질환이 있던 사람들이 폭음을 하다 심각한 간 질환으로 진행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술로 인한 간암 환자의 약 90%는 직장이나 가족 중에 관심을 갖고 술을 끊으라는 잔소리를 하거나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다.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술로 인한 간경화나 간암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일다 기사입력 2008-12-02 01:18




▲현대인의 청결습관이 오히려 질병 불러

대표적인 환경질병인 아토피질환의 위협은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열살 이하 어린이의 아토피성 피부염 발병률은 약 40%. 일본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하지만 기관지 천식을 포함한 이들 알레르기 질환은 40년 전에는 거의 없었던 ‘질병’이다. 대체 왜 우리들은 이런 ‘질환’에 걸리게 된 것일까.

10월 11~12일 양일간 아키타시에서 열린 ‘깨끗한 물과 생명을 지키는 합성세제 추방 제30회 전국집회’에서 강연을 한 후지타 고이치로(도쿄의과.치과대학 명예교수)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번 집회에서는 그 밖의 분과회의들도 개최되었으며, 성황을 이뤘다.

씻을수록 병이 생긴다?

강연 첫머리, 후지타씨는 “저는 뱃속에 12미터짜리 촌충을 기르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고, 강연장은 놀라움과 웃음에 휩싸였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촌충의 배설물에 포함된 물질은 특수한 항체를 만들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억제하여 발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조몬시대(일본 신석기 시대의 한 시기로, 약 1만 2천~1만 3천년 전부터 시작되었다)부터 사람은 기생충과 함께 살아왔으며, 1950년대 기생충 감염률은 62%였다. 하지만 1965년에는 5%로 격감했다. 이것과 반비례하듯 1965년 무렵부터 알레르기 질환이 늘기 시작했다.

“종류와 정도에 따라 기생충은 사람에게 좋은 작용을 하며 공생해왔다”고 후지타씨는 말한다.

또한, 사람에게 좋은 작용을 하는 균과 미생물까지 구제하면서 병이 생겼다고 그는 말한다.

예를 들어, 피부에는 약 10종류의 상주균이 있다. 상주균은 피부의 지방을 분해하고 지방산을 만들어내 피부를 산성으로 유지함으로써 병원균의 침입을 막는다. 피부를 비누로 씻을 경우 상주균의 90%가 씻겨 내려가는데, 젊은 사람의 경우 12시간 안에 원래 수치로 돌아간다. 하지만 하루에 두 번 비누로 씻거나 강력한 합성세제를 사용하면 상주균이나 피부막이 사라지면서 외부 균의 공격을 받아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건성피부가 되기도 한다. 또 항균용품은 피부 상주균의 움직임을 약하게 만든다고 한다.

또한, 여성의 질에는 질 안을 산성으로 만들어 잡균의 침입을 막는 ‘데델라인(Doderlein) 유산균’이 있다. 그런데 너무 자주 비데로 질을 씻을 경우 이 균이 사라져 질 안이 중성이 되고, 이에 따라 잡균이 번식하거나 질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집안에서 노는 아이, 면역력 저하돼

한편, 면역력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장내 세포다. 장내 세포의 종류와 수가 많으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O-157이 포함된 급식을 먹은 어린이 중에는 설사나 중태를 보이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어린이도 있다. 이들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대장 세포인 것이다.

항생물질, 소독제, 살균제의 잦은 이용과 항균용품의 사용, 식품첨가물과 방부제 섭취에 의해 대장세포가 줄고 면역력이 저하되고 있다. 또한 후지타씨의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의 야외활동이 줄고 혼자 놀거나 집안에서 노는 것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을 높인다고 한다. 이는 어린이가 진흙놀이 등을 통해 다양한 균에 접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내 세포를 늘리기 위해서는 장내 세포의 먹이가 되는 곡류, 야채류, 과일 등의 식품과 발효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방부제, 첨가제, 살균제, 항생물질의 사용과 섭취를 피하고, 진흙놀이 등을 통해 다양한 균과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초 청결 지향’과 ‘지나치게 깨끗한’ 생활은 알레르기의 발병을 재촉해온 것 같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1만 년 전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하는 후지타씨. 지나치게 깨끗한 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장내 세포를 키워 미생물이나 균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좋겠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11월 5일자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정윤수 http://blog.ohmynews.com/b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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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서부 부족의 시애틀 추장.
지난 2004년의 오늘, 12월 1일, 미국 보스턴 시는 무려 329년 동안 유지되어온 '악법'을 폐지하였다. 그 '악법'은 사실상 오래 전에 사문화 되긴 하였으나 법 조문으로는 329년이나 유지되어왔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는 것은, 작지만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다름 아닌, 인디언의 보스턴 시내 출입 제한 조치법이 바로 그 '악법'이었다. 그해 11월 25일 보스턴의 토머스 메니노 시장은 1675년 영국이 아메리카 대륙의 북동부 지역을 지배했을 무렵에 제정된 ‘인디언 수감법’에 관한 폐지 청원을 의회에 넘겼고 의회는 다음 달 1일, 즉 2004년의 오늘에 그 청원을 심의하여 통과시켰다. 이를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최종적으로 서명함으로써 공식 폐지된 것이다.

비극적인 역사의 그 서막은 상당히 조화로운 나눔의 세계였다. 1620년 뉴잉글랜드 플리머스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당시 북미 인디언들의 협조를 받아 간신히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다. 이 무렵의 가을에 인디언과 백인은 추수한 음식을 서로 나눠먹었다. 오늘날 미국 사람들이 한 해의 축복으로 여겨 잠시나마 한 마음이 되어 서로를 돌아보는 추수감사절이 이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인디언들은 간신히 정착한 청교도 백인을 토지 경작법을 가르쳐주었고 야생 칠면조를 잡아서 나눠먹었다. '바닷물이 거슬러 올라오는 강의 옆'이라는 코네티컷이나 '거대한 산의 땅'이라는 뜻의 매사추세츠도 인디언이 오래 불러온 지명이었다. 참고로 오하이오(거대한 강), 일리노이(우월한 종족 또는 완전한 인간), 켄터키(내일의 땅), 미시시피(물의 아버지), 앨라배마(덤불 청소하는 사람), 미시간(거대한 호수) 미네소타(하늘빛 물), 와이오밍(산과 계곡이 만나는 곳), 애리조나(작은 봄) 등이 모두 인디언의 지명으로 유래한 것이다. 이같은 주의 명칭뿐만 아니라 도시들 이름 역시 인디언의 오랜 명명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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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하지만 백인은 북미 인디언의 거점을 강제로 빼앗기 시작하였고 이에 인디언들이 강력하게 저항함에 따라 대규모 충돌이 각지에서 벌어졌다.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등 미 대륙의 동부 해안 지역은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백인들은 동부의 가장 중요한 거점 도시인 보스턴에 한하여 허가 받지 않은 인디언은 절대 들어올 수 없다는 법을 제정했다. 필요한 용무가 있더라도 이를 백인이 사전에 검사하도록 하였고 그 검사를 통과하였어도 반드시 무장 군이 2명의 감시 속에 시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한동안 이 법이 강력한 통제 기능을 발휘하였으나 영국과의 독립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곧 내부 정지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문화되었다. 인디언이 백인이 설정해놓은 '보호구역'으로 들어가서 살게 되고 남북 전쟁도 마무리되는 19세기 중엽 이후의 일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인디언들이 비교적 '더 많은' 자유를 획득하게 되면서 사실상 효력이 상실되었으나 폐지 청원과 이에 대한 의회의 결정 그리고 주지사의 서명이라는 절차를 밟지 않아서 329년 동안이나 '유지'되어왔던 것이다. 그것이 지난 2004년의 오늘, 12월 1일에 와서야 폐지되었다.

이런 기록을 살펴볼 때마다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1850년대 시애틀 추장이다. 격월간 <녹색평론>이 오래 전에 번역 소개함으로써 이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뜨거운 호소를 기억하게 된 '시애틀 추장의 연설'의 주인공이 그 사람이다. 이 연설문은 언어 영역이나 논술 시험 교재에도 많이 실리게 되어 지난 몇 해 동안 대입 공부를 했던 학생들은 많이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앞서 지명 유래를 언급했지만, 미국 서부 지역의 맨 위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주도가 되는 시애틀 시가 바로 이 추장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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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시애틀시에 있는
시애틀 추장 기념비.
1855년, 당시 이 북서부의 두아미쉬와 수쿠아미쉬 지역에 살았던 부족의 추장 시애틀은, 제 14대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피어스 행정부가 내린 인디언 보호구역으로의 강제 소개 명령에 대한 답변으로, 한 문장씩 입으로 소리 내어 읽을 만한, 감동적인 연설을 하게 된다.

그 일부를 아래에 요약하여 적거니와, 혹시 이 연설문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인터넷 클릭 한두 번으로 전문을 찾아볼 수 있으니 꼭 한번 음미해보기를 권한다. 매우 순진한 생각이지만 만약 역사가 시애틀 추장의 숭고한 뜻대로 진행되었더라면, 인류가 지금 보다는 좀 더 소박하면서도 느긋하게, 추석이나 추수감사절 같은 대지의 풍요를 진정으로 감사해하면서, 인간적 품위와 신뢰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반면에 오늘날 생태의 위기를 포함하여 여러 비극적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 지나치게 감상적이어서 긴급한 사태에 대해 온정적인 인내에 머무를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없지 않다. 물질문명의 구조적인 진행 과정을 '선한 마음'으로 판별하기 곤란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 연설문의 '진위'에 관한 말도 없지 않다. 1855년, 피어스 행정부가 무참히 패배한 인디언 연맹 회의를 향해 '땅을 사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이는 곧 그 땅을 내놓고 백인이 지정한 '보호구역'으로 강제 유배시키겠다는 명령이었다. 이에 북서부의 지도자 시애틀 추장은 자신들의 언어로 길게 답변을 했고 이를 절친한 친구였던 헨리 스미스라는 백인이 기록을 했다. 이 기록이 오랜 세월에 걸쳐 가감되는 바람에 원래의 연설 내용이 무엇이냐에 관한 논란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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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추장이 다스렸던 시애틀 시 수쿠아미쉬 지역의 오늘 모습.
국내에서는 김종철 선생이 <녹색평론>을 통하여 처음 소개하였고 이후에 W.C.밴더워스가 편집한 <인디언 추장 연설문>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는 시애틀 추장을 포함하여 36명의 추장의 연설문 49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들의 사진, 이름, 출신 부족, 이력, 생몰년도, 연설 당시의 상황 등이 상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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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미쉬 지역의 오늘날 모습.
원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창을 들어야 하는 비통한 마음을 담은 어느 추장의 회상도 기억할 만하다. 이 책 속에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도 수록되어 있는데, 잘 알려진 <녹색평론>의 글과 몇 대목에서 차이가 나지만, 전체적은 틀은 그리 다르지 않다.

아무튼 오늘의 관점에서 시애틀 추장의 연설을 음미해 보면, 그가 비록 과학기술의 발달 과정이나 도시의 팽창에 따른 환경 위기에 대해 논리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오래 전승되어온 인디언 특유의 직관과 자연으로부터 터득한 깊이 있는 성찰로 20세기의 재앙적인 사태를 선명하게 예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그의 연설은, 그의 시대보다 훨씬 더 '발달'한 듯한 오늘의 지점에서 과학기술주의의 맹점이나 인간이 자연에 대하여 어떤 견실한 태도를 가져야할 것인가 하는 인식과 실천의 한 지점을 분명하게 가르쳐준다.


위에 언급한 <인디언 추장 연설문>에 보면, 인디언 부족은 투쟁의 절실한 수단으로 연설이라는 무기를 택한다고 한다. 이를 위하여 추장은 오래 사색하고 언어를 가다듬는다. 아래에 그 연설문의 주요 대목을 옮겨 적거니와, 그 비애의 역사성과 연민의 시적 경지까지 살핀, 김종철 선생의 번역에 따른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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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추장이 다스렸던 수쿠아미쉬 지역의 호수 풍경.
"백인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 없다. 봄 잎새 날리는 소리나 벌레들의 날개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곳이 없다. 홍인(인디언)이 미개하고 무지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도시의 소음은 귀를 모욕하는 것만 같다. 쏙독새의 외로운 울음소리나 한밤중 못가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면 삶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나는 홍인이라서 이해할 수가 없다. 인디언은 연못 위를 쏜살같이 달려가는 부드러운 바람소리와 한낮의 비에 씻긴 바람이 머금은 소나무 내음을 사랑한다. 만물이 숨결을 나누고 있으므로 공기는 홍인에게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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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제퍼스 'Brother Eagle, Sister Sky'.

"하느님은 인간의 하느님이며 그의 자비로움은 홍인에게나 백인에게나 꼭같은 것이다. 이 땅은 하느님에게 소중한 것이므로 땅을 해치는 것은 그 창조주에 대한 모욕이다. 백인들도 마찬가지로 사라져 갈 것이다. 어쩌면 다른 종족보다 더 빨리 사라질지 모른다. 계속해서 그대들의 잠자리를 더럽힌다면 어느 날 밤 그대들은 쓰레기더미 속에서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그가(인디언 전사) 다만 초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구름의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기억될 때라도, 기슭과 숲들은 여전히 내 백성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새로 태어난 아이가 어머니의 심장의 고동을 사랑하듯이 그들이 이 땅을 사랑해 달라.


그러므로 우리가 땅을 팔더라도 우리가 사랑했듯이 이 땅을 사랑해 달라. 우리가 돌본 것처럼 이 땅을 돌보아 달라. 당신들이 이 땅을 차지하게 될 때 이 땅의 기억을 지금처럼 마음속에 간직해 달라. 온 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그대들의 아이들을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사랑해 달라. 하느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듯이."


아이들과 함께 듣는 추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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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추장 | 수잔 제퍼스 그림 | 최권행 옮김 | 한마당

본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애틀 추장의 연설은 <녹색평론선집 1>
이나 <인디언 추장 연설문> 같은 단행본에 수록되어 있으므로 이를 살피면 된다. 미 대륙의 슬픈 역사에서 반드시 기억하고 또한 음미해야할 일들을 글과 그림으로 작업해 온 수잔 제퍼스의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추장의 연설을 듣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추장의 연설에 따라 수잔 제퍼스의 그림이 흐른다. 수잔 제퍼스는 말한다. "인디언들에게는 삼라만상과 이 대지의 모든 것이 다 성스러웠습니다. 자연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파괴하는 것은 그들에게 생명 그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들의 말을 어느 곳에서건 생각해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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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디언 전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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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와서의 노래 | 수전 제퍼스 글 그림 | 부수영 옮김 | 보림

북미 인디언 영웅 히어와서의 이야기다. 시인 롱펠로우의 서사시를 바탕으로 수전 제퍼스가 그린 것이다. 위의 '수잔'과 이 책의 '수전'은 같은 사람이다. 출판사마다 표기 방식이 다를 뿐이다. 위의 책과 달리 이 책에서는 수전 제퍼스가 맑은 채색의 펜화를 보여준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할머니 밑에서 자란 소년 히어와서. 그는 할머니로부터 들판과 호수와 하늘과 땅의 짐승들을 배우고 익히며 인디언 지도자가 된다. 그들은 무지개를 땅에서 시든 꽃이 하늘에서 다시 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책에서 읽은, 신영복 선생의 이야기. 인디언들은 한창 말을 몰고 달리다가 문득 가만히 서서 뭔가를 기다린다고 한다. 그들이 기다린 것은 그들의 영혼.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혹시 영혼이 뒤처지지 않을까 하여 잠시 멈춰서서 기다린다고 한다. 이 책 역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도리어 뭔가 느끼게 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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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얘기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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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닮은 아이 엘리야 | 크리스토퍼 폴 커티스 지음 | 김율희 옮김 | 키즈조선

미국의 백인들이 북미 인디언과 서아프리카 흑인들에게 끔찍한 죄를 저질렀다. 그들이 저지른 죄는 저 고대 노예제 시대에 속할 만한 만행이었다. 그들은 제 땅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던 인디언들을 '자기 땅에서 유배'시켜 버리고 보호 구역 안에 몰아넣었다. 자유를 찾아 신천지로 온 백인들이 말이다. 또한 그들은 서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대거 끌고 와서 노예로 부렸다. 근대가 선물한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넌 백인들이 말이다. 이 책은 그 잔혹한 역사를 지극히 인간적인 유머로 돌아본다. 역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자유'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책이다. 아, 그리고 조금 다른 맥락에서, 참혹한 고통의 연대를 독특한 감성의 유머로 접근해 나가는 방법도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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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추장 시애틀의 연설문

수꾸아미(Suquami) 추장, 시애틀(Seattle)

* 미국정부가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여 공개한 편지는 지금의 와싱턴 주에 살던 수꾸아미 족의 추장 '시애틀'씨가 1855 플랭클린 피어슨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다.

* 와싱턴 주의 도시 '시애틀' 자연과 자유로운 삶을 사랑했던 그와 인디언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배경-1885 미국의 14 대통령인 프랭클린 피어스는 지금의 워싱턴주에 살던 북미 인디언 수와 미족의 추장 시애틀 씨에게 그의 땅을 정부에 팔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애틀 추장이 피어스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답신하였고 미국정부는 독립2백주년을 기념하여 내용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내용이다.

 

 

신세계에 보내는 메시지

워싱턴에 있는 위대한 지도자가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요청을 왔습니다. 위대한 지도자는 또한 우정과 친선의 말들을 우리에게 보내왔습니다. 이것은 매우 고마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답례로서 우리의 우정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우리는 당신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까닭은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백인들이 총을 가지고 와서 우리의 땅을 빼앗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당신은 하늘을 땅의 체온을 사고 수가 있습니까. 그러한 생각은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합니다. 더욱이 우리는 신선한 공기가 반짝이는 물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그것을 우리한테서 있겠습니까 땅의 구석구석은 우리 백성들에게 신성합니다. 빛나는 솔잎들이며 해변의 모래톱이며 어두 침침한 속의 안개며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은 우리 백성들의 추억과 경험속에서 성스러운 것들입니다.

백인들이 우리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백인들에게는 어떤 부분의 땅은 나머지 부분의 땅과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밤중에 땅에 와서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가져가는 이방인이기 때문입니다. 땅은 그들의 형제가 아니라 적입니다. 그들이 어떤 땅을 정복하면 그들은 그곳으로 옮겨옵니다. 그들의 왕성한 식욕은 대지를 마구 먹어치운 다음에는 그것을 황무지로 만들어 놓고 맙니다. 당신네 도시의 모습은 우리 인디언들의 눈을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 우리가 야만인이어서 이해하지 못하는 탓이겠지요.

내가 만일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면 나는 하나의 조건을 놓겠습니다. 백인들은 땅에 사는 짐승들을 그들의 형제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짐승들이 없다면 인간은 무엇입니까만일 모든 짐승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인간은 커다란 영혼의 고독 때문에 죽게 것입니다.

왜냐하면 짐승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그대로 인간들에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백인들이 언젠가는 발견하게 한가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네 신과 우리의 신은 같은 신이라는 사실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우리의 땅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신도 상신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신입니다.

그리고 신의 연민은 인디언이나 백인들에게 동등합니다. 대지는 신에게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지를 해치는 것은 조물주에 대한 모독입니다. 백인들도 역시 소멸할 것입니다.

이미 다른 종족들보다 먼저 소멸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잠자리를 계속해서 오염시켜 나간다면 당신은 어느 당신 자신의 오물속에서 질식하게 것입니다. 들소들이 모두 살육 당하고 야생마들이 모두 길들여지며 성스러운 숲속이 인간의 냄새로 그리고 산열매가 무르익는 언덕이 수다스러운 부인네들에 의해서 더럽혀질 잡목 숲과 독수리는 어디서 찾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삶의 종말이요, 죽음의 시작입니다.

백인들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라곤 없습니다. 아무데서도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며 벌레들이 날아 다니는 소리를 들을 없습니다. 그러나 아마 내가 야만인이어서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소음은 내귀를 상하게 합니다. 만일 사람이 쑥독새의 아름다운 울음소리나 밤의 연못가에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생에 남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북미의 인디언들은 한낮의 비로 씻겨지고 소나무의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바람소리를 좋아합니다. 공기는 인디언들에게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짐승과 나무의 인간들의 똑같이 숨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인들은 자기들이 들어마시는 공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같습니다. 그들은 오래 동안 죽을 병에 걸려 신음하는 사람들처럼 냄새를 알지 못합니다.우리가 백인들이 꾸고 있는 꿈과 그들이 긴긴 겨울밤에 그들의 자녀들에게 그려주는 희망과 그들이 마음속에 불태우고 있는 미래의 비년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이해를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야만인들입니다.

백인들의 꿈은 우리들에게는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게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동의한다면 우리는 당신이 약속한 인디언 보류지를 확보하게 것입니다.거기서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짧은 생애를 마치게 것입니다. 지상에서 마지막 인디언들이 사라지고 오직 광야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구름의 그림자만이 남더라도 해변들과 숲들은 여전히 우리 백성들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갓난 아기가 엄마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고동소리를 사랑하듯 땅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만일 우리가 우리의 땅을 당신에게 팔려고 한다면 당신은 우리가 땅을 사랑하듯 사랑하고, 우리가 보살피듯 보살피며, 땅에 대한 기억을 지금의 모습대로 간직하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모든 힘과 모든 능력과 모든 정성을 기울여 당신의 자녀들을 위해서 땅을 보존하고 신이 우리를 사랑하듯 땅을 사랑하십시오, 당신의 신도 우리의 신과 같은 신이라는 한가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신에게 있어서 대지는 소중한 것입니다.

백인들일지라도 공동의 운명으로부터 제외될 수는 없습니다.

 

 


 

추장 씨애틀의 연설

추장 씨애틀의 연설이라고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1970 1 지구의 날에 애로우스미쓰Arrowsmith 읽은 내용을 새로 고쳐 Perry(1972) 글로 보인다. Perry 글은 미국 ABC 방송의 Home이라는 영화의 생태학에 대한 대본으로 사용되기도 모양이다. 그러나 내용은 처음 신문 컬럼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다. 내놓기에는 불안한 번역이지만 그냥 아는 사람끼리 재미로 본다고 생각하고 추장 씨애틀의 연설이라고 제일 처음 소개된 내용을 다음에 붙인다.

http://www.webcom.com/duane/seattle.html#2nd 등에서 영문을 확인해볼 있다. 본래 칼럼의 앞부분에는 씨애틀과 스티븐스 지사의 만남에 관한 묘사가 있다. 지사 스티븐스가 짧은 이야기를 하고 앉자, "추장 씨애틀은 나라의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 원로원 의원과 같은 바로 위엄을 내뿜으며 일어났다. 손을 지사의 머리 위에 놓고, 다른 손의 검지로 천천히 하늘을 가리키며, 그는 장엄하고도 엄숙한 목소리로 잊혀지지 않는 그의 연설을 시작했다"라는 묘사 뒤에 다음과 같은 그의 연설이 따라 온다.

 

 

지난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께 온정의 눈물을 뿌려주었고 우리에게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하늘이 바뀔 같습니다. 오늘은 맑으나 내일은 구름으로 뒤덮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말은 변치 않는 별들과 같습니다. 핏기 없는 안색의 형제들인 당신들이 계절이 변함없이 되돌아오는 것을 믿는 것만큼, 지금 씨애틀이 하는 이야기를 추장 워싱턴(미국 대통령을 이야기함, 실제 때의 대통령은 워싱턴이 아니다. 본래는 제법 설명이 괄호 안에 들어 있다) 믿어도 것입니다.

 

백인추장의 사람이 와서 그의 추장이 우리에게 우정과 선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의 수가 무척 많아 그가 우리의 도움이 별로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의 이런 인사는 매우 고맙게 느껴집니다. 우리 부족은 얼마 되지 않으며 폭우가 들이치는 벌판에 듬성듬성 서있는 나무들 같으나, 백인들은 넓은 평원을 덮은 풀과도 같습니다.

 

우리에게 호의적이라고 내가 여기고 있는 백인 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뜻과 함께 우리가 안정되게 살아갈 있는데 필요한 충분한 땅을 남기는 것을 기꺼이 인정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우리들은 이상 배려를 요구할 권리가 이상 없는 처지이기에 이런 제안은 참으로 후해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이상 땅을 필요로 하지도 않기에 제안은 또한 지혜로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마치 바람부는 바다의 파도가 조개 가득한 바닥을 덮고 있듯이 우리 부족이 땅을 덮고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랬던 때는 거의 잊혀져버린 우리 부족의 위대함과 더불어 사라진 오래입니다. 나는 우리의 때아닌 쇠잔을 슬퍼하지 않으며 거기에는 우리 자신의 탓도 있기에 핏기 없는 안색의 형제들이 이를 재촉했다고 비난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실제 저지른 잘못이나 가공의 잘못에 대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분노하며, 그들의 얼굴을 검게 칠했을 , 그들의 가슴 또한 상하여 검게 변했고, 그들의 무자비함은 냉혹하며 데를 모르나 우리 어른들을 그들을 어떻게 없습니다.

 

그러나 핏기 없는 안색의 형제들과 우리 붉은이들(red man) 사이에 다시는 적개심이 일지 않도록 희망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고 얻는 것은 하나도 없을지 모릅니다.

 

용감한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그들이 목숨을 잃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복수가 얻는 것으로 생각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쟁 가운데서도 집에 있는 노인들과 전쟁 중에 잃게 지도 모르는 아들을 가지고 있는 늙은 여인들이 압니다.

 

조지( 당시는 아니었지만, 영국의 ) 그의 영토의 경계를 북쪽으로 확장하였으므로 이제 나는 워싱턴을 당신들의 아버지인 동시에 또한 나의 아버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위대한 아버지, 아니 위대하고 훌륭한 아버지 워싱턴이 그의 백성들 가운데서 훌륭한 사람을 통해서 우리가 그의 바램대로 한다면 그가 우리를 보호할 것이라는 말을 전해 왔습니다. 그의 용감한 군대는 우리에게 튼튼하게 우뚝 방책이 것이며, 그의 훌륭한 싸움배들이 우리의 항구를 채워 북쪽까지 퍼져 있는 우리의 오랜 적들인 심시암족들과 하이다족들이 우리의 여인들과 노인들을 이상 위협하지 못하게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며 우리는 그의 자녀들이 것입니다.

 

그러나 대체 이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당신들의 신은 당신 종족들만 사랑하고 나의 백성들을 미워합니다. 그는 강한 팔을 백인들의 뒤로만 사랑스럽게 두르고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이끌 듯이 인도하지만, 그의 붉은이들의 자녀들은 저버렸습니다. 그는 당신 족속들을 날마다 점점 강하게 만들어 이제 당신들은 땅을 가득 채우게 것입니다. 그러나 부족은 마치 급하게 빠져나가 다시는 흐르지 않을 썰물처럼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백인들의 신은 그의 붉은이들의 자녀들을 사랑할 없는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을 보호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고아들처럼 보이며 도움을 구할 곳이라고는 아무데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형제가 있겠습니까? 어떻게 당신들의 아버지가 우리들의 아버지가 있으며, 우리를 번성하게 있고, 좋았던 때로 되돌아가리라는 꿈을 우리 속에서 되살아나게 있겠습니까?

 

당신들의 신은 우리에게는 매우 불공평해 보입니다. 그는 백인에게 왔습니다. 우리는 그를 적도 없으며 그의 목소리조차 들어 적이 없습니다. 그는 백인들에게는 율법을 주었으나 하늘에 가득한 별처럼 광대한 대륙을 가득가득 채웠던 붉은이들의 자녀들에게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분명히 다른 겨레이며 또한 그렇게 남아야 합니다. 우리들 사이에는 공통된 것이라곤 거의 없습니다. 당신들은 당신 조상들이 묻힌 땅을 떠나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며 회한도 없어 보이지만, 우리 선조들의 유골들은 신성한 것이며 그들이 영원히 안식하고 있는 곳은 신성한 땅입니다.

 

당신들의 종교는 당신들이 잊지 않도록 분노한 신의 쇠손가락에 의해 돌판들 위에 새겨졌습니다. 우리 붉은이들은 그것을 기억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종교는 우리 조상들의 전통들이며, 위대한 신령에 의해 어른들에게 주어지는 꿈이고, 우리 족장들의 직감들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우리 백성들의 가슴에 씌어져 있습니다.

 

당신들의 죽은 이는 무덤의 입구를 지나자마자 그들이 태어났던 집들과 당신들을 사랑하는 것을 그만둡니다. 그들은 별들 너머로 벗어나고 잊혀지며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리의 죽은 이들은 그들에게 생명을 주었던 아름다운 세상을 잊지 않습니다. 그들은 굽이치는 강들과, 심원한 산들과 속에 담긴 계곡들을 여전히 사랑합니다. 또한 그들은 가장 깊은 애정을 가지고 마음이 쓸쓸한 사람들을 여전히 동정하며 가끔 그들에게 돌아와 위로해 주기도 합니다.

 

밤과 낮이 같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타오르는 아침 태양 앞에서 흐린 산안개가 사라져 가듯이 붉은이들은 백인들의 접근을 피해 물러서 왔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의 제안은 공정해 보이고, 백인 추장의 말은, 밤바다에서 뭍으로 밀려오는 짙은 안개처럼 백성들 주위로 급히 몰려드는 깊은 어둠 속에서, 백성들에게 말해주는 대자연의 목소리처럼 느껴지기에, 우리 부족들이 제안을 받아들여 당신들이 제안한 보호구역으로 물러가서 서로 떨어져 평화롭게 살아가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남은 날들을 어디에서 보내게 것인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인디언들의 밤은 깊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떠한 밝은 별도 지평선 위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슬픈 목소리의 바람이 멀리서 신음합니다. 우리 종족에게 복수하려는 불길한 복수의 여신이 붉은이들이 다니는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상처 입은 암사슴이 다가오는 사냥꾼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듯이, 붉은이들은 어디를 가든지 잔인한 파괴자가 다가오는 분명한 발자국 소리를 들을 것이고 그들의 운명을 맞이할 준비를 것입니다. 어제 달이 뜨고 지고 겨울이 오고 가면, 때는 지금의 당신들만큼이나 강하고 희망찼던 우리 부족의 무덤들 앞에서 울어줄, 때는 넓은 땅을 채웠고 지금은 광막한 황야를 흩어진 무리처럼 돌아다니고 있는 우리의 훌륭한 용사들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푸념을 하고 있어야 합니까? 내가 우리 부족의 운명 앞에서 투덜거리고 있어야 합니까? 부족은 하나 하나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저 사람들만큼 뿐입니다. 사람은 바다의 파도처럼 오고 갑니다. 눈물도, 혼령도, 비가도 바래보는 우리의 눈으로부터 영원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친구처럼 함께 걸으며 대화하는 그들의 신을 가진 백인들도 공통의 운명으로부터 비껴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어쩌면 우리는 형제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지 아닌지 알게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제안에 대해서 숙고할 것이고 결정을 하게 되면 여러분에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안을 받아들여야 된다면 나는 바로 지금 다음의 조건을 번째로 삼을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과 친구들의 무덤을 마음대로 찾아 있는 권리를 무조건 보장받아야 합니다. 우리 부족에게 있어서 땅의 모든 곳은 성스러운 곳입니다. 모든 산과 모든 계곡, 모든 들판과 숲들은 우리 부족의 다정했던 기억이나 슬픈 추억들로 신성해졌습니다.

 

태양 아래 땀흘리며 말없이 놓여 있는 같은 바위조차도, 웅장함과 장엄함 속에 묵묵한 바닷가와 더불어, 백성들의 운명을 수놓았던 지난 일들에 대한 기억들로 전율합니다. 당신들의 발아래 있는 바로 흙들도 우리 선조들의 유골들이 변한 것이기에, 당신들의 발자국보다 우리들의 것에 정답게 응답하며, 또한 대지는 우리 동족들의 생명으로 가득 있기에 우리들의 맨발은 대지의 다정한 어루만짐을 알아챕니다.

 

우울한 용사들과, 다정한 어머니들과, 아름다운 마음씨의 처녀들과, 여기에서 기쁘게 살던 아이들과, 지금은 이름조차 잊혀진 많은 사람들 모두는 아직도 외딴 곳을 사랑하며, 어둠의 정령과 함께 황혼이 어둠으로 짙어져 무렵이면, 깊은 곳에 있는 그들의 동네들을 여전히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땅에서 붉은이들이 땅에서 사라지고, 백인들 가운데서도 그들에 대한 기억들이 전설이 되고 , 바닷가는 보이지 않는 우리 부족의 죽은 이들로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아이들의 아이들이 들판에서, 상점이나 가게에서, 넓은 길이나 깊은 속의 정적에서 홀로 있다고 생각할 , 그들은 결코 혼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의 어느 곳도 완전히 홀로 떨어져 있는 곳은 없습니다. 밤이 되어 당신들 도시와 마을의 길에 고요가 내리고, 인적이 끊어졌다고 당신들이 생각할 , 사실 거리는 땅을 가득 채웠고, 아직 아름다운 곳을 사랑하고 있는 돌아온 영혼들로 북적댈 것입니다. 결코 백인들이 혼자 있게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죽은 이라고 해서 완전히 무력한 것은 아니니, 당신들은 공정하고 친절하게 우리 부족들을 대해 주십시오.

 


 

 

원시인은 자연에 가까웠다. 사냥을 하는 사람이나 목축을 하는 사람이나 농부나 주술사나 누구든간에, 그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 심지어 영혼을 위해서까지 전적으로 자연에 의존해야 했다.

별이 빛나는 하늘, 쏟아지는 비와 눈, 어둠과 햇살, 천둥과 번개, 폭풍을 머금은 먹구름, 하늘을 찌를 듯한 산, 포효하는 격류, 깜깜한 밀림, 끝없이 펼쳐진 사막, 살아 있는 바람의 신 - 이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옛날 사람들을 경외하고 숭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신석기 시대 직후부터 현대적인 인간이 출현할 때까지 전통적인 인간 사회의 구성원들이 변함 없이 그렇게 해 왔다.

인간의 생활 방식과 사고 방식이 자연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자연과의 일체화로 말미암아 각종 신화와 의식, 상상과 상징 등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영적인 의미와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기술과 기법, 지식과 행동 등은 각기 나름 대로의 신성한 측면을 띠고 있다. 원시인들은 하느님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난 것이 바로 자연이라고 믿었다.

오늘날에도 인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등지의 일부 부락공동체는 그러한 전통적인 생활 양식과 문화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은 기술 문명으로 인하여 쉴새없이 위협당하며 체계적으로 파괴당하고 있다.

현대의 과학과 기슬이 인간 행동의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진보를 가져다 주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대가가 무엇인가? 그 아름답던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환경이 오염되었는가 하면, 현대인들은 극도로 타락한 세상에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저주를 받았다.

이것은 그 놀라운 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가능하게 했던 개념들이 오로지 세속적인 차원에만 초점을 맞추어 오로지 물질적인 측면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문화 이외의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결과이다.

 

다음의 예에서 우리는 전통 사회의 문화와 윤리가 얼마나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는지를 똑똑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방 의회를 통해서 어느 늙은 인디언 추장에게 접근했다. 인디언 보호 구역에 포함되어 있는 적당한 크기의 땅을 정부에 팔도록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한 계획을 세운 사람은 돈이나 갖가지 물질적인 것으로 그 인디언 추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표면상의 명분은 그 지역의 원주민들에게 '문명'의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그곳에 신도시를 건설하여 국민들을 위한 생활 공간을 마련하여 사업상의 이득을 챙기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인디언 추장은 그러한 요청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변으로 거절했다.

 

"당신은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대지의 달콤한 흙냄새, 서늘한 공기와 수정같은 맑은 물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우리가 땅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그것들을 어떻게 사겠다는거요? 게다가 우리는 그런 것들의 주인도 아니잖소? 이곳의 땅 한뼘 한뼘은 나와 우리 인디언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신성한 것들이오. 소나무 한 그루, 바닷가의 모래 한 알, 깜깜한 숲 속에서 떨어지는 이슬 한 방울, 새 한 마리, 벌레의 노랫소리 등 이 모든 것들은 모두다 너무도 소중한 것들이라오.

우리가 땅의 일부이듯, 땅 역시 우리의 일부입니다. 그 위에 있는 모든 것 -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달콤한 향기를 피워올리는 꽃들, 우리를 태우고 산과 초원을 달리는 말들,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들, 하늘 높이 차고 나르는 독수리들,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소.

절벽과 평원, 수풀과 농장에서 우리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이, 우리는 살아 있는 다른 모든 생명체와 함께 하나의 거대한 가족의 일원이라고 큰 소리고 들려 주고 있소.

시냇물과 수정처럼 맑은 호수의 물은 우리 선조들을 피를 비추고 있소, 산골짜기에 조잘거리며 흐르는 시냇물 소리는 우리에게 대지의 옛 영광을 상기시켜 주고 있소.

우리는 어머니 같은 부드러운 손길로 우리의 강을 대하고 있소. 강은 우리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자기 등은 카누를 띄워 우리를 일터로, 제단으로, 혹은 잔칫집으로 데려다 주기 때문이오. 대지가 우리의 어머니이고 하늘이 우리의 형제라면 강은 우리의 자매라 해도 좋소.

우리의 생활 방식은 백인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오. 비록 우리가 백인들과 같은 땅에서 살고 있다 하더라고 그 땅과 우리의 관계, 그 땅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절대로 백인들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라오.

백인들은 땅을 사고 팔 수 있는 아니면 빼앗아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소. 백인들은 땅이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어머니가 아니라, 오히려 정복해야 할 대상,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야 할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온갖 기계와 도구로 인해 생기는 인위적인 소음과 물결치는 자동차 행렬, 상업화된 삶으로 가득 차 있는 백인들의 도시는 우리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눈과 귀와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소.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강철과 콘크리트의 밀림 속에서,우리가 어떻게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벌레들이 윙윙거리는 소리, 소떼의 울음 소리와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겠소?

우리는 백인들이 전깃줄과 철탑과 굴뚝으로 우리 시골의 아름다움을 마구 파괴하는 것을 보았소, 뿐만 아니라, 유독한 폐기물로 우리의 강을 오염시키는 것도 보았소.

백인들은 우리가 미개하다고 생각할 것이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바로 이 흙 속에 우리선조의 재가 섞여 있다고 가슴 깊이 진심으로 믿고 있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의 운명이 이 대지의 운명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소.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은 세상 만물에 햇살과 비를 내리시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오, 하느님은 산과 계곡, 비옥한 곳과 황폐한 곳,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하느님이 백인들과 하느님과 똑같다는 것은 진실이오. 하지만 백인들은 마치 하느님이 필요 없다는 듯이 살아가고 있소.

바람에 흔드리는 소나무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흘러 가는 시냇물 소리. 깜깜한 숲 속의 살아 있는 모든 소리 속에 실려 우리에게 전해지는 하느님의 목소리는 백인들의 도시가 만들어 내는 소음과 그들의 기계가 뱉어 내는 비명 소리에 묻혀 버릴 거요.

만일 우리가 땅을 팔아야 한다면, 백인들은 우리가 수백년 동안 간직해 온 우리의 전통과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입니까?

우리 숲의 풍요로움과 우리의 야영 생활, 우리의 물고기들, 신화와 상상과 의식 속에 뿌리 박힌 우리의 종교적 신념과 예술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까?

진실로 우리가 백인들이 말하는 '문명화된 삶'의 혜택을 얻기 위해 그 모든 평화와 조화, 까마득한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 온 우리의 생활 방식을 포기해야만 하겠습니까?

다시 말하면, 그것은 우리 종족의 생명이 끝장나는 대신 생존을 위한 투쟁이 시작된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다

 

인디언 추장 시애틀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대지의 온기를 사고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대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워싱턴의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은 보내 왔다. 대추장은 우정과 선의 의 말도 함께 보내 왔다. 그가 답례로 우리의 우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그로서는 친절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들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것이다. 우리가 땅을 팔지 않으면 백인이 총을 들고 와서 우리 땅을 빼앗을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대지의 온기를 사고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대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대지의 모든 부분이 신성한 것이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신성한 것들이다. 나무 속에 흐르는 수액은 우리 홍인(紅人)의 기억을 실어 나른다. 백인은 죽어서 별들 사이를 거닐 적에 그들이 태어난 곳을 망각해 버리지만, 우리는 죽어서도 이 아름다운 대지를 결코 잊지 못한다. 그 이유는 여기가 바로 우리 홍인의 어머니의 품속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지의 한 부분이고 대지는 우리 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 바위산 꼭대기, 풀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가족이다. 워싱턴의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 온 것은 곧 우리의 거의 모든 것을 달라는 것과 같다. 대추장은 우리만 따로 편히 살 수 있도록 한 장소를 마련해 주겠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고 우리는 그의 자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땅을 사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을 잘 고려해 보겠지만, 우리에게 이 땅은 신성한 것이기에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울과 강을 흐르는 이 반짝이는 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팔 경우에는 이 땅이 신성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 신성할 뿐만 아니라, 호수의 맑은 물 속에 비추인 신령스러운 모습들 하나하나가 우리네 삶의 일들과 기억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물결의 속삭임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내는 목소리다. 강은 우리의 형제이고 우리의 갈등을 풀어 준다. 카누를 날라 자고 자식들을 길러 준다. 만약 우리가 땅을 팔게 되면 저 강들이 우리와 그대들의 형제임을 잊지 말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형제에게 하듯 강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아침 햇살 앞에서 산 안개가 달아나듯이 홍인은 백인 앞에서 언제나 뒤로 물러났었지만 우리 조상들의 유골은 신성한 것이고 그들의 무덤은 거룩한 땅이다. 그러니 이 언덕, 이 나무, 이 땅덩어리는 우리에게도 신성한 것이다. 백인은 땅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과 꼭 같다는 우리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은 한밤중에 와서는 필요한 것을 빼앗아 가는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대지는 형제가 아니라 적이며, 그것을 다 정복했을 때 그들은 또 다른 곳으로 나아간다. 백인들은 거리낌없이 아버지의 무덤을 내팽개치는가 하면 아이들에게서 땅은 빼앗고도 개의치 않는다. 아버지의 무덤과 아이들의 타고난 권리는 잊혀지고 만다. 백인들의 어머니인 대지와 형제인 저 하늘을 마치 양이나 목걸이처럼 사고 빼앗고 팔 수 있는 것으로 대한다. 그들의 식욕은 대지를 삼켜 버리고 사막만을 남겨 놓을 것이다.

 

모를 일이다. 우리의 방식은 당신네와는 다르다. 당신네 도시의 모습은 홍인의 눈에 고통을 준다. 백인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 없다. 봄 잎새 날리는 소리나 벌레들의 날개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곳이 없다. 홍인이 미개하고 무지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도시의 소음은 구를 모욕하는 것만 같다. 쏙독새의 외로운 울음소리나 한밤중 못가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면 삶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나는 홍인이라서 이해할 수가 없다. 인디언은 연못 위를 쏜살같이 달려가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와 한낮의 비에 씻긴 바람이 머금은 소나무 내음을 사랑한다. 만물이 숨결을 나누고 있으므로 대기가 홍인에게 소중한 것이다. 짐승들, 나무들, 그리고 인간은 같은 숨결을 나누고 산다. 백인들은 자기가 숨쉬는 대기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여러 날 동안 죽어가고 있는 것처럼 그들은 악취에 무감각하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당신네에게 땅을 팔게 되더라도 우리에게 공기가 소중하고, 또한 그것은 그것이 키워 주는 온갖 생명과 영혼을 나누어 갖는다는 사실을 당신들은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의 할아버지에게 첫 숨결을 베풀어준 바람은 그의 마지막 한숨도 받아줄 것이다. 바람은 또한 우리의 아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우리가 우리 땅을 팔게 되더라도 그것을 잘 간수해서 백인들도 들꽃들로 향기로워진 바람을 가서 맛볼 수 있는 신성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우리 땅을 사겠다는 당신들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다. 그러나 제의를 받아들일 경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즉 이 땅의 짐승들을 형제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미개인이니 달리 생각할 길이 없다. 나는 초원에서 썩어 가고 있는 수많은 물소를 본 일이 있는데 모두 달리는 기차에서 백인들이 총으로 쏘고는 그대로 내버려 둔 것들이었다. 연기를 뿜어 내는 철마가 우리가 생존을 위해서 죽이는 물소보다 어째서 더 중요한지는 모르는 것도 우리가 미개인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짐승들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모든 짐승이 사라져 버린다면 인간은 영혼의 외로움으로 죽게 될 것이다. 짐승들에게 일어난 일은 인간들에게도 일어나게 마련이다.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당신들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딛고 선 땅이 우리 조상의 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들이 땅을 존경할 수 있도록 그 땅이 우리 종족의 삶들로 충만해 있다고 말해 주라.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을 당신네의 아이들에게도 가르치라. 땅은 우리 어머니라고. 땅 위에 닥친 일은 그 땅의 아들들에게도 닥칠 것이니, 그들이 땅에다 침을 뱉으면 그것은 곧 자신에게 침을 뱉는 것과 같다. 땅이 인간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땅에 속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은 생명의 거미줄을 짜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거미줄의 한 가닥에 불과하다. 그가 그 거미줄에 행한 일은 곧 자신에게 행한 일과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종족을 위해 당신들이 마련해 준 곳으로 가리는 당신들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다. 우리는 따로이 평화를 누리며 살 것이다. 우리가 여생을 어디서 보낼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아이들은 그들의 아버지가 패배 속에 주저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의 전사들은 수치심에 사로잡혔으며 패배한 이후로 헛되이 나날을 보내면서 단 음식과 술로 그들의 육신을 더럽히고 있다. 우리가 어디서 우리의 여생을 보낼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 많지도 않은 몇 시간, 혹은 몇 번의 겨울이 더 지나가면 언젠가 이 땅에 살았거나 숲 속에서 조그맣게 무리를 지어 지금도 살고 있는 위대한 부족의 자식들 중에 그 누구도 살아 남아서 한때 당신네만큼이나 힘세고 희망에 넘쳤던 종족의 무덤을 슬퍼해 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왜 우리 부족의 멸망을 슬퍼해야 하는가? 부족이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을 뿐 그 이상은 아니다. 인간들은 바다의 파도처럼 왔다가는 간다. 자기네 하느님과 친구처럼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백인들조차도 이 공통된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한 형제임을 알게 되리라.

 

우리가 알고 있고 백인들 또한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우리 모두의 하느님은 하나이다. 당신들은 땅을 소유하고 싶어하듯 하느님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느님은 인간의 하느님이며 그의 사랑은 홍인 에게나 백인에게나 꼭 같은 것이다. 이 땅은 하느님에게 소중한 것이므로 땅을 해치는 것은 그 창조주에 대한 모욕이다. 백인들도 마찬가지로 사라져 갈 것이다. 어쩌면 다른 종족보다 더 빨리 사라질지 모른다. 계속해서 잠자리를 더럽힌다면 어느 날 밤 당신들은 황무지에서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들이 사라져 갈 때 당신들을 이 땅에 보내 주고 어떤 특별한 목적으로 당신에게 이 땅과 홍인을 다스릴 권한을 다스릴 권한을 허락해 준 하느님에 의해 불태워져 버릴 것이다. 이러한 운명은 우리에게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언제 물소들이 모두 살육되고 야생마가 길들여지고 숲의 오지가 수많은 사람들의 냄새로 가득차고 곡식이 무르익은 전화선으로 더럽혀지는지를 우리가 모르기 때문이다. 덤불은 어디에 있는가? 사라지고 말았다. 독수리는 어디에 있는가? 사라지고 말았다. 날랜 조랑말과 사냥에 작별을 고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삶의 끝이자 생명의 시작이다. 우리 땅을 사겠다는 당신들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다. 우리가 거기에 동의한다면 당신네 가 약속한 보호 구역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짧은 여생을 이어 갈 것이다. 마지막 홍인이 이 땅에서 사라지고 그의 기억이 다만 초원을 가로질러 구름의 그림자가 될 때도 이 기슭과 숲들은 여전히 내 종족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새로 태어난 아이가 어머니의 심장의 고동을 사랑하듯이 그들도 이 땅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땅을 팔더라도 우리가 사랑했듯이 이 땅을 사랑해 달라. 우리가 돌본 것처럼 이 땅을 돌보아 달라. 당신들이 이 땅을 차지하게 될 때 이 땅의 기억을 지금처럼 마음 속에 간직해 달라. 온 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당신들의 아이를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사랑해 달라. 하느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듯이.

 

한가지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의 하느님은 하나라는 것을. 이 땅은 그에게 소중한 것이다. 백인들조차도 이 공통된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한 형제임을 알게 되리라.

 

시애틀 추장 / 미국 서부 지역에 거주하던 두아미쉬수쿠아미쉬 () 추장이었다. 1854, 미합중국 대통령 피어스는 백인 대표단을 파견하여 인디언 부족이 전통적으로 살아온 땅을 것을 제안했다. 지금의 워싱턴 () 해당하는 인디언들의 삶터를 차지하는 대신 인디언 보호 구역을 주겠다는 것이 백인 정부의 제안이었다. 여기에 대하여 몸집이 장대하고 우렁찬 목소리를 가졌다고 전해지는 시애틀 추장이 답한 것이 연설문이다. 그의 연설은 오늘날 환경과 자연에 대한 분별 없는 파괴의 결과로 인하여 전인류가 심각한 고통에 직면하게 시대에 오히려 생생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젊은 아더왕이 복병을 만나 이웃나라 왕에게 포로신세가 되었다.
이웃나라 왕은 아더왕을 죽이려 하였으나 아더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하여
아더왕을살려 줄 하나의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이란, 그가 할 매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더왕이 한다면 아더왕을
살려 주기로 한것이다.
 
이웃나라 왕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기한으로
1년을 주었고 아더왕이 1년안에
답을 찾아오지 못한 경우
처형하기로 하였다.
 
 
그 질문은 바로
W"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What do women really want?)W" 였다.
 
이러한 질문은 현명하다는 사람들도 당황시킬 정도의 어려운 질문인데
하물며 젊은 아더왕은 어쩌랴.
 
아더왕에게는 풀 수 없는 질문으로 보였다.
그러나 죽음보다는 나았기에 아더왕은 이웃나라왕의
제안을 받아들여 1년동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 나선다.
 
아더왕은 자신의 왕국에 돌아와서 모든 백성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공주들, 창녀들, 승려들, 현자들, 그리고 심지어 광대들에게까지 모두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아더왕의 신하들이 왕에게 말하기를 북쪽에 늙은 마녀가 한명 사는데 아마
그 마녀는 답을 알 것이라고 그 마녀를 데려오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 마녀는 말도 안되는 엄청난 댓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1년이 지나 마지막 날이 돌아왔고 아더왕에게는
늙은 마녀에게 물어보는 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늙은 마녀는 답을 안다고 선뜻 대답하였지만 엄청난
댓가를 요구하였다.
그 댓가란 아더왕이 거느린
원탁의 기사들중 가장 용맹하고 용모가 수려한
거웨인과 결혼하는 것이었다.
 
아더왕은 충격에 휩싸였고 주저하기 시작했다.
늙은마녀는 곱추였고 섬찟한 기운이 감돌기까지 하였다.
 
이빨은 하나밖에 없었고 하수구 찌꺼기 같은
냄새를 풍겼으며 항상 이상한 소리를 내고 다녔다.
 
아더왕은 이제까지 이렇게 더럽고 추잡한 생물은
본적이 없었고 이런 추한 마녀를 자기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인 거웨인에게 결혼하라고 명령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거웨인은 자기가 충성을 바치는 아더왕의
목숨이 달려있는 만큼 주저없이 그 마녀와 결혼을
하겠다고 자원했다.
 
결혼이 진행되었고 결국 마녀는 아더왕이 가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이야기하였다.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하는 것,
곧 자신의 일에 대한 결정을
남의 간섭없이 자신이 내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What women really want is to be in charge of her own life)
 
정답을 듣자 모든 사람은 손바닥을 치며 저 말이야말로
진실이고 질문에 대한 정답이라고 하며 아더왕이
이제 죽을 필요가 없음에 기뻐하였다.
 
아더왕은 이웃나라왕에게 질문에 대한 답을 하였고
이웃나라왕은 그것이야말로 진실이며 정답이라며
기뻐하면서 아더왕의 목숨을 보장해주었다.
 
하지만 목숨을 되찾은 아더왕에게는 근심이 남아있었다.
자신이 가장 총애하는 거웨인의 결혼에 대한 것이었다.
아더왕은 목숨을 되찾은 기쁨에 넘쳐있었지만 동시에
거웨인에 대한 일로 근심에 쌓여있었다.
그러나 거웨인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늙은 마녀는 결혼하자마자부터 최악의 매너와 태도로
거웨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대했다.
 
그러나 거웨인은 한치의 성냄이나 멸시없이 오직 착하게
자신의 아내로서 마녀를 대했다.
 
첫날밤이 다가왔다.
 
거웨인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경험이 될지도
모르는 첫날밤을 앞에 두고 숙연히 침실에 들어갔다.
 
그러나 침실안의 광경은 거웨인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거웨인의 인생에서 본적없는 최고의 미녀가 침대위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란 거웨인이 미녀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미녀는 말했다.
자신이 추한 마녀임에도 거웨인은 항상 진실로
그녀를 대했고 아내로 인정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감사로서
 
이제부터 삶의 반은 추한 마녀로, 나머지 반은
이 아름다운 미녀로서 있겠노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마녀는 거웨인에게 물었다.
 
낮에 추한 마녀로 있고 밤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을 것인가,
아니면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고 밤에 추한 마녀로 있을 것인가.
거웨인에게 선택을 하라고 하였다.
거웨인은 이 진퇴양난의 딜레마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만일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기를 바란다면
주위사람에게는 부러움을 사겠지만 밤에 둘만의 시간에
추한 마녀로 변한다면 어찌 살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낮에 추한 마녀로 있어 주위사람의
비웃음을 사겠지만 밤에 둘만의 시간에 아름다운
미녀로 변해 살것인가.
 
당신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거웨인이 선택한 것은 아래에 씌여있다.
 
하지만 먼저 당신이 선택을 하고 선택한 후에
거웨인의 선택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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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거웨인은 마녀에게 자신이 직접 선택하라고 말했다.W"

진정 여자들이 원하는것은?

마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자신은
반은 마녀 반은 미녀 할 것 없이 항상 아름다운 미녀로 있겠노라고 말했다.
 
이유는 거웨인이 마녀에게 직접 선택하라고 할만큼
마녀의 삶과 결정권, 그리고 마녀 자체를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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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종 면접 본 것은 단 한번

서류 통과 바늘구멍… 면접 대비 스터디도
"내년은 더 어렵다는데… 내 젊음이 비참해"
건설업 노리는 여성들은 "내가 남자였으면"
IMF세대는 "그래도 10년 전보다는 희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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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시험장에 들어가 인사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허리가 굳어지더니 몸이 꼼짝도 하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버둥거려도 몸은 움직이지 않고…. 면접관이 '자네 도대체 뭐 하나'라며 버럭 고함을 치고…."서울 소재 대학의 행정학과를 졸업한 류모(25)씨는 최근 이런 악몽(惡夢)을 꿨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12층 건물. 지난 7일 오후 이 건물 4·5·9층에 자리 잡은 스터디룸 전문 대여업체 '토즈'의 복도에는 두툼한 서류 뭉치를 담은 배낭을 멘 20대 청년들이 분주히 오갔다.

류씨는 이곳에서 A건설사 면접 시험 준비를 위해 취업 준비생 5명과 함께 면접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날 모인 취업 준비생 5명이 지금까지 각종 회사에 낸 입사원서는 모두 290여 장. 이 중 1차 서류 심사에 통과한 경우는 25번, 최종 면접까지 올라간 경우는 6번에 불과했다.

류씨는 한때 취업의 '보증수표'였던 ROTC(학생군사교육단) 출신으로 지난 6월 제대했다. 이후 입사 원서를 30군데 냈지만, 모두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고 면접시험은 단 한 번 봤다. 류씨는 "내 젊음이 너무 비참하고 서글프다"라고 말했다.

◆습관처럼 원서 쓰고, 여지없이 불합격

류씨의 얘기를 듣고 있던 서모(30)씨는 "그래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는 사람은 형편이 좀 낫지 않으냐"고 받았다.

경기도 소재 대학을 졸업한 서씨는 지난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30여 곳, 올해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120여 곳 등 총 150여 회사에 원서를 냈다. 서류 전형이 통과된 곳은 10곳, 최종 면접까지는 단 한 번 올라가 봤다.

그는 "매일 밤 컴퓨터를 켜고 습관처럼 원서를 쓰고, 며칠 지나면 여지없이 불합격 통보를 받고 소주 한잔으로 마음을 달래는 생활이 벌써 2년째"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여성 취업 준비생 이모(25)씨는 "남자들이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했다. 서울 모 대학의 전기공학과를 내년 2월 졸업할 예정인 이씨는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산업기사 자격증과 한자능력시험 2급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40곳에 원서를 내 서류 전형은 두 번밖에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아직까지 건설업계에서 여자는 이방인"이라며 "요즘은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것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오후 6시쯤, 이씨의 휴대전화로 '동양제철화학 서류 심사 결과 발표'라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보니 역시 '불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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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 여파로 최악의 취업한파가 엄습하면서 각 대학들은 잇따라 취업 캠프를 열고 있다. 사진은 최근 경북 경주시 교육문화회관에서 부산가톨릭대가 개최한 취업캠프 참가자들이 기업체 인사담당자들 앞에서 모의면접을 치르고 있는 모습. /이재우기자 jw-lee@chosun.com

◆내년 고용 시장은 더 절망적

올해 취업 시장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졸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있는 직장인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 30여 개 공기업은 이미 예정돼 있던 채용계획 인원 중 1752명을 축소해 버렸다.

고임금 직종인 금융권 역시 채용을 줄이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기존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근로자 수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 254개사를 조사한 결과, 금융위기의 여파로 31.1%가 채용을 보류, 축소,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10월 사이 구직 사이트에 하루 20~30개씩 올라오던 대기업들의 채용 공고는 요즘 들어 10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한국노동연구원 남재량 박사는 "이번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용시장의 첫 희생자는 대학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될 수밖에 없고, 금융위기가 실물경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내년은 올해보다 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IMF 세대 "우리 이렇게 살아남았다"

'청년 실업'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8년, 1999년 즈음이다. 당시 기업들은 명예퇴직, 정리해고의 수단을 동원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20대 실업자만 57만 명에 이르렀다.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 준비생들은 합격 발표가 난 뒤에도 채용 취소 통보를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당시 취업 빙하기에서 살아남은 IMF세대들은 "그래도 지금은 10년 전보다는 훨씬 더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한카드 마케팅팀의 이현영(35) 과장은 1999년 2월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4학년 2학기 마지막 한 학기 동안 이력서 50여 장을 쓰고 힘들게 '금융 회사'에 취업했지만, 입사하고서야 사채업체인 줄 알았다. 6개월 만에 퇴사했고, 회사도 곧 망했다.

이후 친척이 운영하는 폐기물 재생회사에서 월급도 받지 않고 일하며 미국공인선물거래사(AP), 투자상담사 1, 2종 자격증을 땄고, 영어 공부에 열을 올렸다. 2000년 초 경기가 풀리면서 채용이 동결됐던 금융권도 채용이 시작되면서 이씨는 입사에 성공했다.

이씨는 "지금 당장 취업이 안 된다고 두 손 놓고 있으면 경기가 회복된 뒤에도 기회가 없다"며 "일단 업종을 정하고 작은 회사라도 무조건 취업해 경력을 쌓으며 앞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종 정하고 전문지식 쌓아야"

삼성네트웍스 텔레포니사업팀 편성범(38) 과장은 1998년 2월 동국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3월 곧바로 삼성SDS 입사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입사 이후였다. 입사 동기 300명을 상대로 시험이 실시돼 90여 명이 회사에서 밀려 나갔다. 신규채용을 진행했지만, 경제 위기가 심각해져 신입사원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된 것이다.

편씨는 "취업이 힘들다고 마구잡이로 원서를 내기보다는 직종을 정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꾸준히 쌓아 지원을 해야 취업 성공확률이 높아지고, 입사 이후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입사에 매달리기보다는 일단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취업 전문 사이트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요즘 같은 상황에선 대기업, 공기업만 고집하기보다는 안정성이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취업난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2] 토익 900점에 비정규직… "무능한 정규직 보면 화나"

대기업은 취업문 좁아 결국 비정규직 선택 많아
"취업 공부에 들인 돈 아까워… 그래도 中企는 싫어"
금융 위기로 더 악화… 세대 간 일자리 경쟁 양상

화창했던 지난 6일 오전 11시쯤 서울 강동도서관 앞 공터. 체육복 차림의 20대 여성 한 명이 쌀쌀한 날씨 속에서 벤치에 홀로 앉아 삼각김밥 두 개와 빵 한 개로 점심을 때우고 있었다. 취업 준비생 강모(25)씨다.

"취업요? 정말 힘들죠. 남들은 취업 안 되면 중소기업 가면 된다지만 맘대로 안 되네요. 지금까지 취업 준비하느라 가져다 쓴 돈이 얼만데…."

능력도 없는 강씨가 눈높이만 높은 것일까.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을 졸업한 그의 학점은 3.3, 토익 점수는 955점이다. 지난해 3000만원을 들여 영국으로 7개월간 어학 연수를 다녀 왔고, 한 유럽 국가의 관광청에서 인턴 직원으로 일하며 경험도 쌓았다. 취업을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청년 백수'로 동네 도서관을 전전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올해 대기업에 25번 입사 원서를 냈지만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 전형도 통과해본 적이 없다. 강씨는 "가끔은 내가 사회에 쓸모없는 무능한 인간으로 낙인찍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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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강남 파고다어학원’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영어 강의를 듣고 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학원에서 면접 기술까지 배우기도

올 하반기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대 구직자들은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치열하게 취업 준비를 한 세대다. 한 해 300만~1000만원에 이르는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며 학교를 다녔고 어학 연수, 자격증, 공모전, 학점에 이르기까지 취업에 필요한 '스펙'에 목숨을 걸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하루 평균 4시간20분을 전공·외국어·자격증 준비 등 취업 공부에 투자한다. 대학 등록금이나 어학 연수 비용, 생활비를 제외하고 월 평균 약 17만원을 학원비와 독서실비 등 취업 준비 비용으로 쓴다.

술집과 당구장, 데모로 대학 시절을 보내다 졸업장 하나만 달랑 들고서 기업의 문을 두드리던 예전과는 전혀 다르다. 최근에는 취업 시험에서 면접 비중이 높아지면서 돈 주고 면접 기술을 배우는 학생까지 생겨났다.

지난 4일 오후 7시쯤 서울 안암동의 면접 전문 학원인 혜안문제해결스쿨.

"현대그룹 정몽구 회장이 요즘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어요. 왜일까요?" (강사)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요.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에…." (학생)

"그렇게 대답하면 면접관들은 '역시나'라고 생각하지. 자,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북경에 현대차 현지 공장이 있죠…." (강사)

강의실에 앉은 6명의 학생들은 강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의 내용을 받아 적었다. 이 학원 송영상 원장은 "취업난이 심화되고 대기업 면접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학원을 찾는 취업 준비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고려대를 졸업한 수강생 이모(여·26)씨는 "상반기에만 면접에서 두 번이나 떨어져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나 싶어서 등록했다"며 "면접 스터디만으로는 면접 준비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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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치지만 취업문은 좁다

20대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예전과 비교하면 실망스럽다. 임금 수준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 전체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지금 25~29세 청년들이 받는 월급 수준은 1993년 89.3% 수준에서 2000년 82%, 2005년 81.1%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76.7%까지 떨어졌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2%, 청년 실업률(15~29세)은 그 두 배가 넘는 7.2%다. 전체 실업자 78만3000명의 41.9%가 청년층이다.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한 기성세대들은 경력직으로 직장을 옮겨 다니며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학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 구직자들은 아예 진입을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들도 마음 편치 않아
정규직을 포기하고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구해 들어가지만 불만이 가득 찰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경기도의 한 공기업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박모(여·28)씨의 토익 점수는 905점, 학점은 3.4점이다. 그는 졸업 후 정규직 일자리를 2년 가까이 찾아다니다 실패하고 일단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

박씨는 "비정규직이지만 정규직과 다름없는 일을 하고 있고 솔직히 능력으로 볼 땐 정규직 직원보다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급은 정규직의 60% 정도에 언제 잘릴지 모르는 신세다. 그는 "별다른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40·50대 정규직 아저씨들을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성질만 난다"고 말했다.

인터넷 유통업체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지방 국립대 무역학과 출신인 한모(30)씨. 이 회사 경력 3년차인 그의 월급은 200만원이 채 되지 않지만 그는 이미 비정규직 인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한씨는 "주변에서 '너 정도면 더 좋은 곳에 취직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 그런 소리에 귀 기울여 봤자 나만 괴롭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마음도 편치는 않다. 경기도 수원의 이동통신회사 대리점 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한모(41)씨는 전문대를 졸업한 여직원 2명을 용역회사에서 파견받아 고용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용역직을 뽑은 덕에 인건비는 월 100만~120만원만 주면 된다.

한씨는 "정규직들이 하는 일이 그다지 전문적인 일은 아니어서 용역 직원을 가르치면 되지만 다른 정규직 직원들이 싫어한다"며 "사실 우리 세대(40대)들은 억세게 운이 좋아서 그렇지 능력으로만 보자면 요즘 같은 시절이면 비정규직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 간 일자리 경쟁 더 치열해질 것

청년층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산업대 기초교양학부 정이환 교수는 "이미 일자리를 잡은 기성세대들은 임금과 근로조건을 향상시키면서 자리를 지키려 들고, 기업은 이 때문에 쉽게 신규 채용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며 "이런 현상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간의 일자리 경쟁을 가져 오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박사는 "무직(無職) 기간이 길어질수록 구직 가능성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청년 구직자들은 일단 저임금 직장이라도 진입해 좀더 나은 직장으로 차근차근 옮겨가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 외국어학원인 '파고다어학원 강남'에 취업준비생들이 모여 영어강의를 듣고있다. 일부학생들은 공강시간을 이용 간이 도서실에서 공부를 하고있다. /정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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