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pcbangv  피씨방하는 관계로 공감



삶은 사람의 줄임말이다 라는 말이 있더군요.
모두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초기 인테리어 업자와의 관계.
그넘 망해서 차압 들어갔는데 딱지 붙일게 없더라고 합니다.(불쌍한넘...공사 끝나자마자 바로 돋받어 갔어요...추석이라고 울면서....)
손님과의 관계...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친해지면 막 기어 올라요...^^
가족과의 관계...더 없이 소중하지요.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고, 가족이라는 공은 유리공입니다.
양손에 다 들고 있어야 되지만, 혹시라도 잘못되어 땅바닥에 떨어지면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라서 다시 튀어오르지만 가족이라는 유리공은 산산히 깨져버립니다.
소중한 가족 잘 지켜내시구요..
마지막으로 컴이랑에서의 관계.
네서널지오그래픽에서 죽기전에 가보아야할곳 몇곳 중에 마지막이 사이버 스페이스라고 하더군요
.
여기도 분명히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로 얽혀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망정, 피해는 주지 말고 살자고.
제 글 때문에 상처받은 님이 계시면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이 자리를 빌어 모든분께 용서를 구하고...
또 서로 이해하며 삶을 누렸으면 합니다.

하지만 세상이치가 낮이 있으면 밤이 있듯이
삶도 사람이지만, 사람 아닌 사람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저는 "삵" 이라고 하고 싶네요...
삶과 삵은 구분하는 하면서 게시판에 글을 올렸으면 합니다.
같이 삵이 되어가는것 같아 마음이 아파 몇자 적었습니다.

출처 - 다음카페 피사모


신랑과 운동 마치고 항상 집에서 밥먹구 정리하구 가겔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 웬쥐 밥차리기가 실어서 그냥 밖에서 먹자고 했쬬.. ok~!
이마트서 가게 필요한 것들줌 사고 거기서 먹을까 하다가
저번에 실패한 기억에 그냥 나가서 먹자고 했쬬. ok~!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복탕?  생태탕?  김치찌개?.. 그러던중
시간이 촉박하여..그냥 간단히 분식으루 때우자.. ok~!
역전앞에가면 분식집이 있씁니다.두개..
하나는 큰곳과 옆에 바루 붙어인는 반정도의 크기..
누구나 그러하듯.. 큰곳으로 발걸음이 가더라구요..무의미하게여...
주차하구 딱 들어갔씁니다. 주인인지 종업원인지 잘 모르겠지만 하튼  6분 계셨구여..
저랑 눈이 마주친 사람이 세분.
30초간 메뉴판을 바라보는데 것두 앉지두 않구 서서..
6명중 어느누구하나 "어셥쑈~ 멀드릴까요?" 한마디 하시는분 업더긍요,,
어쩜 ..짠듯하게...
손님 한테이블도 없는 상황이었씁니다. 당연~
여보 장사할 생각이 엄나봐 나가자.. ok~!
옆집으루 갔쬬..두팀 계셨구요..
종업원 세분 동시에 어서오세효~ 배달갔따 들어오시는분까지 동시에...인사를....
맛있게 먹으면서 옆집 절라 십꼬...ㅋㅋ
울 애들에게 이 얘기 꼭 해주자고 했씁니다.
손님 입장에서 바라볼때 너무나 부족한 울 가게..앞으루 노력 많이 하려구여..ㅎㅎ
친절 합시다~

출처 - 이코노미스트


컨설팅 회사 사장이 본 요즘 CEO들 고민은? … CEO 생존 화두 3題
‘너무 빠르게 변한다’ ‘사업기회가 없다’ ‘세계화가 숙제다’

고독한 항해사-. 나는 그들을 ‘고독한 항해사’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왓슨와이어트 대표로 컨설팅해주는 전문가다. 누구나 알 만한 기업의 CEO라는 자리는 분명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은 또 너무나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야 한다.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까닭에 많은 회사의 CEO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을 때가 없다. 그들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남부럽지 않은 자리에 앉아 있는데 그들은 도대체 뭘 고민할까. 그들의 고민을 알려면 고민에 바로 접근하는 것보다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적인 변화와 상황을 먼저 들춰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업에 대한 고민 1
새로운 사업,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요즘 CEO들을 만나면 자주 거론되는 게 기업 인수합병(M&A)이다. 회사 기획실의 가장 큰 관심 또한 M&A다. CEO가 관심이 있으니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M&A 이후의 통합(PMI)이어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기업에 PMI에 대한 설명과 소개를 해오고 있었지만 사실 기업들의 관심은 시큰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CEO들이 요청한 미팅에 참석해 보면 대부분 M&A에 대한 관심이 높고, M&A 이후의 통합에 대한 고민이 가득함을 알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결국은 도태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 기업들은 현재 수출 물량을 늘리거나 일부 사업을 정리하면서 현금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다.

이 두 상황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쉽게 나온다. 신사업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기존 사업의 확대에 이런 대규모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고민의 맨 위 리스트에 놓여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선두권에 있는 일부 대기업은 자체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및 신규 시설투자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CEO는 직접적 성과가 단기에 일어날 수 있는 M&A에 온통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몇몇 기업이 성공적인 M&A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와 사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이른바 변신에 성공하면서 CEO들의 관심은 조바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남들보다 빨리 선수를 쳐야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대기업 CEO는 지난 몇 년 동안 M&A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관심만이 아니라 M&A를 하기 위해 직접 입찰에 참여하는 등 행동(Deal)을 감행했지만 한 건도 성공하지 못했다. 기업의 도약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기업 조직의 리더로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구축하지 못하면서 그는 요즘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많은 기업이 사활을 걸고 경쟁적으로 쟁투를 하고 있어 그 치열함은 엄청나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그러려니’할 뿐 알게 모르게 진행되는 경쟁 강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어쨌든 그들의 1차적 관심은 M&A를 통해 기업의 성장엔진을 찾고, 그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업에 대한 고민 2
글로벌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리 회사의 매출과 사업운영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조직 운영체계는 여전히 한국식으로 고착돼 문제가 많습니다.” “얼마 전 거액을 들여 미국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는데 미국 기업은 우리와 전혀 다른 운영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필자가 직접 들었던 CEO들의 토로다. 이런 사례는 흔하다. 하나만 더 들어보자.

“여러 나라에 공장을 세우고 지사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업장에 맞는 조직운영과 인사 운영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 하겠습니다.”

이른바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등장한 고민이다. 물론 전에도 이런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민의 수준이 다르다. 이전의 고민이 ‘어떻게 하면 조기에 생산을 안정화시킬 것인가’ ‘현지 공장의 안정화를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말 그대로 ‘글로벌 운영시스템’, 즉 조직과 인사, 나아가 조직문화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것에 있다. 생각이나 염려가 아닌 현실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현지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영어 원어로 하면 Talent Attraction & Retention)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식’이라고 할 수 있는 연공서열적인 인사체계, 그리고 권위주의적·폐쇄적 조직 운영체계로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고민은 주로 대기업 CEO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조직구조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요즘 대기업 CEO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직은 낯선 글로벌 매트릭스(Global Matrix)형 조직이다. 간단히 말해 조직을 수평과 수직으로 겹쳐 놓은 형태다(설명이 좀 복잡하다). 당연히 역사적 경험이 많은 서구 기업의 조직구조 운영체계에 대한 벤치마킹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것이 CEO의 고민 항목에 자리 잡은 것은 여러 나라로 확산되는 사업장의 인사 운영체계가 일관성 있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직무중심의 글로벌 HRM(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적자원관리) 구조의 마련은 이런 고민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아무런 탈 없이 가동되고 있는’ 한국식 연공서열 체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구조를 한번에 버리고 갈 수는 없는 까닭이다.

이와 함께 최근 일어나는 M&A의 공간적인 범위가 해외로 확장됨에 따라 고민은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어느 CEO의 탄식처럼 “문제는 자금 마련이 아니다”는 게 진짜 문제다. 그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새롭게 인수한 기업을 어떤 경영시스템으로 운영할 것인가다. 한 기업의 CEO는 “인수 자금은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내가 고민하는 것은 우리가 그 회사를 실제로 경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준비와 실력이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여기서 심각하게 고민한다는 것은 인수를 망설이는 것이다. 먹고 먹히는 전쟁에서 타이밍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그 중요한 시간에 경영능력을 되씹어보며 주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느낀 것은 우리 기업들의 내부 운영체계가 글로벌 환경에서 작동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조직에 대한 고민 1
혁신적인 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이나 기업의 CEO들이 이전과 온도차를 가장 실감 있게 느끼고 있는 것은 변화의 속도와 강도다. 많은 CEO는 “향후 우리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를 고민의 맨 윗자리에 올려놓고 있다. 주목할 것은 여기에서 ‘향후’가 10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2, 3년 후를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요즘 전개되는 글로벌 전자회사 경쟁구도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삼성과 인텔·소니 등의 앞날은 1년 앞을 예측할 수 없다. 이렇듯 미래는 불확실하다.

한 CEO는 회한에 찬 모습으로 “지난 2, 3년 동안 좋았던 실적에 자만하고 소홀히 했던 결과가 지금 이렇게 절박한 상황을 만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아마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가슴을 치고 있었을 것이다. 불과 2, 3년 만에 시장의 경쟁질서가 바뀌고 해당 기업의 시장 내 위치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락하는 상황과 케이스들을 매 순간 직면하는 것을 보는 많은 CEO는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말할 정도다. 그들에게 어제와 오늘은 같은 하루가 아니다.

이런 생존 고민은 요즘 말로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장대한 미래가 아니다. 절박한 현실이고 과제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전략과 시나리오, 혹은 그림을 CEO가 모두 그려줄 수는 없다’는 것에 있다. 미래에 대한 그림을 CEO들이 그리기가 어렵다는 면도 있지만 미래라는 것이 워낙 변화무쌍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전략, 혹은 그림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혁신(Innovation)이다. CEO들이 혁신을 입에 담고 다니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그중에서도 어떻게 하면 조직의 모든 부문이 자생적인 혁신구조로 돌아가게 하느냐에 관심이 몰려 있다. 하지만 현실은 CEO의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다. 혁신의 절박성을 인식하는 조직원들의 수준이 낮기도 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저항도 높기 때문이다. 많은 CEO가 “CEO는 혁신을 회사, 혹은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데, 조직원들은 지나가는 흐름 정도로 인식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바로 이런 상황이 CEO들을 좌절감으로 몰고 간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형 조직(Innovation driven Organization)의 좋은 모델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다(포스코나 삼성·LG 등은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고 있다). 막막해 하던 CEO들에게 구체적인 방법론과 운영체계를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혁신에 대한 관심은 민간기업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공공부문의 CEO들도 절박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요즘 공공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활동은 이런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얼마 전 다국적 컨설팅 회사의 회장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는 혁신”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속적인 혁신만이 지속가능한 발전 및 생존을 보장한다는 얘기다.

조직에 대한 고민 2
어떻게 해야 활력있는 조직을 만들까?


“우리 회사의 인력규모가 적절한 건지 가늠이 잘 안 돼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인력채용을 가능한 한 억제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조직이 너무 고령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생기도 없는 것 같고….”

최근 CEO들이 자주 하는 또 다른 말이다. 우리 기업들에 외환위기는 일종의 상처(Trauma)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가 엄습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CEO들은 경험해보지 않았던 명예퇴직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외견상 이런 구조조정은 직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그것은 CEO들에게도 충격이었다. 특히 CEO들은 구조조정이 경영층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그런지 일종의 죄책감까지 느꼈다. 그런 예를 자주 봐왔다. CEO들이 명시적으로 하든, 혼자만의 결심이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적어도 당분간은(혹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한 것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신입 직원 채용도 자제했다.

그런데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예상치 못 했던 고민이 생겨나고 있다. 조직의 인적상태가 정체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신규 인력은 적어지고 기존 인력은 고령화되고 있어 조직의 역동성이나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는 CEO들이 직면하는 현실적이고 심각한 고민이다.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하고, 핵심인재 관리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인재에 대한 고민
차세대 주자들을 어떻게 확보할까?


중견그룹 회장과의 대화에서 나온 얘기다. “나는 조만간 은퇴를 해야만 하는데 누가 이 사업을 이끌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답답할 따름입니다.”
“생각해보니 많은 리더를 내 우산 밑에만 두었지, 적극적으로 그들을 경영자로 키우지 못했어요.”

무슨 얘기일까. 그의 의중을 짐작하게 하는 다른 CEO들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우수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박하게 인식하고 데리고 오려고 해도 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CEO들은 대개 두 가지 방향으로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의 도입과 우수 인재 채용이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잭 웰치가 현 회장인 제프리 이멜트에게 자리를 넘겨주면서 세상에 알려졌던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예가 있어 CEO들이 도입에 주저함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 조직에는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것이어서 당위성은 인식하면서도 실행을 머뭇거리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조직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기업에서는 적극적인 후계자 양성보다는 임원진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에서조차 임원에 대한 교육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지도가 있다는 대기업은 모두 임원 교육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들이 임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우선, 그런대로 후계자 준비가 돼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임원에까지 오를 정도라면 나름대로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둘째는 우수 인재를 내부에서 직접 육성하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대상자인 임원은 회사가 기대하는 우수 인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조직표 상에서 리더인 그들은 ‘아직은 어린’ 잠재 후계자들을 길러내는 ‘보육자’의 역할을 한다. 많은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잠재 리더들이 크는 것을 방해만 하지 않아도 일정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CEO들도 있다. 그만큼 인재는 조직의 사활을 좌우한다.

한편 대기업이나 선두기업이 아닌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 과정에서 CEO들은 무엇보다 회사 자체의 독특한 브랜드, 또는 매력 포인트가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인재에 대한 욕심은 한없이 높아가는데 현실적인 유인력은 없는, 그 간극이 CEO의 고민으로 채워지고 있다. 또 인재를 데려온다고 해도 기존 조직의 문화가 과연 인재와 개선 프로그램을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05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이 시간에도 CEO들의 고민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실 어디 이뿐이겠는가? CEO라는 자리는 빛나는 자리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배를 이끌고 있는 선장, 혹은 항해사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루가 다르게 천변만화하는 시대에 장기적인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는 어감의 차이로 따지자면 고민이 아니라 고뇌의 수준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고뇌가 결코 CEO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조, 그리도 동참이 절실하다.


인터뷰 김광순 한국왓슨와이어트 사장

CEO들이 자주 하는 말 “미치겠다”

“얼마 전 한 CEO를 만났는데 그러더군요. ‘이제 실망 안 하기로 했다’.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자신은 마음이 급한데 조직 구성원들은 회사 일을 쉽게 ‘후 순위’로 밀쳐버린다는 겁니다. 가족이 더 중요하고 개인적인 일이 더 급하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인 왓슨와이어트의 한국지사를 맡고 있는 김광순 사장은 “개인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들은 쫓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요즘 CEO들의 심정을 말했다. 그런 그에게 “CEO들이 입만 열면 나오는 단어나 문장이 뭐냐”고 물었더니 ‘예상했던’ 얘기가 나왔다.

“ ‘나는 급한데 잘 안 따라온다’는 겁니다. ‘못 따라온다’는 말도 많이 합니다. 시간 개념의 차이겠죠. 그러다 보니 ‘미치겠다’는 말도 흔히 합니다.”

김 사장은 기업이라는 공간을 지칭하는 키워드로 ‘불안’을 들었다. 개인도 사장도 회사도 모두 불안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그 급변하는 환경이 단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CEO들에게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결점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바뀌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얘기하자면 한 가지는 있습니다. 원인을 남에게 전가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어차피 CEO가 느끼는 위기감과 조직 구성원이 느끼는 위기감은 차원이 다릅니다. 다를 수밖에 없고요.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안 따라주어서…’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해는 되지만 문제 해결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친절하게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해야 합니다. 변화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렇다고 변화가 기업에 반드시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CEO들이 처절한 고민을 독서, 조찬 세미나 참여 같은 학습으로 메우고 있는 긍정적인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그는 “덕분에 최근 우리나라 CEO들은 엄청난 학습량을 축적하고 있다”며 “이는 주먹구구식 경영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를 나와 앤더슨컨설팅(현재는 엑센추어컨설팅)에서 컨설턴트를 시작한 김 사장은 노틸러스효성 상무를 거쳐 2003년부터 한국왓슨와이어트 사장을 맡고 있다.

서광원
기자·araseo@joongang.co.kr

미국 항공산업을 일시에 무너뜨린 가격경쟁 전략, 무작정 뛰어들면 파멸로
자신과 경쟁사들의 한계비용을 과학적으로 따져보고 합리적인 대책 세워야

▣ 이원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timelast@seri.org


볼 때마다 새로운 경영학 이슈를 보여주는 기업이 종종 있다. 블루클럽이 그랬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가치혁신으로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는 미용실이라고 2주 전 소개했던 그 블루클럽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제점이 먼저 눈에 띄었다.

블루클럽의 커트 가격은 1998년 창사 이래 7년 동안 5천원 그대로다. 그동안 한국 소비자물가는 22%가 올랐는데 말이다. 자장면은 2천원에서 3천원으로, 500원이던 서울 시내 일반 버스요금은 800원으로 올랐다. 블루클럽 점장에게 얼른 물었다. 이래도 장사가 되느냐고. 푸념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당연히 어렵죠. 말씀도 마세요. 우리가 자리 잡은 다음에 미용실 사이에 가격 전쟁이 벌어졌어요. 요즘엔 1천원, 2천원에 커트해준다는 집도 나왔다니까요. 그러니 힘들더라도 값을 올릴 수가 없지요.”

최저가 전성시대, 할인의 마지노선은?

문득 블루클럽 창업 초기, 업계 죽이는 저가 정책이라며 목청 높이던 동네 미용실 주인이 떠올랐다. 툭하면 파산했다고 발표하는 미국 항공사들 생각도 났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인 한국 신문사들도 겹쳐졌다. 규모와 장소는 갖가지였지만 고생하는 이유가 모두 같았다. 문제는 요즘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저가 신드롬’을 가져온, 가격경쟁(price competition) 전략이 가져온 암울한 결과다.

가격경쟁은 기업이 가격 인하를 통해 경쟁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의 비극은 보통 가격 결정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평균비용(average cost)이 가격인하의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이 대표적 오해다. 정상적으로 경쟁하는 기업이 매기는 가격의 ‘마지노선’은 한계비용(marginal cost)이다.

비용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원가라고 불리는 평균비용과 한계비용이다. 평균비용은 전체 비용의 단순평균이다. 컴퓨터 10대를 생산하는 데 1천만원이 들었다면, 평균비용은 100만원이다. 한계비용은 마지막 1대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간 추가 비용이다. 컴퓨터 9대를 95만원 들여 공장에서 이미 생산하고 있는데 1대만 끼워서 추가 생산하는 데 5만원이 든다고 하면, 컴퓨터 생산의 평균비용은 10만원이지만 한계비용은 5만원이다.

△ 저가 항공사들이 미국 시장에 등장한 뒤 가격경쟁이 시작되면서 항공산업 전체가 흔들렸다. 마이애미 공항의 한 저가 항공사 카운터. (사진/ AP)

컴퓨터 1대의 한계비용이 5만원이라면, 1대에 5만원 이상만 받으면 당연히 남는 장사다. 10만원까지 받는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경쟁이 심하다면 5만원은 웃돈이라고 여기며 포기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기업을 하는 사람들조차 가격 결정 요인을 착각한다. 그리고 그 착각이 수많은 기업들이 선뜻 가격경쟁에 나서게 하고 출혈경쟁의 함정으로 몰아넣는다. 경쟁사들이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평균비용 아래로는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뒤통수를 맞는 것이다.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한계비용이 매우 낮은 산업의 경우에, 섣불리 시작한 가격경쟁이 산업 전체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제품 하나를 더 파는 데 추가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산업의 얘기다.

미용실의 경우를 보자. 미용실은 이미 임대료를 지불했다. 미용사 임금도 지급했고 빗과 가위도 준비되어 있다. 현재 하루 손님이 99명인데, 1명을 더 받는 데 드는 한계 비용은 얼마일까? 거의 없다고 보면 맞다. 그러니 마지막 손님에게는 단돈 100원만 받더라도 이익이다. 그래서 어느 한 미용실이 작심하고 가격을 내리기 시작해 본격적인 할인경쟁이 시작되면, 단돈 100원에 머리를 잘라주겠다고 나서는 미용실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블루클럽은 가치 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지만, 동시에 다른 경쟁자에게 가격경쟁의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오래 지켜진 암묵적 고가 카르텔이 깨지면서 출혈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한계비용 제로, 가격경쟁의 자살폭탄

이는 실제 미국 항공산업에서 일어난 일이다. 항공사가 1명의 승객을 비행기에 태우는 데 드는 한계비용도 0에 가깝다. 어차피 비행기는 정해진 일정대로 운행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저가 항공사들이 미국 시장에 등장한 뒤, 대형사들까지 가격경쟁에 뛰어들면서 모두의 수익성이 악화했고 줄도산을 맞았다. 신문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신문 1부 제작에는 인쇄비가 들지만, 거꾸로 광고수익도 들어온다. 두 가지를 합치면 1부 발행의 한계비용은 사실상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신문 구독자들에게 김치냉장고 같은 고가 경품이 주어졌던 이유가 여기 있다. 가격경쟁이 시작되자마자 모든 신문이 잠재적인 무가지가 돼버린 것이다.

가격경쟁은 신규 진입 기업이나 기술 혁신으로 비용 감축을 이뤄낸 기업에게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순식간에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과 경쟁자들의 한계비용을 과학적으로 따져보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모두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자살폭탄이기도 하다.


저가공세에 ‘헤어 디자이너’ 자존심마저…

“돈 많은 사람들은 고급 미용실로 가고, 서민들도 브랜드 따라 프랜차이즈 미용실로 몰려가고. 동네 미용실은 오는 사람이 없어요.”

서울 송파구에서 10여년째 ‘아씨머리방’을 운영하고 있는 미용사 이효숙(46)씨.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손님의 머리카락를 자르고 지지고, 미용실을 쓸고 닦는 것까지 모두 혼자 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저도 직원을 2명까지 뒀어요. 처음 이 자리로 옮겨왔던 93년에만 해도 워낙 미용사 수요가 많아 직원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요새는….” 이씨의 말꼬리가 한숨과 겹치면서 흐릿해진다.

긴 불황의 그림자와 프랜차이즈 업체의 공세 속에서 그처럼 ‘미용기술’ 하나만 믿고 창업한 ‘나홀로’ 미용실 주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02년 8만6천여곳에 이르렀던 미용실 수는 2003년 한해에만 4천여곳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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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참조)

요즘 미용 시장은 △5천원짜리 커트를 내세운 남성전문 미용실 체인 △파마·염색·코팅 등을 모두 2만원 균일가로 내세우는 미용실 체인 △강남·신촌 일대의 고급 미용실로 대별된다. 그 틈바구니에서 동네 미장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똑같은 값이라도 브랜드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좋아해요. 게다가 유행을 많이 따지지 않는 남자 손님들마저도 몇 천원 차이로 남성전용 미용실로 가니 답답하죠.” 여자 손님들이 많은 미장원을 쑥스러워하는 남자 고객들이 남성전용 체인 미장원으로 가면서 이씨네 가게도 남자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서민까지 프랜차이즈 찾아
월세 맞추기도 버거운데 손님 떨어질라 손해나도…
미용실 차리려는 젊은이에 잘 해보라는 말 못해

아씨머리방은 여자 커트는 7천원, 퍼머는 2만5천~3만원을 받는다. 10년 전 미용실을 시작할 때와 같은 값이다. “노동비며 재료비 등을 따지면 아무리 ‘아줌마’ 파마를 해도 3만5천원은 받아야 해요.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2만원을 받으니, 손해가 나도 손님 떨어지게는 못하잖아요.”

요새 같아선 일주일에 하루만 쉬는데도 월세 55만원을 맞추기 버거울 지경이다. 하루 퍼머 손님이 10명을 넘기는 날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는 “고3·고1인 아들·딸에게 ‘학원을 관두면 안 되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창업할 때의 희망은 이미 날아가 버린듯 보이지 않고, 저가 공세에 ‘헤어 디자이너’의 자존심마저 위태롭다.

“남의 미용실에서 설움 받으며 세탁기도 없이 찬물에 수건 빨래 하고, 파마약에 손 터져가며 기술을 배웠지만 그래도 이 기술만 제대로 배우면 미용실 차려서 잘 살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요새 미용기술 배워 자기 가게 차리겠다는 젊은이들 보면 ‘잘 해보라’고 격려만 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끝>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출처 - 한경비지니스 2005-11-06


[PEOPLE - Star&Biz] 개그맨 김학래·임미숙 부부


◆‘대박집 주변 공략한 것이 성공비결’- 차이니스 레스토랑 ‘린찐’ 일매출 5백만원… 창업 전 상권 철저 분석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개그맨 김학래(51)ㆍ임미숙(42) 부부가 서울 올림픽공원 주변 먹자골목에서 2년째 운영하고 있는 중식당 ‘차이나 린찐’을 찾은 시간은 오후 3시께. 점심때가 지났는데도 4개의 별실을 포함한 85평 규모의 홀에는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적잖게 있었다.

“들어오면서 ‘자장면도 되나요?’ 하고 묻는 손님들이 계시는데 아, 물론 되지요. 짬뽕도 되는걸요.(웃음) 값도 다른 중국집하고 같아요, 자장면이 5,000원, 짬뽕이 6,000원입니다. 참, 식사는 하셨어요?”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데 투자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질문에 김학래 사장이 털털하게 웃으며 말했다.

부부의 성씨인 ‘김’과 ‘임’의 중국어발음을 합쳐 이름을 지었다는 ‘차이나 린찐’은 ‘중국집’이라기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다. 2년 전 개업 당시 인테리어에 무려 3억원을 쏟아부었다고 하니 그 정성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식당은 음식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이 부부의 원칙은 호텔 중식당을 거친 화교 출신 주방장 영입에서도 엿볼 수 있다.

◆ 피자집·카페 운영 노하우가 한몫

“‘린찐’을 오픈하기 전 미사리에서 6여년간 양식 전문 카페를 운영했어요. 그전에는 4년 정도 피자전문점을 했고요. 예전 아이템들도 영업은 괜찮았지만 ‘린찐’은 상당히 성공적입니다. 여러가지 아이템을 다루면서 얻은 결론이 있었는데 음식점은 맛 이상의 비결이 없다는 거죠. 중식당을 오픈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나서 사실 생소한 분야라 막막하기도 했지만 최상급 재료를 인색하지 않게 쓴다는 원칙을 정하고 지금까지도 고수해 오고 있어요. 연예인이 아니라 누가 하더라도 음식이 맛 없으면 잘 될 리 없거든요.”

연예인으로만 기억했던 이 부부는 ‘린찐’ 이전에 이미 요식업 경영수업을 착실히 해 온 것이다. 첫 번째 시도했던 피자전문점은 장사는 잘됐지만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내세운 브랜드 파워와 통제하기가 수월치 않았던 배달 시스템 때문에 장기적으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접었다.

이후 미사리로 무대를 옮겨 라이브뮤직이 있는 카페 ‘루브르’를 오픈했다. 외환위기의 한파가 거세던 1997년에 창업을 했음에도 잘될 때는 월 7,000만~8,000만원까지 순수익을 올리며 호황을 누렸지만 인기가수를 영입하려는 카페들의 과당경쟁으로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문을 닫았다. 가수 개런티 부담이 고스란히 손님들한테 넘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부당한 것 같아 새로운 가게자리의 물색에 들어갔고 당시 김사장의 눈에 들어온 것이 지금의 ‘린찐’ 자리다.

“우선 공원을 끼고 있는 아파트 단지여서 유동인구가 많고 가족단위 손님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사무실이 많아 평일 점심시간에는 샐러리맨들을 주 타깃으로 삼으면 되겠더라고요. 주변 ‘빕스’와 같은 대형 양식당과 유명 매운탕, 냉면전문점 등 한식당들이 모두 대박집이더군요. 이곳이면 되겠다 싶었어요. 대박집이 즐비한 상권에 사람이 많이 찾는 건 당연하잖습니까. 그중에서 중식당이 없다는 데 아이디어를 얻었죠.”

예감은 적중했다. 100여가지가 넘는 중식당 메뉴는 저가에서 고가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광우병 한파가 고깃집에 타격을 줄 때도, 여름철 횟집이 예상치 않은 변수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센 불로 조리하는 중식당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불경기에 가장 잘나가는 음식이 ‘자장면’과 ‘짬뽕’이 아닌가. 100여가지에 이르는 사천식ㆍ광동식 메뉴는 단골손님들에게 매번 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차이나 린찐’의 영업실적은 A플러스다. 점심과 저녁, 대부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일평균 매출은 500만원선이라고 한다. 발렛파킹서비스 담당 직원 4명을 포함해 2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 프랜차이즈보다 직영점 확장 고려 중

“어느 식당이나 마찬가지지만 재료를 아끼는 집은 오래 못 갑니다. 우리 집 짬뽕 같은 경우에는 갑오징어를 쓰는데 시꺼먼 색깔이 나는 일반 오징어보다 새하얗고 통통한 살이 한결 미각을 돋우기 때문이죠.”

‘린찐’의 장보기 담당인 김사장의 설명이다. 임미숙 ‘안사장’은 고객관리와 서비스에 보다 치중한다고. 충청도가 고향인 그녀는 오픈 초기부터 지금껏 친정어머니가 충북 음성에서 직접 빻아서 보내준 고춧가루를 고집한다. 고춧가루의 맛도, 음식에서 뿜어내는 색깔도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이 부부에게는 창업컨설팅이나 프랜차이즈 문의를 해오는 주변인들이 많다. 가까운 연예인을 비롯해 단골손님들까지 다양한데 입소문 덕에 김사장은 요즘 여기저기 창업과 관련한 특강 청탁으로 지방까지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프랜차이즈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지금까지 쌓아온 ‘차이나 린찐’의 밸류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우려로 자장면, 짬뽕 등 면 종류만을 취급하는 소규모 식당을 구상 중입니다. ‘린찐’이 좀더 자리를 잡으면 직영점 형태로 넓히는 것이 안전할 것 같고요.”

인터뷰를 마치며 임미숙 ‘안사장’에게 ‘린찐이 린찐일 수밖에 없는’ 전략 메뉴를 물었다. “여름에는 밀가루 면발로 잔치국수 같은 독특한 맛을 내는 중국식 냉면이 일품이고 겨울에는 굴짬뽕이 최고죠. 가족단위 외식에는 찹쌀가루로 튀김옷을 만든 인절미 탕수육을 권할 만합니다. 점심식사로 직장인들은 4~5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를 많이 찾으세요. 참, 세트메뉴는 주부 계모임에서도 단연 인기에요.”

장헌주 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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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돋보기 : 김학래 사장에게 배우는 한 수 ]

‘잘나가는 줄에 서야 후광효과’

▷대박집’ 옆에서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이다=‘대박집’은 맛으로 검증이 된 식당이다. 따라서 대박집 밀집상권이라면 비용부담은 있으나 검증된 상권이므로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다. 단 이렇게 ‘기초농사’가 잘된 상권에 진입할 때 피해야 할 것은 아이템의 중복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없는 것을 찾아라. 고객들에게 메뉴 옵션을 하나 늘려주는 셈인데 사람들은 매일, 매주 같은 것만 먹을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상기해 보라.

▷가장 싼 메뉴일수록 주방장 솜씨를 뽐내라=인테리어 등 투자비용을 많이 들일수록 흔히 비싼 고급형 메뉴에 신경을 쓰기 쉽다. 하지만 식당의 분위기는 고급스럽되 문턱은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다. 중식당의 경우 자장면과 볶음밥, 짬뽕 등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영원한 인기 아이템을 놓친다면 고급 메뉴를 찾는 손님까지 함께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5,000원짜리 자장면이 맛있다면 고급 메뉴도 맛있을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기 때문. 가장 싼 메뉴일수록 주방장이 직접 만들게 하라.

▷주말 가족단위 고객을 잡으려면 주차에 신경 써라=최근 주5일 근무제의 실시로 주말 손님이 매출을 톡톡히 올려주므로 가족단위 손님은 사수해야 하는 상황. 이때 중요한 것은 주차장 확보다. 주차공간의 확보와 함께 손님이 도착하자마자 식당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발렛파킹서비스 등을 제공하라. 호텔 같은 서비스로 손님들은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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