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경비지니스 2005-11-06


[PEOPLE - Star&Biz] 개그맨 김학래·임미숙 부부


◆‘대박집 주변 공략한 것이 성공비결’- 차이니스 레스토랑 ‘린찐’ 일매출 5백만원… 창업 전 상권 철저 분석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개그맨 김학래(51)ㆍ임미숙(42) 부부가 서울 올림픽공원 주변 먹자골목에서 2년째 운영하고 있는 중식당 ‘차이나 린찐’을 찾은 시간은 오후 3시께. 점심때가 지났는데도 4개의 별실을 포함한 85평 규모의 홀에는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적잖게 있었다.

“들어오면서 ‘자장면도 되나요?’ 하고 묻는 손님들이 계시는데 아, 물론 되지요. 짬뽕도 되는걸요.(웃음) 값도 다른 중국집하고 같아요, 자장면이 5,000원, 짬뽕이 6,000원입니다. 참, 식사는 하셨어요?”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데 투자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질문에 김학래 사장이 털털하게 웃으며 말했다.

부부의 성씨인 ‘김’과 ‘임’의 중국어발음을 합쳐 이름을 지었다는 ‘차이나 린찐’은 ‘중국집’이라기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다. 2년 전 개업 당시 인테리어에 무려 3억원을 쏟아부었다고 하니 그 정성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식당은 음식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이 부부의 원칙은 호텔 중식당을 거친 화교 출신 주방장 영입에서도 엿볼 수 있다.

◆ 피자집·카페 운영 노하우가 한몫

“‘린찐’을 오픈하기 전 미사리에서 6여년간 양식 전문 카페를 운영했어요. 그전에는 4년 정도 피자전문점을 했고요. 예전 아이템들도 영업은 괜찮았지만 ‘린찐’은 상당히 성공적입니다. 여러가지 아이템을 다루면서 얻은 결론이 있었는데 음식점은 맛 이상의 비결이 없다는 거죠. 중식당을 오픈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나서 사실 생소한 분야라 막막하기도 했지만 최상급 재료를 인색하지 않게 쓴다는 원칙을 정하고 지금까지도 고수해 오고 있어요. 연예인이 아니라 누가 하더라도 음식이 맛 없으면 잘 될 리 없거든요.”

연예인으로만 기억했던 이 부부는 ‘린찐’ 이전에 이미 요식업 경영수업을 착실히 해 온 것이다. 첫 번째 시도했던 피자전문점은 장사는 잘됐지만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내세운 브랜드 파워와 통제하기가 수월치 않았던 배달 시스템 때문에 장기적으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접었다.

이후 미사리로 무대를 옮겨 라이브뮤직이 있는 카페 ‘루브르’를 오픈했다. 외환위기의 한파가 거세던 1997년에 창업을 했음에도 잘될 때는 월 7,000만~8,000만원까지 순수익을 올리며 호황을 누렸지만 인기가수를 영입하려는 카페들의 과당경쟁으로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문을 닫았다. 가수 개런티 부담이 고스란히 손님들한테 넘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부당한 것 같아 새로운 가게자리의 물색에 들어갔고 당시 김사장의 눈에 들어온 것이 지금의 ‘린찐’ 자리다.

“우선 공원을 끼고 있는 아파트 단지여서 유동인구가 많고 가족단위 손님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사무실이 많아 평일 점심시간에는 샐러리맨들을 주 타깃으로 삼으면 되겠더라고요. 주변 ‘빕스’와 같은 대형 양식당과 유명 매운탕, 냉면전문점 등 한식당들이 모두 대박집이더군요. 이곳이면 되겠다 싶었어요. 대박집이 즐비한 상권에 사람이 많이 찾는 건 당연하잖습니까. 그중에서 중식당이 없다는 데 아이디어를 얻었죠.”

예감은 적중했다. 100여가지가 넘는 중식당 메뉴는 저가에서 고가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광우병 한파가 고깃집에 타격을 줄 때도, 여름철 횟집이 예상치 않은 변수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센 불로 조리하는 중식당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불경기에 가장 잘나가는 음식이 ‘자장면’과 ‘짬뽕’이 아닌가. 100여가지에 이르는 사천식ㆍ광동식 메뉴는 단골손님들에게 매번 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차이나 린찐’의 영업실적은 A플러스다. 점심과 저녁, 대부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일평균 매출은 500만원선이라고 한다. 발렛파킹서비스 담당 직원 4명을 포함해 2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 프랜차이즈보다 직영점 확장 고려 중

“어느 식당이나 마찬가지지만 재료를 아끼는 집은 오래 못 갑니다. 우리 집 짬뽕 같은 경우에는 갑오징어를 쓰는데 시꺼먼 색깔이 나는 일반 오징어보다 새하얗고 통통한 살이 한결 미각을 돋우기 때문이죠.”

‘린찐’의 장보기 담당인 김사장의 설명이다. 임미숙 ‘안사장’은 고객관리와 서비스에 보다 치중한다고. 충청도가 고향인 그녀는 오픈 초기부터 지금껏 친정어머니가 충북 음성에서 직접 빻아서 보내준 고춧가루를 고집한다. 고춧가루의 맛도, 음식에서 뿜어내는 색깔도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이 부부에게는 창업컨설팅이나 프랜차이즈 문의를 해오는 주변인들이 많다. 가까운 연예인을 비롯해 단골손님들까지 다양한데 입소문 덕에 김사장은 요즘 여기저기 창업과 관련한 특강 청탁으로 지방까지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프랜차이즈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지금까지 쌓아온 ‘차이나 린찐’의 밸류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우려로 자장면, 짬뽕 등 면 종류만을 취급하는 소규모 식당을 구상 중입니다. ‘린찐’이 좀더 자리를 잡으면 직영점 형태로 넓히는 것이 안전할 것 같고요.”

인터뷰를 마치며 임미숙 ‘안사장’에게 ‘린찐이 린찐일 수밖에 없는’ 전략 메뉴를 물었다. “여름에는 밀가루 면발로 잔치국수 같은 독특한 맛을 내는 중국식 냉면이 일품이고 겨울에는 굴짬뽕이 최고죠. 가족단위 외식에는 찹쌀가루로 튀김옷을 만든 인절미 탕수육을 권할 만합니다. 점심식사로 직장인들은 4~5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를 많이 찾으세요. 참, 세트메뉴는 주부 계모임에서도 단연 인기에요.”

장헌주 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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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돋보기 : 김학래 사장에게 배우는 한 수 ]

‘잘나가는 줄에 서야 후광효과’

▷대박집’ 옆에서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이다=‘대박집’은 맛으로 검증이 된 식당이다. 따라서 대박집 밀집상권이라면 비용부담은 있으나 검증된 상권이므로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다. 단 이렇게 ‘기초농사’가 잘된 상권에 진입할 때 피해야 할 것은 아이템의 중복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없는 것을 찾아라. 고객들에게 메뉴 옵션을 하나 늘려주는 셈인데 사람들은 매일, 매주 같은 것만 먹을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상기해 보라.

▷가장 싼 메뉴일수록 주방장 솜씨를 뽐내라=인테리어 등 투자비용을 많이 들일수록 흔히 비싼 고급형 메뉴에 신경을 쓰기 쉽다. 하지만 식당의 분위기는 고급스럽되 문턱은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다. 중식당의 경우 자장면과 볶음밥, 짬뽕 등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영원한 인기 아이템을 놓친다면 고급 메뉴를 찾는 손님까지 함께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5,000원짜리 자장면이 맛있다면 고급 메뉴도 맛있을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기 때문. 가장 싼 메뉴일수록 주방장이 직접 만들게 하라.

▷주말 가족단위 고객을 잡으려면 주차에 신경 써라=최근 주5일 근무제의 실시로 주말 손님이 매출을 톡톡히 올려주므로 가족단위 손님은 사수해야 하는 상황. 이때 중요한 것은 주차장 확보다. 주차공간의 확보와 함께 손님이 도착하자마자 식당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발렛파킹서비스 등을 제공하라. 호텔 같은 서비스로 손님들은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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