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기획탐구> 풍수지리 ①과학으로 진화


풍수지리 세계적인 웰빙 코드로 부상

국내학계 과학적인 검증 움직임 활발

산업계도 풍수지리 마케팅 적극 도입

홍콩.미국등 해외서도 풍수지리 인기

(서울=연합뉴스) 박찬교 편집위원 = 주술적인 동양신앙 정도로 치부하면서도 묘를 쓰거나 집 또는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것이 풍수지리다. 정치인이나 사업가들이 대사를 앞두고 다투어 손을 보는 것도 조상들의 묏자리다.

풍수가 세계적 웰빙 코드로 떠오르면서 기(氣)의 흐름을 고려한 주택이나 사무실의 가구 배치와 실내장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풍수지리를 과학적ㆍ논리적으로 검증하려는 학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실제 충남 연기군에 들어설 참여정부의 국정과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경우 입지 선정에서부터 풍수지리가 동원됐다. 도시기본설계 과정에 아예 풍수지리 전문가가 행정도시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일부 대학교와 대학원에 풍수지리학과가 정식 개설돼 공인된 학문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관련 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영남대 대학원 박채양ㆍ최주대 씨가 전국 50개 가문의 묘소의 위치와 후손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으로 나란히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다. 조사 대상 가문의 5대에 이르는 후손 가운데 기혼 남성 2천800여 명의 번성 상태를 분석한 이 논문은 선대 묘소의 위치나 형상이 후대의 자손번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전통 풍수지리의 주장을 통계적으로 입증했다.

전통 풍수이론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함께 산업계도 풍수지리 마케팅을 다투어 도입해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풍수지리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야는 아파트와 가전업계다.

포스코 건설의 충남 계룡시 두계리 '포스코 더 샵', 우림건설의 경남 진해와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우림 루미라트', 현대건설의 부산 민락동 '하이페리온', 삼성물산의 성남 금광지구 '래미안', 대우건설의 금호동 '푸르지오', SK건설의 부산 용호동 'SK VIEW', 방배동 '아펠바움' 등 유수의 아파트들이 풍수지리 마케팅을 도입해 수요자들의 발길을 끌었다.

가전업계인 삼성전자도 풍수지리 전문가를 영입해 자사의 백색가전을 판매하는 점포인 삼성 디지털 플라자의 인테리어와 상품 배치 등에 대한 자문을 얻어 매출 증대를 꾀했다.

이밖에 풍수지리를 주제로 한 강연회나 강좌에 수강생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풍수 인테리어를 접목해 집안 꾸미기에 나서는 주부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강좌 내용도 풍수 인테리어 전반을 다루었던 몇 년 전과 달리 '아이 성적을 키워주는 소품 인테리어', '돈을 부르는 풍수 인테리어', '행운을 부르는 식물 풍수 인테리어' 등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풍수에 대한 높은 관심은 나라 바깥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중국 발음 '펑 수이'라 불리는 풍수가 인기가 있어 저택이나 높은 빌딩을 지을 때 풍수 컨설턴트들이 동원된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집무실의 인테리어를 풍수 전문가에게 맡겼다고 한다,

최근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점포들이 풍수지리를 접목시킨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 점포 23곳을 운영하는 브라이언 카맥은 고객 회전율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던 자신의 가게를 '최대한 오래 머물고 싶은 곳'으로 확 바꿨다. 이를테면 맥도날드의 상징인 빨간색과 노란색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 대신에 푹신한 가죽의자, 자연친화적인 대나무가 꽂힌 꽃병, 소형 폭포 등으로 채웠다.

포모나 칼리지의 길다 오초와 부교수는 '풍수지리 햄버거 가게'에 대해 "다양한 문화를 골라 섞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전형이자 변화하는 미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행운과 불행은 모두 풍수에서 온다고 믿는 홍콩의 풍수지리 숭배는 우리나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죽은 사람의 묏자리를 고르는 음택(陰宅) 위주인 한국 풍수와는 달리 홍콩은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풍수지리의 천국이다. 결혼ㆍ개업 날짜는 물론 건물의 위치나 방향, 가구의 배치와 창문 위치까지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지난해 4월 사망한 아시아 최대 여성부호 니나 왕(王如心)은 4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유산을 자신의 전속 풍수사인 토니 찬에게 남겨 화제가 됐다. 심지어 최첨단 과학을 다루는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소도 공금 18만 홍콩달러(약 2천200만원)를 풍수사 자문비로 사용한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2007년 홍콩의 풍수지리 시장 규모는 대략 25억 홍콩 달러(약 3천억원)에 이른다.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법조비리로 홍역을 치뤘던 선전(深천<土+川>) 중급인민법원은 홍콩 풍수사의 조언으로 돌사자를 세우고 계단을 바꾸는 등 개조공사를 크게 벌였다가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또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한 고등학교는 1949년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신으로 치부돼 금지됐던 풍수를 올해 초 정식 교과과목으로 채택해 화제가 됐다.

유럽에서도 수맥과 지자기, 전자파 등의 영향을 주거환경에 응용하는 파동과학이 각광을 받고 있고 캐나다의 경우, 이사를 할 때 풍수사의 풍수설계서를 근거로 가구 배치, 벽지, 조명, 바닥재 등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행정수도 선정작업에 풍수지리 전문가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고제희(高濟熙.대동풍수지리학회 이사장) 씨는 '풍수는 감이 아니라 전통과학'이라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풍수지리의 쓰임새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풍수지리를 미신이 아닌 자연지리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어 풍수 수요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다는 지적이다.

pck@yna.co.kr


<기획탐구> 풍수지리 ② 풍수 인테리어 인기


풍수 인테리어의 기본은 '청결'

집안 밝고 신선한 기운 돌아야

전자제품 주변 잎 넓은 식물을

안방 딸린 욕실문 닫고 살아야

(서울=연합뉴스) 박찬교 편집위원 = 웰빙 추세와 맞물려 풍수 인테리어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가 개설한 풍수 인테리어 강좌에 주부 수강생들이 줄을 잇는가 하면 이를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도 다투어 생겨 성업 중이다.

풍수 인테리어의 기본은 집안에 밝고 신선한 기운이 돌게 함으로써 어둡고 나쁜 기운을 멀리해 건강과 행운을 불러들이는 데 있다.

큰 수고 없이 손 쉽게 할 수 있는 풍수 인테리어 요령을 대동풍수지리학회와 풍수지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풍수 인테리어의 기본은 청결이다. 아무리 좋은 가구를 궁합이 맞는 위치에 배치해도 깨끗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모서리 같은 곳에 잡다한 물건이 마구 쌓여 있으면 기가 흩어지므로 치워야 한다. 더럽고 복잡한 공간에는 좋은 운이 들어오지 않는다.

◇쓰지 않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린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깔끔하게 정리해 수납하고 몇 년이고 처박아두고 있는 물건은 버린다. 수납해둔 물건이 오랫동안 햇빛을 받지 못하면 집안에 음습한 기운이 도는 원인이 된다. 특히 문 주변에 잡다한 가구나 장식물을 많이 놓아두면 집안에 밝은 빛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요인이 된다.

◇현관은 외부의 기(氣)가 집안으로 출입하는 곳이므로 밝고 깨끗해야 좋다. 신발은 가지런히 정돈하고 바닥은 깨끗이 청소하거나 깔끔한 매트를 깐다. 죽거나 시든 나무나 꽃을 두면 음기를 불러 들여 흉하고 큰 거울은 기를 반사하거나 굴절시키므로 달지 않는다.

◇거실은 현관을 통해 들어온 기를 각 방으로 공급하는 마당 구실을 하므로 밝은 빛이 들고 청결해야 한다.

소파는 현관을 등지게 배치하는 것이 이롭고 큰 수족관을 설치하면 찬바람이 불어 해롭다. 특히 거실은 텔레비전, 오디오, 비디오 등 전자제품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므로 전자파 차단을 위해 잎이 많은 식물을 둔다.

◇주방이 복잡하고 무질서하면 가족들이 건강을 해치기 쉽다. '물'을 사용하는 싱크대 아래에는 '불'의 기운을 지닌 조리 기구를 둔다. 특히 주방용 칼이나 날카로운 느낌의 기구들은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심성에도 좋지 않은 기를 발산하므로 반드시 수납해야 한다,

공간이 넓든 좁든 식탁은 가능한 한 벽에 고정시키지 않도록 하고 전자레인지나 토스터처럼 열을 내는 가전제품은 가족이 모이는 식탁 주변에 놓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은 밝고 깨끗해야 운이 들어온다. 침대는 벽에 붙이지 않는 것이 좋고 방위와는 상관없이 머리를 창문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가장의 잠자리는 방문에서 먼 곳, 안쪽에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안방에 화장실이 딸려 있다면 문을 닫고 지내야 건강에 이롭고 장롱 위 빈 공간은 기의 손실을 초래하므로 천정과 높이가 같은 붙박이장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욕실의 욕조에 물을 받아두면 습기가 생겨 좋지 않다. 습기는 불이나 물보다 더 강하게 방위의 기운을 저하시키므로 샤워나 목욕 후에는 창을 열어 환기시키고 욕조에 고인 물도 바로 뺀다. 타월은 항상 보송보송하게 말려 사용해야 건강은 물론 운도 좋게 해준다.

◇공부방은 현관과 가장 가까운 좌측에 배치한다. 이곳은 침착하고 주도 면밀한 기가 작용하는 곳이다. 아이가 온순하고 침착한 성격을 갖게 될 뿐 아니라 학습능력도 배가된다. 책장의 책은 가로로 쌓아두지 말고 일렬로 꽂아둔다.

p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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