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ZDNet Korea 2007-07-21 08:42

마이크로소프트(MS)가 4월에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실버라이트를 소개하자마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MS가 이 기술에 대해 이 자리에서 처음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MS가 1년 전에 발표했을 당시에는 ‘윈도우 프레젠테이션 파운데이션/에브리웨어(Windows Presentation Foundation/Everywhere)’라는 이름을 사용해서인지 실버라이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름을 실버라이트로 바꾼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지난 2년 동안 MS는 전사적으로 제품 이름 지정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 실버라이트, 팝플라이(Popfly), 그리고 새로운 서페이스(Surface) 테이블톱 컴퓨터 등과 같은 제품을 내놓으면서 그런 노력이 공개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MS의 브랜드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웹스터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룬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MS는 작명 전문 기업인 시겔+게일(Siegel+Gale)에서 사장으로 일하던 웹스터를 2년 전에 영입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웹스터 팀은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고 더 나은 제품 이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웹 기반 교육을 제공했다. 웹스터 팀은 응급 상자와 “상처 치료제(Wound Healer) 2.0이라고 하지 말라”라는 캡션으로 된 여러 장의 포스터를 캠퍼스 여러 곳에 붙였다.

MS는 지나치게 장황한 이름의 제품을 많이 만들었다. 레드몬드가 발표한 가장 복잡한 별명 중 하나는 (다행히도 나중에 짧아지기는 했지만) 윈도우 XP의 메인스트림64 비트 버전을 가리키는 명칭인 ‘64비트 확장 시스템용 윈도우 XP 64 비트 에디션’이었다.

제품 이름을 정하고 포장 디자인을 하면서 겪는 MS의 고통은 MS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전설적이다.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한 인기 동영상은 MS가 아이팟의 포장 상자를 디자인했다면 어떻게 했을지를 보여준다.

이 동영상에는 애플이 선택한 매우 간단한 판지 상자 대신 ‘아이팟 프로 2005 XP 인체 청각 전문가용 에디션(가입자 방식)’이라는 문구가 뒤덮혀 있는 상자가 나온다.

이 동영상은 MS 내부 직원이 만든 것으로 나중에 드러났다.

웹스터는 “포장 담당 팀이 디자인에 관한 견해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MS는 경쟁 제품인 아이팟을 내놓으면서 독특한 이름(준)을 붙이고 애플의 인기 있는 포장 방식의 많은 특징을 반영한 잘 디자인된 포장 상자에 넣었다.

MS는 아직도 뜻이 통하는 모든 경우에 윈도우와 오피스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웹스터는 말했다. 물론 MS는 새로운 기술은 새 이름으로 브랜드화하려고 하며, 현재 초기 구현 단계에서부터 기술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브랜드 사업부가 MS 리서치 사업부와 직접 협력하고 있다.

   

MS에는 마케팅 담당자가 많다. 그들은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이름 짓는 문제를 고민한다.

 
- MS 데이빗 웹스터

브랜드 전략 사업부 총책임자

 
   
아직도 이름의 경우 레드몬드에서는 장황한 표현이 어느 정도 나온다. 예를 들어 최근에 월드와이드 파트너 컨퍼런스에서 MS는 기업이 PC를 관리하는데 사용하는 툴을 모아 놓은 ‘마이크로소프트 데스크톱 최적화 팩(MDOP)’을 내놓았다.

MS 케빈 터너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주에 덴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일부 제품의 이름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제품을 개발하는 중이다. 따라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터너는 MS가 제품을 판매하는 모든 사업부에서 원하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포괄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따라서 이름 지정 규칙에 적용되는 완전히 법적인 프로세스가 마련되어 있다. 물론 이 분야에서 좀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또한 회사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는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문제이기도 하다.

웹스터는 “MS에는 마케팅 담당자가 많다. 그들은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이름 짓는 문제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특히 윈도우 라이브 사업부는 여러 제품에 동일한 이름을 붙이는가하면 끊임없이 제품을 대체하는 것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기억하기 쉬운 ‘핫메일’은 ‘윈도우 라이브 메일’이 되었다가 결국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로 바뀌었다. 그리고 당시 ‘윈도우 라이브 메일 데스크톱’이라고 알려져 있던 또 다른 제품이 등장해 곧바로 ‘윈도우 라이브 메일’이 됐다.

밝혀진 몇 가지 실수는 실수라기보다는 의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MS가 결국 블랙베리 스타일의 푸시 이메일을 윈도우 모바일 폰에 추가하면서 메시징 및 보안 기능 팩을 포함시킨 경우를 들 수 있다.

웹스터는 그 휴대폰 소프트웨어가 실제로는 이름을 개선한 예였다고 언급한다. 이 제품의 이름이 둔하기는 했지만, 그 덕분에 IT 관리자들과 휴대폰 사업자들은 제품을 잘 이해하게 됐다. 또한 그는 MS가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다이렉트 푸시 기술’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뉴욕의 코어브랜드(CoreBrand) 사장인 브랜드 전문가 칼 반하트는 제품 이름을 잘 짓는 열쇠는 그 이름을 듣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기업체들에게 판매하는 기술의 경우, MS 브랜드는 엄청난 자산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 양키스처럼 말이다.

 

 
- 코어브랜드 칼 반하트 사장  
   

하지만 그는 MS가 여러 해 전에 게임 콘솔 사업에 뛰어들려고 했을 때 ‘X박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반하트는 그 경우 준의 경우와 비슷하게 애플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MS가 ‘마이크로소프트 휴대용 MP3 플레이어’라는 이름을 들고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뭔가 스마트하고 짧고 기억하기 쉬운 것을 내놓아야 했다. 그리고 MS 브랜드와 거리를 둘 필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MS나 그 외의 모든 기술 관련 기업들은 제품을 설명하는 용어가 아니라 재미있고 외우기 쉬운 이름을 만드는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택하는 용어의 상표권을 보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그 용어와 관련된 ‘닷컴’ 웹주소도 확보해야 한다. 상표는 10여 가지 종류가 있지만 각 이름에 맞는 닷컴 도메인은 하나밖에 없다.

반하트는 “웹 때문에 이름 짓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제품이 한 단어로 된 인상적인 이름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MS가 새 서버 운영 체제의 이름을 발표했을 때 예상된 이름은 ‘윈도우 서버 2008’이었다. MS는 얼마 동안 그렇게 이름을 지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는 제품의 무엇인지 예상할 수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 MS가 네 가지 별도의 ERP(전사적 자원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솔루션 제품은 최소한 이름만이라도 통합해 ‘다이내믹스(Dynamics)’ 계열로 브랜드를 다시 만들었다.

또한 보안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새로운 프로젝트는 ‘포어프론트(Forefront)’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웹스터는 포어프론트가 시작이라고 말하면서, MS가 미래 지향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보안 영역의 이름은 다소 방어적이었다”고 말했다.

MS에 유리한 것은 어떤 이름으로 정하든 그 이름에 쏟아 부을 돈이 많다는 점이라고 반하트는 말했다. 돈은 많은 죄를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하트는 “그들은 지금까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 양키스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


Ina Fried ( CNET 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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