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동아일보 기사입력 2008-12-08 03:19



어깨 질환 3·3·7-수술없이 체외충격파로 30분씩 3회 치료… 70세까지 건강한 어깨

신체의 기둥, 어깨

어깨와 관련된 재미난 신조어들이 요즘 생겨나고 있다. 골격에 비해 어깨가 넓은 사람은 ‘어짱’, 어깨가 좁은 사람은 ‘어좁’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어좁’ 연예인으론 가수 출신 MC 신정환이 손꼽힌다. 그는 좁은 어깨 때문에 얼굴이 커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어깨와 목, 얼굴의 비율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얼굴과 어깨의 너비 비율은 1 대 2 정도.

몸통의 가장 윗부분에 위치한 어깨는 몸 전체의 골격을 잡아주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어깨는 몸통과 팔을 잇는 연결 기관이기도 하다. 견봉, 견갑골, 팔뼈가 한데 모이고 여기에 관절, 인대, 근육 등이 느슨하게 연결돼 어깨를 360도 회전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어깨는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마음이 편할 때는 어깨에 힘을 빼는 반면, 긴장되거나 불안하면 어깨에 힘을 줘 어깨가 약간 높아진다. 이 때문에 항상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은 어깨가 솟아 있는데, 심하면 이 상태로 체형이 굳어지기도 한다.

어깨질환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강남) 어깨·상지관절센터 성창훈 진료부장은 “어깨가 뭉쳤다고 느껴질 때는 마사지를 하고 잠들기 전에는 온몸에 힘을 뺀 편안한 자세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깨 부상이 심한 직업군 가운데 하나가 운동 선수다. 특히 야구나 골프, 수영선수는 어깨 부상이 많은 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박찬호와 골프선수 김미현 등도 어깨 부상의 시련을 겪었다.

어깨는 관절 중에서도 운동량이 많은 관절에 속한다. 그래서 작은 통증을 평소 방치하면 팔을 들지 못할 만큼 악화되기도 한다. 통증이 느껴지면 이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어깨 질환 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 관절센터’


“치료받고 나니 이렇게 좋은데, 그동안 왜 참았는지…. 이젠 친구들한테도 어깨 아픈 거 참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라고 호통을 쳐요.”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6·여) 씨의 말이다. 김 씨는 수개월 전부터 어깨가 아프면서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는 것을 느꼈다. ‘찜질방에 가서 뜨끈하게 지지면 낫겠지’ 하고 생각하며 대수롭잖게 여겼다.

한 달 전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어깨가 끊어질 듯 아파왔다. 다음 날 병원을 찾은 김 씨는 ‘회전근개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피곤하면 찾아오는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었다.

어깨뼈와 팔뼈를 연결하는 힘줄인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긴 것. 회전근개염증은 방치하면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져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증상이다.

염증 단계에서 어깨의 문제를 발견한 김 씨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으면서 통증도 없어지고 어깨가 훨씬 가벼워진 상태. 만성처럼 생각됐던 어깨 결림 증상도 사라졌다.

어깨질환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강남) 어깨·상지관절센터 성창훈 진료부장은 “체외충격파 치료 후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병행하면 오랫동안 건강한 어깨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은 2006년 어깨·상지관절 전문센터를 열었다.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모든 관절 부위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을 어깨상지 전문의들이 치료하고 있다. 어깨뿐 아니라 목 디스크, 손 저림 등도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해 일반 정형외과에 비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 ‘오십견’이라는 착각이 병을 키워

무릎 관절염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오십견’은 어깨의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원래 병명은 ‘유착성 관절막염’. 흔히 50대 전후로 발생한다고 해 ‘오십견’으로 불린다.

중년이 되면 퇴행성 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어깨가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인가’라고 생각하면서 방치하기 일쑤다.

성 부장은 “이런 자가진단이 오히려 어깨 병을 키운다”고 말한다. 실제 중년에 발생하는 어깨 통증의 3분의 2가량은 회전근개염증이나 파열이 원인. 나머지가 오십견을 비롯한 다른 질환이다.

연세사랑병원(부천) 어깨·상지관절센터 김성훈 소장은 “신체가 느끼는 통증만으로는 수많은 질환을 세밀하게 구분할 수 없으므로 전문병원에서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체외충격파 요법으로 수술 없이 치료

연세사랑병원은 회전근개염증과 오십견, 석회화건염 등을 체외충격파로 치료한다.

체외충격파 치료의 기본원리는 통증 부위에 고에너지의 충격을 가함으로써 통증의 민감도를 떨어뜨려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키고 충격이 가해진 부위에는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조직이 재생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과거 체외충격파는 어깨 힘줄에 생긴 석회가 염증을 유발해 발생하는 ‘석회화건염’의 치료에만 적용됐다. 강한 음파 자극이 힘줄 안의 석회질을 잘게 부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냈기 때문.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요법이 오십견과 회전근개염증으로 확대됐다. 통증을 완화하고 혈류량을 늘리는 이 요법이 다른 질환 치료에도 효과적임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가 2006년 10월∼2008년 8월 수술이 필요 없는 어깨통증 환자 1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은 환자의 70% 이상에서 통증 완화 및 어깨 기능 회복이 관찰됐다. 이 조사결과는 지난해 국제체외충격파학회에서 발표됐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일주일 간격으로 총 3, 4회 시행한다.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 입원이 필요 없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반복 치료를 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 소장은 “질환이 발생한 부위에 강한 자극을 가하는 것이므로 초기 치료과정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치료가 거듭되면서 통증은 사라지고 어깨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관절내시경 수술로 ‘1석 4조’ 효과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를 방문한 환자들 중 결국 수술까지 이어지는 환자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최대한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요법으로 환자의 재활을 돕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봉합수술을 받아야 완치가 가능하다. 이때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최소 절개방식으로 수술한다.

수술은 어깨에 직경 4mm가량의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삽입해 찢어진 부분을 꿰매는 방식.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절개부위가 작아 흉터가 적고,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촬영 같은 특수촬영으로도 알기 힘든 병의 진행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내시경 수술은 과거의 절개 수술보다 입원기간이 단축돼 치료비도 절감된다. 회복 속도가 빨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1석 4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성 부장은 “회전근개가 파열된 채로 오랫동안 방치하면 봉합 수술 후에도 다시 파열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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