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이코노미21|기사입력 2007-12-05 15:27


[대한민국 일류상인]미래시장을 예측 가능해야 '일류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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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코노미21
[이코노미21]

'유통의 점 선 면 입체론' 알아야 … 상품이 점(點)이면 쇼핑상가는 면(面)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하고 있다. 0과 1의 조합인 디지털세상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한 보라도 먼저 알아내야 하는 일은 일류상인의 몫이다. 세계 각국의 유명 회사들은 다원화해 가는 21세기형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한창이다. 그런데 이런 마케팅 전쟁터에서 자칫 잘못하면 누구랑 왜 싸우는지도 모르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때, ‘미래에 대한 선견지명’은 미래 시장 기회를 찾아내고 리스크를 도출해내는 데 있어 중요한 몫을 하게 된다. 따라서 미래 시장 상황을 예측하여 매출 기회와 손해 볼 수 있는 위협요인을 분석해 혁신을 이루기 위한 시나리오를 짜는 게 중요하다.

깊이 있는 동향분석을 통해 잠재적인 미래 시나리오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 어느 시나리오가 적합한지 조직 내 중지를 모아야 한다. 그 후 예측된 미래 제품과 서비스를 미래시장 시나리오에 접목해야 한다. 상품 하나를 보고, 앞으로 닥칠 여러 환경의 변화와 고객의 변화 등을 유추해 내기는 쉽지 않다.

세상에 다양한 미래 예측 기법 중 필자가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유통의 점·선·면 입체론’이 있다. 이는 새로운 유통마케팅 이론이다. 필자가 20여년 유통, 마케팅업계에서 현업을 하면서 느낀 경험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히트한 상품, 성공한 기업의 성장 동력이 되는 비즈니스 등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연구하다 보면 나름대로 성공을 관통하는 이론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상품이 진열대에서 자신의 주인을 기다리며 줄 맞춰 늘어서 있다. 그런데 이 수많은 상품 중에서 선택되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영영 자신의 주인을 못 찾고 생을 마감하는 상품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무슨 법칙이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간다.

똑같이 인간을 위해 태어난 상품 중에서 어떤 놈은 주인 잘 만나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생을 마감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어떤 놈은 날 때부터 힘들게 나왔는데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결국은 비참하게(?) 최후를 맞기도 한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필자가 볼 때 이 세상에 완전하게 새 상품은 거의 없다. 인류 역사가 형성된 이후로 인류를 위한 수많은 상품들이 탄생했지만 상품 대부분은 기존 제품의 성능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나오기 마련이다. 시대 환경의 변화에 맞춰 나온 제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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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의 금융가 야경. 최초 점을 보고 최후 단계인 입체를 그려야 일류상인. ⓒ한겨레 이정아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지구상에 없었던 제품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는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이 많은 상품 중에서 어떤 상품이 좋은 상품으로 인정을 받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까. 좋은 상품이 되는 데는 여러가지 조건이 있다. 그중에서 좋은 상품의 첫 번째 조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다. 바로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꼭 잘 생긴 상품만이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을까. 그건 아니다. 이는 마치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이목구비가 제대로 된 인물 혹은 매력이 많은 사람이 인기가 많듯 팔리는 상품도 마찬가지다. 우선 눈에 띄어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 혹은 수백 가지의 신상품이 소비자에게 나타난다. 제조업체에서 만든 상품소개서에는 항상 거품이 있기 마련이다. 하나라도 더 팔려고 거짓 아닌 거짓을 소개하기도 한다. 상품의 가치 측면에서 보면, 중소기업 상품 대부분은 가격에 비해 가치가 절하된 사례가 많고, 대기업 상품은 실제가치보다 높게 책정된 사례가 많다.

필자는 어떤 상품을 보면 히트할지 아니면 그와는 정반대일지에 바로 알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필자를 계속 힘들게 만들던 것은 ‘비슷한 상품인데도 어떤 상품은 대박을 내고 또 다른 상품은 커다란 실패를 맛보아야 할까’하는 문제였다. 그러면서 필자가 눈을 뜨게 된 것이 ‘유통의 점 선 면 입체론’인 셈이다.

자, 하나의 상품이 있다. 이 상품을 크기나 값에 상관없이 하나의 ‘점’으로 보자. 그렇다면 ‘점’ 다음이 무엇인가. 그렇다. 바로 ‘선(線)’이다. ‘점’이 모이면 ‘선’이 된다. 즉, 같은 종류의 상품을 그룹핑해서 모아 놓으면 ‘선(線)’이 된다. 이때 ‘점’을 어떻게 그룹핑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형할 수 있다. 매장에 있는 어떤 상품이 ‘점’이라면 같은 군의 상품을 모아 놓은 코너는 ‘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아무리 멋진 ‘점’이라 하더라도 훌륭한 ‘선’ 안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선이 바로 ‘브랜드’라는 것이다.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제조업체가 아무리 멋진 ‘점’ 하나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이 ‘점’이 하나의 ‘점’으로 끝나기 전에 (그 상품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점 선 면을 모아 입체를 만들 수 있어야

이제 ‘선’을 어떤 콘셉트로 모을까 고민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면’ 전략이다. ‘선’을 모으면 바로 ‘면’(面)이 된다. 오프라인으로 치면 쇼핑센터 혹은 쇼핑 상가가 된다. 돈 되는 상가는 어떤 선(線)’의 집합으로 되어 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선’이 위치한 곳이 찾기 힘든 곳에 있다 해도 소비자가 맘을 먹으면 찾아갈 수 있다. 21세기 소비자들에게는 차가 있고, 인터넷도 있으며 모바일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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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21 사진
지난여름 미국 서부지역의 여러 쇼핑센터를 시장조사하면서 느낀 점이 바로 이것이다. 필자는 ‘면’을 잘 만들려면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해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백화점이나 할인점은 작은 ‘면’에 속한다. 작은 ‘면’을 합해서 ‘큰 면’으로 만들어야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과 가치를 제공하게 되어 종국에 활기찬 쇼핑을 유발하게 한다.

여러가지 종류의 ‘면’(面)을 모으면 원하는 입체를 만들 수 있다. 정육면체, 직육면체, 원뿔형 등 원하는 형태의 입체를 완성하게 된다. 이때가 되면 어느 정도 당신의 목표는 도달한 셈이 된다. 세상에서 보기 힘든 당신만의 ‘입체형’ 조형물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이곳이 바로 ‘라스베이거스’이고, 바로 ‘두바이’인 것이다. 새로운 세상이다. 최초 하나의 ‘점(點)’을 보고, 최후 단계인 ‘입체(立體)’까지 그릴 수 있다면 당신은 정말로 대단한 마케터인 셈이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전천후 글로벌 일류 상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김영호 타이거마케팅 대표 · 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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