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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상회복의무의 발생

 

 임대차가 종료하면 임차인은 임대차 물건을 반환하여야 하고, 반환하는 때에는 이를 원상에 회복하여야 한다. 이에 부속시킨 물건은 철거할 수 있다(민법 제654, 제615조). 이러한 민법 조항은 강행규정이 아니라 임의규정이다.

 

 그런데 통상 임대차계약서상에 거의 빠지지 않고 기재되는 문구가 바로 “임차인의 임대차목적물 원상회복의무” 조항이다. 즉,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차목적물을 원상으로 회복해서 반환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바로 그것이다. 일반인으로서는 이러한 특약이 있어야만 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으나, 이러한 특약이 없어도 민법 제654조에 의거하여 임차인은 당연히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다만, 이 민법 규정은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간 특약으로 원상회복 의무를 배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사자간 특약으로 원상회복의무를 배제하지 않아, 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경우 시기, 방법 등에 대해 분쟁이 발생한다.

 

2. 반환시기

 

 먼저 반환시기에 대해 민법은 침묵하고 있으나, 이는 입법의 오류로서, 민법 제613조를 유추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약정시기에 임차물을 반환하여야 하고, 시기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임차인은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 수익이 종료한 때에 반환하여야 한다.

 

3. 원상회복방법

 

가.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원상회복은 임차인이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임차인이 그가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의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나. 통상 손모는 임대인 부담


 특히 비록 하급심이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통상의 손모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부담하여야 한다고 하여,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 판결). 매우 참고할 만한 판결이다. 즉, 동법원은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경우에는 임차목적물을 원상에 회복하여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는데, 원상으로 회복한다고 함은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수익을 하여 그렇게 될 것인 상태라면 사용을 개시할 당시의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대로 반환하면 무방하다는 것으로,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에 관하여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채권법의 일반원칙에 비추어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해야 한다. 임차인에게 그와 같은 원상회복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임차인이 원상회복을 위해 그 보수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손모의 범위가 임대차계약서의 조항 자체에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아니하고 임대차계약서에서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대인이 말로써 임차인에게 설명하여 임차인이 그 취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합의의 내용으로 하였다고 인정되는 등 그와 같은 취지의 특약이 명확하게 합의되어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다. 폐업신고 의무 있음


 그리고 임차인이 당해 임차물에서 받은 영업허가에 대해 폐업신고를 할 의무도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으로 해결이 가능하다(청구취지 : 원고들에게 별지 영업허가내역 기재 영업허가에 관하여 폐업신고절차를 이행하라. 서울남부지방법원 2008. 4. 17. 선고 2007나7091 판결). 즉, 임대차종료로 인한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에는 임차인이 사용하고 있던 부동산의 점유를 임대인에게 이전하는 것은 물론 임대인이 임대 당시의 부동산 용도에 맞게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의무도 포함한다. 따라서 임대인 또는 그 승낙을 받은 제3자가 임차건물 부분에서 다시 영업허가를 받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임차인은 임차건물 부분에서의 영업허가에 대하여 폐업신고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다34903 판결).

 

라. 임대인 귀책사유로 해지되어도 있음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은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2다42278 판결).

 

마. 황당한 공공건물 원상회복 사례(?)


 공공건물에 임차를 하는 경우에는 매우 주의를 하여야 한다. 공공건물은 원상회복에 대해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인다. 즉, 임차당시 그대로 되돌려 놓으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임차인이 인테리어를 한 경우가 난감하다. 예를 들어 바닥공사를 하고, 철제문을 유리문으로 고치고, 벽면을 더 멋지게 유리를 덧 데는 공사를 한 경우에도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주장하면, 원래 바닥으로, 원래 유리문으로, 원래 벽면으로 환원하는 공사를 하여야 하고, 이 공사비가 너무 많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다시 임차를 받고자 하는 자가 그러한 인테리어를 이용하고 싶다고 해도 꼼꼼한(?) 공무원들은 무조건 원상회복만을 주장한다.

 

 따라서 공공건물을 임차할 경우에는 이러한 원상회복을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를 하여야 한다. 특히 떼어낸 철제문을 잃어 버려 다시 그것을 찾아 헤 메는 경우는 끔찍하다. 또한 인테리어 전에 반드시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어 두어야 한다. 또한 그 임차 당시에 이미 발생한 하자를 찾아내어 임대차계약서에 지적하여 두는 것이 좋다.

 

4. 원상회복 지연 시 손해배상범위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한 원상회복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체한 경우 이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은 손해는 이행지체일로부터 임대인이 실제로 자신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완료한 날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아니라 임대인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던 기간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다(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5, 원상회복과 보증금 반환

 

 임대인이 원상회복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거부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임차인이 금 326,000원이 소요되는 전기시설의 원상회복을 하지 아니한 채 건물의 명도 이행을 제공한 경우,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금 125,226,670원의 잔존 임대차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거부할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4697 판결). 즉,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근본적으로 공평의 관념에 따라 인정되는 것인데, 임차인이 불이행한 원상회복의무가 사소한 부분이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액 역시 근소한 금액인 경우에까지 임대인이 그를 이유로, 임차인이 그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혹은 임대인이 현실로 목적물의 명도를 받을 때까지 원상회복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부분을 넘어서서 거액의 잔존 임대차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공평의 관념에 반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고, 그와 같은 임대인의 동시이행의 항변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 되어 허용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경우 임대인은 보증금반환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지연손해금을 물게 된다.

 

6. 비용상환청구권과 부속물매수청구권

 

 앞에서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를 살펴보았는데, 법적으로 임차인에게 투하자본 회수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 민법은 비용상환청구권과 부속물매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임대인에 대하여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의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을 상환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 법원은 임대인의 청구에 의하여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민법 제626조).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부속한 물건(매수한 물건 포함)이 있는 때에는 임대차의 종료시에 임대인에 대하여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46조).

 

 민법 제646조에 의한 부속물매수청구권은 강행규정이고, 민법 제626조의 비용상환청구권은 임의규정이다. 양자의 차이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에 한하여, 임대인의 동의가 있거나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것이고, 그 부속물이 독립한 물건으로서 임차인의 소유에 속하는 것을 전제(독립물 투하자본 회수제도, 예를 들어 주택의 차양)로 하는 것이고, 비용상환청구권은 건물 등의 임차인에 한하지 않고, 임대인의 동의도 요하지 않고, 부가한 것이 구성부분을 이루어 독립되지 아니한 것(미독립물 투하자본 회수제도)에 대한 것이다.

 

 통상 원상회복약정을 하게 되면, 비용상환청구권은 포기한 것으로 처리되고 있다. 그러나 부속물매수청구권은 강행규정으로 당사자간 약정으로 포기가 불가하다. 다만,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임대인의 동의를 얻거나 임대인으로부터 매수를 한 독립물건이므로, 실무상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를 허용하는 임대인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대인 입장이라면, 비용상환청구권 포기를 위해 원상회복의무 조항을 특약으로 두는 것이 유리하고, 임차인 입장이라면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비용을 지출하여야 할 것이다.

 

 

7. 결론

 

 임대차계약이 종료하면 임차인은 민법 제654조에 의거하여 원상회복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는 임의규정이므로, 특약으로 원상회복의무를 배제할 수도 있다. 또한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시에 필요비, 유익비에 대해 비용상환청구권이 있으나, 이는 임의규정으로 특약으로 배제가 가능하다. 또한 임대인의 동의를 얻거나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에 대해 매수청구권이 있고, 이는 강행규정이나.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다.

 

임대인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무상 임차인은 이러한 원상회복의무에 대한 법리를 이해하고, 원상회복여부 및 방법에 대해 명확히 약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임대차 종료 시를 대비하여 인테리어를 하여야 하며, 임대차 당시 현황에 대해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 두어 분쟁을 예방하여야 한다. 특히 상가에 거액의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 더 주의하여야 한다. 물론 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장되고는 있으나, 그래도 만사 불여튼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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