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나들이철이 되어 멀미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사람마다 약에 대한 대사능력은 달라 멀미약 사용법과 부작용을 잘 모르고 썼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여행하면 눈에 들어오는 시각 정보는 차 안 정지해 있는 장면이지만 몸은 흔들린다. 이럴 때 뇌의 구토 중추가 자극되면서 멀미가 발생한다. 따라서 멀미약은 중추신경을 안정화시키는 성분들로 만든다. 멀미약은 세 가지가 있다. 스코폴라민 성분의 붙이는 패치제, 스코폴라민, 메클리진염산염,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으로 이뤄진 알약 및 마시는 약, 디멘히드리네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씹는 껌이 그것이다. 제형별로 유효 혈중 농도에 이르는 시간이 차이가 있어 복용 시간도 다르다. 붙이는 멀미약은 최소 출발 4시간 전에 귀 뒤 털이 없는 건조한 피부의 표면에 붙여야 한다. 패치를 붙이거나 떼어낸 뒤에는 부착했던 부위와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약의 잔여물이 눈에 들어가면 동공이 확장될 수 있다. 마시는 멀미약은 최소 30분~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고, 씹는 껌은 미리 씹지 말고 불쾌감을 느끼자마자 씹고 10~15분가량 씹다가 일반 껌처럼 버리면 된다.
멀미약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들도 많으니 약사와 충분히 상담을 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간 대사 능력이 덜 발달한 3살 이하 영유아나 임신부, 수유부는 멀미약을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 4~7살 어린이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꼭 써야 된다면 마시는 어린이용 멀미약을 사용하도록 한다. 8~12살 어린이는 붙이는 멀미약과 마시는 멀미약을 쓸 수 있으나, 반드시 어린이용을 사용해야 한다. 최혁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홍보이사는 “어린이용 멀미약이 없으면 보통 어른용 멀미약을 반 잘라서 붙이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멀미약, 감기약, 해열진통제, 진정제, 진해거담제 등과 중복 복용하거나 사용해서도 안 된다. 이 외에도 녹내장, 배뇨장애, 전립샘비대증이 있는 사람은 멀미약을 사용하면 안압이 높아지거나 배뇨장애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평소 기억장애를 호소하는 노인, 경도인지장애나 초기치매로 진단받은 노인도 멀미약을 사용해선 안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진피 내 스코폴라민 부착포는 0.5㎎만으로도 인지장애를 보인 사례가 다수 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진피 내 스코폴라민 부착포 0.75㎎은 소아용으로 분류되고, 1.5㎎이 성인용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약물 대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사람들이나 노인들은 소아용이나 저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도움말: 최혁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홍보이사,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멀미약 패치
2012. 5. 7.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