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피씨방브이  폐인시대님

내가 정말 42세 인가 가만히 생각하면 나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하루하루 결혼을 미루다.. 이렇게 나이만 먹고...이 여자 저 여자 가리다 눈만 높아서...

결국 여기까지 왔다... 이젠 외국여성과 결혼할려해도 너무 많은 나이가 되어 버렸다...

42살 국제결혼 으로도 마지노선이다... 10월달부터 마음이 급해져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한살 더 먹기전에 결혼해야 겠다고 다짐하고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국제결혼은  꽤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일이었다.

pc방을 32살때부터 하면서 인터넷 서핑으로 심심해서 보던 국제결혼 사이트 외국 금발미녀와 결혼

해서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왠지 부러웠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실 난 키도 크고 용모가 딸리는 편은 아니라서 결혼 할려면 얼마든지 할수 있었지만 ...

무슨 마가 끼었는지 결혼은 하지 못했다... 각설하고 ...

아시아나 항공 비행기속 앞자리, 특유의 향신료 냄새를 풍기는 아저씨가 보드카에 취해 비행내내

코를 곤다... 지루한 6시간의 비행... 잠시후 타슈켄트 공항에 도착한다는 기장에 목소리가 기내에

울려 퍼질때쯤 잠시졸고 있던 나는 창밖을 바라 보았다...타슈켄트 상공.. 무수한 불빛들이 나를

반겨 주는듯 했다...시계를 4시간 느리게 맞추고 비행기를 내렸다...

밖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11월초의 타슈켄트는 서울의 기후와 비슷했다..

마중나온 아가씨가 반긴다... 음 ..미인이다... 간단히 인사하고 ..택시에 탔다... 옛날 러시아차

인것 같은 낡은 택시는 매연을 엄청뿜어서 차안에 있는 나한테 까지 메스꺼움이 올라온다...

이곳은 석유정제 기술이 없어서 매연이 심하단다... 길거리는 온통 티코와 다마스..그리고 ..이름

모를 러시아제 자동차가 심한 매연을 뿜으며 .. 카트라이터를 연상하듯 무법천지로 달리고 있다..

어느덧 내손은 차옆 손잡이를 꽉 쥐고 있다...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한후 내일을 기약하며

잠이 들었다....

새벽녘에 잠이 깼다... 몇신지는 모르겠고 밖은 어두웠다... 옆에 자는 결혼하러온분(김군)

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일어나 창밖을 봤다... 날이 새려면 아직 한두시간 남은것 같다...

잠은 안오고 tv를 트니 러시아 방송이 잡힌다..새삼 여기가 지구 저편이란게  느껴진다..

8시에 내려가서 아침을 먹었다 호텔부페라서 그런지 향신료 냄새가 음식에서 나지 않는다..

몇몇것 빼고..  커피와 과일 견과류등이 맛있다...

특히 진한 커피맛은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사장이 밥먹으면서 이곳 사정 여성들 이야기등

많은 얘기를 해준다...이곳은 여름은 40도가 넘는 더위, 건조한 날씨와 화장품등이 좋은게 없어

여자들이 빨리 늙는단다..내가 보기에도 조숙하고 피부상태가 뭔가 푸석푸석하다...

그리고 이 나라는 법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버젓이 일부다처를 허용한다..

그리고 여자가 처녀가 아니면 남자가 결혼을 물릴수도 있단다...여자가 말을 안들으면 때리기도

하고, 그리고 결혼하는 여자한테 지참금을 주는 풍습이 있다...이건 결혼하러가는 우리한테도

엄연히 적용되는거다...

10시정도 부터 미팅이 시작 됬다..  이곳은 매니저들이 여자를 모집해서 자기가 관리하면서..

여러 업체들한테 데리고 가서 보여주는 그런 시스템이다...그래서 결혼하면 지참금을 받는데

그걸 몇대몇으로 나눈다...그래서 지참금을 많이 받을수록 돈을 더벌기 때문에... 더 받을려고

기를 쓴다...호텔식당 한쪽구석에서 나랑 김군은 미팅을 시작했다...

한명씩 내 앞에 앉아서 서로 궁금한걸 물어보는 ..전부 19살 에서 21살 사이다...

처음에는 몇번이나 물어봤다..내가 마음에 들어요..내 나이 알아요...?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그래도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내가 이래도 되나..

처음부터 여기 올때 서른살 정도 아가씨랑 결혼해서 가야지 생각 했지만 그말을 들은 사장은

한바탕 웃더니 ... 일단 미팅부터 하란다.. 나중에 알게 될거라고....


지금 통역하는 여성분은 정말 미인이다... 내가 정말 어떻게 해보고 싶은 ...

키170정도에 날씬하고, 날씬한게 한국과는 틀리다...일단 다리가 길고 ..어깨가 좁다..

가슴은 크고 허리는 잘록하고 히프는 크다.. cd크기의 얼굴에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

코맹맹이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그래서 미팅나오는 여성분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통역하는 이 아가씨는 사장 와이프

그러니까 현지처랄까... 사장소개로 한국으로 시집갔다가.. 헤어지고 돌아왔는데...

심심하니까 사장 올때마다 호텔에 놀러가고 사장은 불쌍해서 용돈으로 30달러 정도씩 줬는데

... 어느날인가 .. 사장의 어려운일을 친구들을 풀어서 해결해주고 같이 살게 되었다...

이 얘기는 좀 흥미진진한데.. 남의 사생활이라 더 얘기하기가 좀 그래서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참 같이 우즈벡에 온 김군... 이 사람 좀 독특하다...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얼굴은 가수 김c와

판박이다.. 키는 70이 않되는것 같고 굉장히 마른 체격에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초코렛 복근을

가지고 있다..   나이는 36살... 귀걸이에 헐렁한 양복을 입고 ..짧은 머리에 말을 가끔가다

더듬는 ....22살 짜리와 사귀다 헤어졌다는... 사귈때 그 어린애 한테 카드까지 줬다는 참 착하고

순진한 사람이다... 그런데 곤란한게 1대1 미팅이 아니라 우리둘대 아가씨 한명이니 ..동시에 마음에

들면 참 곤란한 일이다... 다행히 김군은 처음부터 한 여성을 초이스해서 그 여성분만 만나면

그만이란다..  그 여성이 허락 안하면 그냥 가겠단다...

그래서 여성들은 나의 독차지가 되었다.... 이나라 여성들은 나이는 상관안하고 겉모습을 보고

판단한다.. 머리가 희면 무조건 할아버지고... 좀 젊어보이면 나이는 상관 안한다...

나에게는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일단 한 다섯명의 여성들과 미팅을 했다...음 예쁘다.. 그런데 생긴건 이목구비가 뚜렸하게 예쁜데

뭔가 허전하다.. 마음에 안든다... 앞으로 수십명의 여성들과 더 만날텐데...

통역하는 여성(이하 닐루파르)이 미인이다 보니 비교가 돼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다...

속으로 닐루파르 보다 미인인 여성과 결혼해야지 ...하는 결심을 나도몰래 해본다...

내눈이 높아서 일까 ? 

참 고역이다..거절하는것도 힘들다... 내가 그리 잘난 사람도 아닌데.. 

맘에 들지 않는다고 몇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미팅을 끝내는건 너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하루에 수십명 상대 할려면 예의만 차릴순 없는일...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할무렵... 그녀가 들어왔다...아니 헉헉 거리며 뛰어왔다...

아디다스 추리닝에 촌스런 야구모자를 대충 쓰고 이쪽을 쳐다보며 웃는다...

순간 나는 김군을 보며 저 아가씨 괜찮네.... 내스타일인데... 김군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본다..

잠시후 그아가씨(이하 마리나)가 내 앞에 앉았다... 아니 정확히 10시 방향에 앉았다...그리고

통역하는 닐루파르랑 무슨 얘길한다... 그리고 닐루파르가 일어나서 나가면서 제 동생인데 저보다

한국말 더 잘해요...앞으로 마리나가 통역 할거에요... 이런다..

헉 , 순간 예상이 빛나갔다... 어쩐지 추리닝 바람으로 나왔다 했다... 살짝웃는 옆얼굴이 약간

프랑스 여자를 닮았다...언젠가.. 어렸을때 본 라스트콘서트란 영화에 나오는 백혈병에 걸려죽는

비련의 여주인공과 닮았을 거라고 혼자 생각해보지만 여주인공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계속 쳐다보자 이19살 먹은 아가씨가 살짝 얼굴을 붉힌다...

그리고 미팅이 계속 되는데... 내눈에는 계속  마리나만 보인다...

잠시후 다 같이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갔다...식당 이름이 닐루파르..어! 마리나 언니 이름과 같다..

닐루파르는 꽃이름 이란다...

자리에 앉자 벽안의 아가씨가 메뉴를 들고 온다.. 그동안 인터넷 서핑으로 보아왔던 우즈벡 전통

요리인 쁠로프와 사슬릭을 시켯다.. 마리나가 놀란듯 나를 본다...

이정도 쯤이야.. 우즈벡 빵인 리뽀쉬카와 차가 먼저 나온다... 이빵은 제법 맛있다...

큰 가마같은곳에 둥그런 반죽을 붙여서 구워내는..우리나라로 치면 쌀밥과 같은 이들의 주식이다..

잠시후 식사가 나왔다... 그리고 10초만에 내가 주문을 잘못했다는걸 입으로 느낀다...

쁠로프는 그냥 기름밥이다...그냥 기름덩어리라 생각하면된다... 사슬릭은 너무짜서 입도 못대겠다..

내가 몇숫갈 못먹자 마리나가 자기가 시켰던 무슨 국수 같은걸 준다... 맛있다... 아니 그중 먹을만

하다... 난 여태껏 내가 아무거나 잘먹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 그런사람인줄 알았다... 그런데 ...

김군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그게 아니었나 보다... 이사람 진짜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이 소금덩이를 맛있게 먹다니...

내가 타슈켄트에 온 첫날부터 흐린 하늘은 이곳에 있는 내내  갤줄을 모른다... 이곳은 여름은

고온건조 하고 겨울은 눈비가 많이 오는 날씨다..... 이곳에 온 이후로 겨울 내내 매해 나를

괴롭히던 피부 가려움증이 바세린을 바르지도 않았는데 없어졌다..

이곳은 흡사 인종 전시장 같다...  여러가지 인종이 어우러져 거리를 걸어다닌다...

보통 유럽 백인여자들이 아시아 남자를 볼때 약간 아래로 보는것이 보통인데...이곳은 다르다고

사장이 말한다.. 한국사람들을 자기들보다 우월한 인종이라고 생각한단다... 머리가 똑똑하고

잘산다고...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자꾸 쳐다본다.. 지나가면 뒤에서 까레예즈 라는

소리도 가끔 들린다...

이곳은 아시아 계통의 키르키즈인들이 많아서 나 같은 얼굴이 많은데..

어떻게 한국인으로 알고 있을까?   마리나가 mr park은 한국 스타일이라서 그래요.. 한다..

하긴 옷입은 스타일이 다르니까 알수도 있겠군...괜한 자신감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어렸을때 내가 살던논현동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강남이 막 개발하던 시기라 온통 산과들이

불도져로 파해쳐 졌고 그곳에 가끔가다 미국인들이 애들을 데리고 모터크로스를 하러왔다...

그들이 오는날은 온동네 애들이 구경하느라 모여들었고 우린 선망에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들이 느꼈을 우월감을 지금의 내가 느끼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본다...


곧바로 미팅이 다시 이어진다... 그런데 나오는 여성들에게 관심이 가질 않는다..

그건 마리나 때문이다...온통 마리나 얼굴만 보인다 ...더구나 통역이니 ...

mr park... 이 아가씨 괜찮지 않나요...? 얼굴도 이쁘고 키도크고 대학도 나왔는데...

마리나 같은 아가씨 없어요?  난 마리나가 이 우즈벡에서 제일 이쁜것 같아요... 마리나 보다

더 이쁜 아가씨로 소개 안해주니까 마음에 안들지.... 이 초등3학년 수준의 맨트에...

마리나는 좋은지 볼이 빨개진다... 저 ..안 이뻐요... 저보다 더 이쁜 아가씨 많아요...

하면서 웃는다.. 동서고금을 막라하고 자기 이쁘다는데 않좋을 여자가 어디 있겠나?

자꾸 웃는다... 그 미소가 가슴을 파고든다...

이곳에 오기전에 근 5년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14시간씩 일했다... 아버지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신지

꽤 오래됬고 요양병원에 입원하신후론 치료비를 대느라 꽤 힘들었다...

아버지는 밤마다 고함을 지르셔서 병원을 수없이 옮겼고... 개인 간병인을 둬야했고 항상 독실을

써야만 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점점 웃지않는 사람이 되어 갔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

마리나를 보면서 얼마만인가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어린 여자가...왜 자꾸 좋아지는지..

겨우 19살인데.......

다음날 9시에 나와야할 마리나가 10시가 넘도록 나오질 않는다...19살 마리나가 이곳을 총책임지고

운영하기 때문에 그녀가 나와야 일이 진행되는데...사장은 볼일 때문에 먼저 나가고 나와 김군은

멀뚱히 호텔 로비에 앉아 있다..  로비에 금발 아가씨가 대걸래를 들고 바닥 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이

괜히 신기하다...

잠시후 마리나가 왔다... 어제완 모습이 다르다... 정장차림에 얼굴은 화장을 했다...

그리고 깔끔히 정리된 머리는 미장원에 다녀온 모습이다... 어제완 다르게 굉장히 성숙해 보인다..

마리나 왜 이렇게 오늘 늦었어요?  이쁘게 하고 오느라 늦었어요? 누구한테 이쁘게 보일려고요?

마리나가 얼굴이 빨게져서 ..아니에요..아니에요..하면서 얼굴을 붉힌다... 

김군이 나에게 말한다.. 형님 마리나가 그렇게 좋아요?  내가 보기엔 별론데...

그래 별로겠지...  그런데 왠지 좋아...뭐 미인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것도 아닌데...

첫눈에 반해 버린걸 ... 이 나이에 이런 감정이 남아 있다는것도 좀 신기하고...

점심을 시내 레스토랑에서 했다... 손님이 꽤나 많은 유명한곳 인가보다...

레뽀시카가 따끈한게 바로 구웠는지... 엄청 맛있다...

이상하게 자리에 앉을때도 일행들은 마리나 옆자리를 나에게 양보한다...

계속 마리나만 쳐다보고 있자..언니 닐루파르가 한마디 한다.. 둘이 결혼해요...???

식사후 마리나가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보여준다... 왠 아기 사진이다..두달 되었단다...

우리 딸이에요...  하며 살짝 웃는다...

순간 멍해지면서 가슴 한구석이 무너지는것 같다... 그래 뭐 ..할수없지... 잠깐이나마 20대로

날 돌아가게 해준 그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그녀를 보며 애기 이름이 뭐에요? 하며 괜한 어색함

을 감춘다...몇분동안 서로 아무말이 없었다...

그래 내 본분에 충실하자 그녀는 여기 직원이고 얼굴도 별로 안이쁘다...  안이쁘다.......

애기 엄마고.....오후에 계속 미팅이 시작되고 ...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키크고 금발인 여자와

결혼 하는거야... 이런 생각도 해보는데... 갑자기 호텔안이 환해진다...

금발이다... 키가177 긴하얀 부츠에... tv에서만 보던 그런  모델같은 여자가

내 앞으로 걸어온다... 문득 마를린먼로 주연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란 영화가 떠올랐다..

어느인종이든 남자는 금발을 좋아하나보다.. 전형적인 러시아 미녀다... 숨이 막힌다...

성격도 좋아서 쾌활하게 웃는모습이 너무 예쁘다...

내가 좀전까지 마리나때문에 고민했던 놈인가...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눈길은 그녀를 쫒아 다니고

있다...이리나 22살 뷰티샾에서 일한단다.....     당신이 들어올때 내가슴이 멈추는것 같았다고

염치없지만 얘기 해달라고 마리나에게 말한다... 내가 생각해도 염치없다... 뭐 어쩔수 없다...

7일동안 선보고 결혼도 해야하는데... 이런저런거 따지는건 내게 사치다...

이리나가 활짝 웃는다... 내가 마음에 든단다...일단 나이보다 엄청 젊어보여서 좋고 말하는게 로맨틱

하다고... 나하고 결혼하면 당신을 죽을때 까지 사랑할거며...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이먼 지구 저편

에 왔다고.. 운명인것 같다고 ..... 생각은 잘 안나지만 5분동안 말할 틈을 주지 않고 계속 내얘기만

했다.. .. 나하고 결혼 할수 있나요?     순간 통역하는 마리나 눈이 붉어져 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고 나간다... 한참있다 돌아온 그녀는 누가봐도 펑펑운 그런 모습이다...

이리나가 나하고 마리나를 잠깐씩 쳐다본다... 여자들 눈치는 정말 빠르다... 뭔가 이상한 기운을

눈치 챘나보다... 어색한 기운이 흐른뒤 ... 이리나가 말한다....

예스....결혼할수 있어요....당신이라면...  금발에 모델같은 미녀들의 수다에 구잘보다 훨씬 이쁜

그녀가 나하고 결혼한다고 방금 말했다....

김군을 처음 만난건 결혼업체 사무실 출발 1시간 전이다...

이 사람이 없었으면 외롭게 나혼자 떠날번 했다.. 11월부터 1월까지는 이업도 비수기란다...

첫 인상은 헉~~김c를 여기서 보다니... 였다...특히 웃을때는...

마음좋은 이 사람은 방송관련 스텝일과 무슨 부업으로 다른일을 한다는데 ...

정확한 얘기는 안한다...사실 이 친구는 2년전에 이회사에 자기 프로필을 보냈단다...

이 회사 사이트에서 한 여성을 보고 .. 그 여성에게 반해서... 그런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번에 가게 됬단다... 그여성을 만나려고...일편단심이다..

그런데 이 김군이란 사람 좀 독특하다... 짧은머리에 귀걸이 어울리지 않는 헐렁한 양복이

언발란스를 이루며... 영 어울리지 않는다...거기에다가 무슨 벙거지 같은 가발을 가져와서

미팅할때마다 그 멀쩡하고 단정한 머리에 뒤집어 쓰고 기괴한 몰골이 되어 버린다...

내가 짧은 머리가 나은데.... 그냥 나가지 해도 막무가네다...

그걸 쓰면 여자들이 미친놈이라 생각 할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지만 차마 못하고 ...

그냥 쓴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다... 사장도 쳐다보며 한마디 하려다 그냥 웃는다... 고객이니

어쩌겠나?    그날 저녁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김군이 그토록 애타게 만나고 싶어하던

그녀가 온다는 연락이 왔다...

타슈켄트에 도착한뒤 계속 심각하던 김군은 좋기도 하면서 긴장도 되는지 표정변화가 심하다...

저 가발좀 벗지 ...이런생각을 하는중.. 그녀가 저쪽에서 걸어온다...안나...21살

타타르족 이란다... 러시아 유명 여배우들중에 타타르족이 많다고 사장이 말해준다...

키는 160정도로 이곳에서는 꽤 작은키다... 그런데 귀여운 얼굴이 송혜교 저리가라다...

영어를 꽤 잘하는듯 김군에게 영어로 물어본다...김군은 프로필에 영어를 잘한다고 적어놨단다..

마이네임 이즈 김xx 이걸로 김군의 오늘의 영어는 끝이 났다...

마리나가 통역하는중에 김군의 더듬는 한국어가 들려온다... 완전히 얼어있다...

아버지가 축구 코치라던 안나는 축구 얘기도 한다... 너무 김군이 얼어있어...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평소에 축구광이던 나는 우즈벡 프로팀   팍크타코르...분요드코르 ... 

막심 샤츠키흐를 안다고하자..  아는건 달랑 이것뿐이지만 .. 안나가 갑자기 표정이 밝아 진다...

김군은 지금 심장이 없어요... 당신이 이사람 심장을 다빼앗아가서 지금 가슴이 텅 비었다고..

그래서 많이 긴장했어요... 요런 맨트를 살짝 쳐줬다.....안나가 살짝 웃는다...

안나는 결혼하면 자기 친구들 식구들을 초청해줄수 있냐고 김군한테 물어본다....

사장이 옆에있다 나한테 고개를 젓는다... 아니라는 뜻이다...김군은 무조건 예스다...

안나가 집에가서 생각해보고 연락을 준다고 하면서 이쪽을 보며 한번 씽끗 웃으며 눈인사를 하며

나간다... 사장이 택시비를 50달러정도 줘야 한단다...

김군은 얼른 100달러를 꺼내 여자손에 쥐어준다...  참고로 이곳 남자 평균월급이 200달러란다...

사장은 너무 많이 줬다고 버릇 나빠진다고 뭐라고  하며...왜 친구를 김군이 초청해야 되냐고 ...

식구는 모르지만 ...웃기는 여자라고 한마디 한다..

사장이 맥주에 보드카를 섞어 폭탄주를 만드는 동안 난 식당구석에 인터넷이 되는 컴앞에 앉았다..

정글속을 헤메이다... 구조된 느낌이든다...인터넷...

친구에게 메일을 보냈다...

 

친구 섭에게...

지금 나는 타슈켄트 어느 한국식당에서 너에게 이글을 적는다....

여기는 잘 도착했고 ...일도 잘 진행되고 있어... 어제 오늘 비가 온다....

여기 물가는 한국하고 거의 비슷해..... 거리는 70년대를 상상하면 되고... 밥은 못먹겠더라....

인터넷도 잘 안되고 ....

한명 맘에드는 아가씨를 만났고 ...키가 77에 늘씬하고 22살 이란다...

내가 좋데....거기다 금발이야...내일 점심때 한번 더 만나고 결정 할려고...

한국에 데려가면 미인이라 깜짝 놀랄거야...

어머니 한테 전화해서 잘되가고 있다고 전해주라....

그런데 기침은 그치지 않고 계속 나오네....신종풀루 때문에 기침도 함부로 할수가 없어...

벌써 가져간 홀스 10통을 다 먹었는데...

언제 다시 또 메일 보낼지 모르니까 하루 한번은 꼭 확인 해라...

그럼 이만... 타슈켄트에서 친구가....


점심식사후 호텔 로비에서 너무나 진한 이곳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을 무렵 회전문으로 누가

들어온다.... 이리나... 옆에는 나이든 한명의 여성도 있다...

어머니 인가....?

그녀의 옷차림은 이곳에서도 좀처럼 볼수 없는 튀는 복장이다...

여기 여성들은 우리나라랑 틀려서 남자들 한테 잘 보일려고 할때는 섹스어필 하게 옷을 입는다...

그래서 자기 소개 하는 사진도 비키니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는 여성도 많다...

머리에는 빈티지한 군모 비슷한 모자를 눌러쓰고 마치 겨울연가의 욘사마 처럼 긴 머플러를

목에 휘감고...  더구나 그 긴 하얀색 튀는 부츠는 엑스자 가죽끈이 죽 달려있다...

문득 아주 옛날 친구들과 가던 나이트에 중간 중간 나와서 춤추던 무희들이 비키니 차림에 신던

그때 그 부츠 같다는 생각도 해보며... 한국여자들이 절대 소화하지 못하는 화려한 부츠가

그녀의 긴 다리에는 왠지 절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너무 화려한 모습에 왠지 약간 걱정도 된다... 한국에 데려가면 시선을 많이 받을 텐데...

하는... 그녀가 나를 보고 생긋 웃으며 인사한다.... 

같이 온 어머닌줄 알았던 여성은 매니저 란다... 얼른 매니저 보고 우리 이모를 닮았다고 젊었을때

참 미인이었을 꺼라고 살짝 양념을 좀 치자 ... 금방 얼굴에 미소를 띄며 내가 인상이 좋고 마음에

든단다...그리고 같이 서보란다... 그리고 디카로 사진을 찍으면서 둘이 잘 어울린다며 좋아한다..

이리나에게 ...부모님 한테 인사하러 간다고 하자...  부모님 오빠 모두 일주일 전에 러시아로 갔다고

한다... 좀 이상하다 ... 결혼식을 부모님 없이 할수 있냐고 하자 할수 있단다...

잠시후 사장하고 매니저하고 언성이 좀 높다... 매니저가 지참금을 3000달러 달란다...

처녀라고 ...병원가서 검사 받을수도 있단다... 사장이 어이없어 하며...

이곳에서 3000달러 지참금 받을려면 아주좋은 가문에 교육도 잘받은 상류층 여성이어야 하는데..

이리나가 그부류에 들어가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나에게 이 여성 아닌것 같다고 한다...

돈 부터 요구 하는 여성은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이 많단다...

나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잘된것 같아서 결혼은 없던일로 하자고  했다..

속으로는 3000달러 그냥 주고 할까 하는 생각도 굴뚝 같았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많은 여성

들 때문에 ... 더 미인을 만날수 있다는 기대치 때문인가...아쉽지만 그냥 보냈다...

왠지 기분이 좋은 마리나가 밥먹으러 나가잔다... 티코 한대가 온다...

이곳은 택시 영업을 차만 있으면 할수 있나보다... 걍 길거리에 서있으면 아무차나 와서 빵빵

거린다... 미터기도 없고 먼저 흥정한뒤 차에 탄다... 보통 2000숨 정도 나온다...

이곳 화폐는 1000숨이 최고 화폐다... 1달라에 공식 환율 1500숨 길러리 환전소 1700-1800숨

이니 100달라 바꾸면 돈을 한다발 준다...지갑에 절대 넣을수 없을정도의 돈다발이다...

그래서 맨처음 100달라를 바꿨을때 나는 김군에게 돈다발로 한대 맞아봐라 라며 장난도 쳤다...

앞자리에 김군이 타고 뒤에 마리나랑 같이 탔다... 차안에서 그녀의 얼굴을 보고...마리나..

나 결혼 안해서 좋아...? 그녀가 살짝 웃는다...그녀의 손을 잡아줬다...그녀가 내 어깨에 기댄다...

그냥 기분이 좋다..마리나랑 있으면... 평생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이러다 정말 결혼 못하고 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길을 걸을때나 같이 있을때 이젠 마리나가 내 팔짱을 낀다...이곳에서 나는 어린애다...

마리나 없인 아무데도 못가고 밥 한끼 사먹을수 없는 ...항상 그녀와 같이 다닌다...

그래서 그녀가 더 좋아졌는지 모르겠다...

이 19살 먹은 어린애를.. 내가 진짜 사랑하고 있는것 같다....  갑자기 결심이 섰다...

애 하나 있으면 어때 ...마리나랑 결혼하자 ...하는거야...

이런 생각을 하니 그동안 뭔가에 눌렸던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리나 내가 좋아요... ?  어디가 좋아요...?
 
마리나가 살짝 웃으며 얼굴을 붉힌다...그냥 오빠는 다 좋아요... 다른 사람들 하고 달라요...

뭐가 달라요..?   음.... 같이 있으면 재밋고 ...로맨틱 해요... 그래서 좋아요...오빠가..

마리나 ...... 네.....?


말해 버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한테....


   나랑 결혼해 줄래요...? 



이곳 여자들은 참 불쌍하다...사실 남자들도 불쌍하긴 마찬가지다...

이 넓은 땅에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서도 지도자를 잘 못만나서 이렇게 살아가니...

위에부터 아래까지 철저히 부패한 나라...국민들 경제사정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것 같다..

당분간 내가 보기에 희망이 안보인다....이 나라

여기 물가는 한국하고 비슷하다..아니 어떤면에서는 더 비싼것 같다...공산품을 전부 수입하니..

시장에서 파는 조잡한 물건도 한국보다 비싼것 같다... 공장이 없으니 ..어디 취직 할때도 없고...

식당의 밥값은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한달 월급200불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참 궁금하다...

그러니 사람들이 해외로 기를쓰고 나갈려고 한다... 여자들이 나갈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국제결혼이다... 그러니 나이 따윈 이들에게 큰 걸림돌이 아닐수밖에...

마리나는 18살에 나이많은 부자한국 사람에게 시집을 갔단다... 그곳에서 1년 조금 안되게 살았고

남편은 술먹으면 딴사람이 되었단다.... 그래서 첫번째 부인도 도망가고 ..시어머니는...

자기도 젊었을때 그렇게 살았으니 너도 그냥 참고 살아라 ...이랬단다...

남편이 술마시는 횟수가 점점 늘어갈무렵... 그녀는 임신한체 타슈켄트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주위의 만류에도 아이를 낳았고... 여기까지가  마리나가 담담하게 나에게 말한 그녀의

사연이다...

그녀가 나에게 말한다... 전 결혼할수 없어요....

난 42살에 나이에 이먼 나라에까지 와서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던 여자에게 또한번 결혼을 거절

당했다...

98년 imf때 2002년 월드컵때 ...그리고 지금 3번째다...

그때 안좋은 기억 때문에 이곳 까지 왔는데 여기서도 이상하게 얽혀들어 간다...

이곳에서는 이런 여성들이 꽤 된단다... 남편이 이혼을 안해주거나 ... 결혼 무효 소송을 해버리는

그러면 한국대사관에서 비자를 절대 안내준단다..

결혼하고 도망가는 여자들이 많아서 피해보는 한국 남자들이 많다고... 대사관은 전후사정 볼것없이

한국남자 편이다... 당연하다..

그래서 마리나는 나랑 결혼을 못한다... 그녀는 지금 한국에서 유부녀 상태인 것이다...


 " 왜 작년에 오시지 않았어요... 일년만 일찍오시지... 왜 이제 오신거에요....  "

 그녀가 운다...

이런 c 8 나도 모르게 화가 치민다...아니 ...가슴이 아프다...슬프다.. 나도 모르겠다...

그냥 이게 이 상황이 뭔지 머리가 텅빈것 같고 ... 그냥 그녀를 안았다..  이 어린 19살 상처받은

아가씨를 내가 또 아프게 하는건가...?  내가 지금 여기 뭐하러 온건지 이 몇일동안 일어나는일이

꿈인것 같다... 이 상처받은 어린 마리나에게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쓰러질것 같은 상황에 옆에서 갖은 달콤한 말로 꼬드겻으니...그리고 딴 여자 한테 결혼한다고...

어쩐지 그 어린 나이에 여기를 책임지고 일하는 모습이 그 나이 답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 모습에

또 반했었다... 애 하고 이 나라에서 살아 갈려니 힘들었겠지 그래서 나이보다 어른스러웠고...

그러나 그녀는 19살 이 나라에선 한참 사랑할 나이인걸....


니가 너무 오랫동안 일만 해오다 갑자기 낮설은 곳에서 말이 통하는 두사람만 있다보니..

짧은 시간에 정이 든것 뿐이야 ...여기에 온지 불과 일주일도 안됐다고...

정신차려라 ...정신차려...

이젠 이성이 감정을 다스리는 나이가 됬잖아... 니가 아직도 어린앤줄 아냐?

이제 몇일 안남았다 ...평생 결혼 안 할거냐?

어머니도 생각해야지... 마리나랑은 이뤄질수 없어 서로 상처만 될뿐이야....

니 나이마흔둘이야... 마흔둘...


이곳에 비행기를 타고 오는내내 그리고 며칠동안 나는 김군보다 내가 먼저 결혼 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김군 편을 들었다...

김군은 한여자만 보고 왔다고 했다... 그러나 안나는 거절했다... 그는 그냥 갈거라고 했지만

사장이 데리고온 아가씨를 한번 보고서는 그녀한테 금방 반해 버렸다...말로만 그랬지...

한여자만 보고 온게 아니었나 보다... 속마음은...

그녀도 결혼 하겠다고 하고... 둘은 내일 결혼식을 올린다... 신부가 정말 미인이다...

라만강 시골 출신이지만 서울물 3개월만 먹으면 천사로 변할수 있을것 같은 얼굴이다...

18살... 우리로 치면 한참 학교다닐 나이다... 마리나도 이때쯤 결혼 했겠지...

김군은 착해서 잘해 줄거다 ..신부한테...

계속 미팅을 했다 ... 사장은 꼭 나를 결혼 시켜야 하니까...

그 이후론 미인은 없었다.... 아니 있었는지도 모르지....

이대로 돌아가야 겠다고 생각 했을때 제일 마지막 한 여성이 들어 왔다... 나르기자 20살 이란다...

그녀는 세종 한글 학교를 다녔다는데 조금 한국어를 알아 듣는다...

날씬하고 키도 68정도 된다... 웃는 얼굴이 귀엽다... 통역하는 마리나가 ..괜찮다고 말한다...

그래 결정하자 이 여성으로.... 내 결혼이란게 이쯤되면 참 웃겨진다..

나를 사랑하는 여자가 옆에서 내 신부를 골라준다... 무슨 3류 신파도 아니고...

내일 어머니랑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김군이 반지를 산다길레 셋이서 시장에 갔다..  택시 안에서 마리나는 내 어깨에 기대서 또 운다.

김군이 결혼한다... 몇년 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아가씨 안나가 아닌 이틀전에 잠깐 만났던 아가씨

와.....뭐가 좋은지 싱글 벙글이다... 내맘은 아파 죽겠는데....

이곳의 결혼식은 요새 많이 줄어서 8시간 이란다.... 사장은 그걸 또 줄여서 바쁘다고 4시간 한단다..

4시간도 많다...

호텔 앞으로 영화에서만 보던 하얀색 리무진이 왔다... 드디어 김군이 결혼하는군...

타이도 못매는 순박한 김군을 화장실로 데려가 멋지게 매주며 속으로 진작 이렇게 멋지게 하고

안나를 만났으면 상황이 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본다...

리무진에서 신부가 내린다... 흐음 ...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다...

내가 태어나서 본 신부중에 가장 예쁜 신부가 서 있었다...

김군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호텔 직원들도 나와서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비디오 기사와 고려인 사진 기사가 사진을 한참 찍다가 신랑신부는 차에 올랐다...

나보고도 타라는 거다...신랑 들러리로...난생 처음 그 긴 리무진 뒷자리에 올라탔다...

차에 타니 신부 들러리 한명이 있다..

으음 미스코리아 한성주 닮은 아가씨.... 예쁘다 신부보다... 코찌를 한것 보니 약간 날라리다..

일단 웃었다 .. 통역이 없어서 우린 손짓 발짓 으로 대화 한다...이 아가씨들은 영어는 커녕 러시아어도

모르는 시골에서 왔다... 갑자기 한성주 닮은 그녀가.. 나에게 동대문구 전농동 하면서  손가락으로

12을 센다...결혼...결혼... 아...12일 있다가 한국으로 시집 가는데 신랑이 동대문구 전농동

에 사나보다...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알아들었으려나...?

차는 어느 낡고 웅장한 건물에 우리를 내려줬다... 결혼식장인가?

먼저온 신랑 신부와 하객들이 웅장한 원형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위로 올라가자 무슨 꽃으로 장식한

긴 탁자가 있고 중간에 교회 목사님이 설교하는듯 고상한 중년 부인이 뭐라고 책을 보고 한참 설교

하고 신랑 신부에게 묻는다... 아마 이게 이곳의 결혼을 신고하는 작스 의식 인가 보다 ...

신랑 신부가 종이에 사인하고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아니 정확히 피로연장으로 ....

법적으론 방금 결혼이 끝난것 같다...

마리나 언니 닐루파르가 급히와서 날 데려간다... 나르기자가 어머니랑 호텔로 왔다는거다...

빠른시간에 왔다 갔다....정신이 하나도 없다... 마치 채플린의 무성영화에 나오는 사람처럼 ..

동작이 빨라진다...  호텔에 어머니랑 나르기자가 마리나랑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는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겉으로 보기엔 건강해 보인다... 그런데..

어머니가 결혼을 일년 있다 하라는 거다.. 내가 안된다고 하자 ...그럼 나르기자가 한국에 같이 석달

정도 머무르다... 내가 괜찮은 사람인걸 확인한후 결혼 하라는거다...

순간 나르기자가 난처한 표정으로 엄마 한테 뭐라 한다....

''처녀가 어떻게 남자와 석달을 함께 삽니까?"  내가 그러자... 어머니는 잠시 생각하다..

결혼을 승락했다...  어머니가 묻는다... 차가 있냐고?  네 큰차 있어요... 흡족하게 웃더니

먼저 나가신다... 병원에 가신다며...

나르기자가 새초롬하게 앉아서 날보며 살짝 웃는다... 내일 결혼하니 앞으로 평생 같이 살 남편

아닌가?  이날 결혼식 참석 때문에 양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잘어울린다며 나이가 30정도 밖에

안돼 보인단다... 하긴 여기 사람들 보다 한국사람은 약 5년에서 10년은 족히 젊어 보인다...

처음에 여기올때 한 30정도 먹은 여성과 결혼 하려 했다... 사장이 웃으면서 나중에 알게 될거

라던 ..그말이 온지 하루만에 무슨 얘긴지 알게됬다.. 여자들이 성숙하다..30만 넘으면 그냥 우리

큰 누님같다... 그러니 19살 20살 아가씨만 눈에 들어온다...


마리나는 아까부터 어색한 미소를 띄고 있다 ... 통역하면서도 가끔식 슬픈눈으로 날 쳐다본다..

마리나를 보면서 난 한여자만 사랑한다고 ... 죽을때까지 그여자만 사랑한다고 ...이렇게

통역 해달라고 했다...  마리나가 살짝 쳐다보며.. 그게 누구에요?  하며 쳐다본다..

마리나...당신..   나르기자랑 결혼해도 마리나를 평생 사랑할께....

나르기자 한국말 알아들어요... 순간 나르기자가 마리나와 나를 쳐다본다...


이곳에서 한국으로 시집 오려는 여자들은 몇가지로 부류로 나눌수 있다...

집이 너무 가난해서 친정에 도움을 주려고...(이게 아마 대부분 일거다)

남자를 사랑해서 ...  아님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우즈벡에서 날라리로 소문이나.. 두번째나 세번째 마누라로 밖에 시집갈수 밖에 없는 상황등...

솔직히 정상적인 좋은 상류층 가정에서는 절대 국제결혼 안한단다....

결혼에 실패 하지 않으려면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게 하면 된다.... 사랑하는데 도망가진 않으니까...

아니면 애를 빨리 낳던지....  그도 아니면 처가에 돈을 잘 보내주던지....

이도 저도 아니면 십중팔구 도망 간단다... 솔직히 나이많은  한국남자한테 친정을 돕기위해

시집 왔는데 그렇게 쉽게 사랑이 생길리 없고...돈까지 안보내주면 ...이 결혼은 그냥 끝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은행에 저금을 안한단다... 이자도 별로 없을 뿐더러 은행이 지불정지를 잘하기

때문에... 그리고 저축할 돈도 없다 사실...

그래서 한국에 시집 오는여자들이 이해 못하는게 있단다... 연봉이 삼사천 하는데... 뭐하나 사달라면

비싸다고 안사주고... 집에 돈좀 부쳐달라고 해도 치사하게 안부쳐준다고... 그 많이 버는돈 다 어디

에다 감추고 째째하게 군다고... 돈 안 보내주면...여기 먼저온 친구들하고 연락해서 집을 나가

공장 같은데 취직해서  돈을 번단다...  그럴려고 왔으니까...

1년만 벌어도 타슈켄트에서 티코나 다마스 한대 사면 그걸로 택시해서 그냥저냥 식구들이 먹고 사니까..

그래서 시집온뒤 조금 있으면 갖은 핑계를 대고 돈을 요구 한단다... 누가 아프다 ..오빠가 다쳣다..

집을 수리해야 된다...

그래서 돈을 보내줄때는 한번에 왕창 주고 끝내라고 사장은 말한다... 찔끔 찔끔 보내주면

평생 보내줘야 되니..차 한대 살돈만 보내주면 그 다음은 안보내줘도 된다고.. 그런데 여기서도

솔직히 돈 들어갈데가 한 두군데가 아닌데....선뜻 그돈을 보내주는 한국남편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여자가 시집올때 거의 맨몸으로 오는데... 살게 너무 많단다...

옷만해도 4개절 속옷부터 코트까지 해서 수백은 그냥 깨지고...

화장품 악세서리...거기다... 처음 백화점 같은데 데려가면 이것저것 쓸어 담느라 정신이 없단다..

우즈벡에선 ... 진짜 살게 없다... 좀 괜찮은건 너무 비싸고...

그러니 한국에 와서 마트나 백화점 가면 오죽 사고 싶을까?

사장이 말해준 몇 사람도... 한국에서 수십억대 재산이 있는 사람인데... 결혼 하자 마자...

여자가 감당이 안됬다고... 백화점에 데려가서 뭘 하나 사주면 한국여자들은 비싼거니까 하나로

만족 하는데... 이 아가씨들은 명품이니 이런 개념이 없다 보니 ... 사주면 돌아서서 저거 사달라

하고... 솔직히 땅이 많아서 수십억대지 땅 안팔리면 별볼일 없는 보통 사람인데...

여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부자라 해서 나이 많은 너하고 결혼 했는데 돈 쌓아놓고 째째하게 군다고

생각하고 ... 백화점에서 울고 불고 한단다...

그래서 혜어지고...  이건 물론 몇몇 헤어진 경우를 예를 든거다....

그래도 잘 사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나도 우즈벡에 갔고... 그래서 마리나를 만났다...

마리나는 우즈벡 여자들과 좀 틀리다... 똑똑하고 시간을 잘 지키고 부지런하고... 검소하다..

뭐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우즈벡 여자들이 어떤지는 사실 잘 모른다...

그냥 마리나가 저렇다는거다...  김군의 피로연 장에서도 19살의 마리나는 나이답지 않게 피로연을

잘 진행해 나간다...

우즈벡 결혼식 아니 피로연은 독특하다... 앞에 dj같은 남자가 빠른음악을 선곡해서 틀어주고 사회자

와 여가수가 한명씩 있다... 그리고 요사이 유행 한다는..무희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데..

이 다섯명의 무희들 정말 예쁘다... 점점 더 예쁜 여자들이 어디에서 자꾸 나온다.

여러가지 춤을 섞어서 보여주는데... 부채춤도 보여준다...그런데 부채춤 출때 복장이 치파오다..

한복을 구하기 어려웠나 보다...

먼저 한명이 나가서 축사를 해주면 박수치고 가수가 노래를 부르거나 신나는 음악을 튼다...

그럼 모두 나가서 춤추고 ...또 한명이 나가서 축사하면 또 춤추고....

물론 나도  마리나와 나가서 축사를 했다... 한국속담에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될때까지 살라는 말이

있다고... 오래 행복하게 살라고... 마리나가 제대로 통역 했는지 모르겠지만 중간에 사람들이 한번

웃는걸 보니 의미는 전달 됬나보다... 그렇게 4시간을 쉬지않고 춤을 춘다...

이 나라 여자들은 춤을 추기위해 태어났는지 ...정말 잘춘다 모두들...어린애 부터 할머니 까지...

남자중에는 거의 나하고 신랑 하고만 불려나가 춤을 춘거 같다...

마리나는 사진사 보고 나를 애기 아빠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자꾸 신랑신부 사진 찍는 옆에서

우리도 찍어달란다... 보드카를 두세잔 마신 마리나는 자꾸 나를 끌고 춤을추고 팔짱을 끼고 한다..

마리나가 취한것 같다...볼이 붉으스름 하다...

문득 시선을 느껴 쳐다보니 사장이 의아한듯 쳐다보고 있다...

신랑 신부랑 마리나 나 넷이서 리무진에 탔다... 신부가 보든 말든 마리나가 울면서 나에게 안긴다...

내일은 오빠가 결혼하는날이네요... 마리나는 너무 슬퍼요...오빠 사랑하는데...

같이쓰던 방에서 김군이 신방으로 짐을 옮긴다.. 그사이 마리나는 신부드레스 벗는걸 도와주고...

일을 끝내기도 전에 마리나를 내방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어제 밤새쓴 편지를 줬다... 내가 비행기 타면 보라고...

돌아서는 마리나를 세워놓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결혼할때 신부 줄려고 사왔던 커플링을

그녀 손에 끼워줬다... 누가 뭐라든 넌 내아내야... 마리나... 내가 내일 결혼해도 넌 내첫 아내..

사랑하는 내 아내.... 울면서 마리나가 말한다... 사랑하는 내 남편...


사랑하는 내 오빠 내남편...



타슈켄트에 온지 6일째 하늘은 계속 흐리다...

사장한테 결국 다 말해 버렸다...결혼은 못했다... 할수 없었다 ...이 상태로는...

나르기자 한테는 정말 미안하다... 또 상처 받는 사람이 생기다니...

사장은 좋은 사람이다...  한달정도 생각을 해보고 다시 오라는 ... 생각이 바뀔수 있다고...

나르기자 한테는 결혼 못하겠다고 하지말고 한달 후에 다시 온다고 하고 가라고 했다...

돈은 따로 더 안받겠다고...

오늘 저녁 이곳을 떠난다...   마리나는 커플링낀 손을 내손에다 붙이며 사진을 찍으라 한다..

메일로 꼭 보내줘야해....오빠..

떠나기전에  한국식당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 나르기자도 불렀다...

나르기자는 언니를 데리고 나왔다... 애가 둘 있다는 참 선하게 생기신 분이다...

나르기자가 사진을 찍어 달란다... 찍어서 어머니 보여주라고...

사진을 찍자마자 디카를 마리나가 뺏는다... 그리고 찍은 사진을 하나씩 돌려가며 보자..

나르기자가 방금 찍은 사진을 보여 달란다... 

참 상황이 묘하게 됬다...  보여줬다가는 마리나하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볼께 틀림없다..

거기다 커플링 찍은 사진이 바로 뒷장 아닌가....

나중에 보여준다고... 우즈벡 여자들이 너무 예뻐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나르기자

가 보면 기분 나쁠거라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변명아닌 변명을 해본다..

마리나가 ... 오빠는 한여자만 사랑 한다며 그게 누구야?  누구야?

계속 붉어진 눈으로 혼잣말 처럼 중얼거린다...

나르기자 와 언니가 나를 한번 쳐다보고 마리나를 한번 쳐다보고 둘이 뭐라고 속삭인다...

바보라도 눈치를 챗을 거다...

식당을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나르기자와 언니에게 인사를 하고  먼저 들어 가라고 하자

공항까지 따라 가겠단다.. 마리나 하고 나하고 둘만 나두지 않겠다는 눈치다...

공항에서도 계속운다 마리나가... 검색대 앞에서 마리나에게 .. 난 한 여자만 사랑해...마리나..

그리고 김군과 검색대를 통과 했다... 마리나가 계속 손을 흔든다... 나르기자도 옆에서 손을

흔든다... 내가 안보일때 까지 두여자가 계속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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