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마이프라이데이
저가 쇠고기 체인점 입체 비교
쇠고기는 삼겹살을 굽듯이 자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그러했으며, 근래에도 한우는 그리 만만한 먹을거리는 아니다. 축산 농가의 부담에도 쇠고기 수입이 환영(?)받는 이유다. 때문에 질이나 영양상의 문제는 차치하기 십상이다. 지난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3년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다. 국내 축산 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당연지사.
저가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점의 등장은 이러한 시류를 반영한다. 현재 국내에는 이미 10개의 저가 쇠고기 프랜차이즈 200여 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호주산이 주를 이루지만, 미국산의 경쟁력은 이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수입 쇠고기 사이의 가격 경쟁도 불가피한 셈이다.
이에 선점 효과를 노린 저가 쇠고기 시장이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고기 뷔페의 실패 사례는 저가 쇠고기 시장도 단순한 양이나 가격대로 승부 나지는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근래 들어 국내산 쇠고기 전문점이 생겨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재 시중에서 영업 중인 쇠고기 저가 전문 매장은 가격을 감안한다면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하면 가격이 좀더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 국내산 육우의 등장이나 등급이 낮은 한우의 가격 경쟁 선언도 저가 쇠고기 시장의 복병이다. 물론 저가 쇠고기가 한우의 명성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쇠고기 특유의 담백함은 살아 있어도 한우 특유의 고소한 맛을 쫓아가지는 못한다.
결론짓자면, 저가 쇠고기 매장의 등장은 그저 쇠고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게 됐다는 그 이상은 아니다. 다만 한우도 등급이 있고, 수입육도 냉장이냐, 냉동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만큼 자신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단골’을 찾는 정도가 저가 쇠고기 시대를 살아가는 ‘최선의 미덕’이 아닐까 싶다.
저가 수입 쇠고기 전문점
비교적 맛과 가격에서 지명도가 높은 저가 수입소고기 전문점 우마루, 우스, 아지매숯불구이 등을 찾았다. 이곳들은 저가 쇠고기 체인점을 표방하면서 대중성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호주산 고기여서 뒷맛이 특유의 ‘락토 플레이버’ 즉 우유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어색할 수도 있겠다. 사육 과정에서 곡물보다는 풀을 많이 제공하는 호주산 쇠고기는 포화지방산이 낮기 때문에 찾는 손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우스’의 주 메뉴는 갈빗살. 호주산을 쓰는데, 양념을 살짝 해서 감칠맛이 좋고 씹는 맛도 뛰어나다. 사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갈빗살의 대부분은 고른 품질을 가지고 있는 편. 그래서 어떤 불에 굽느냐가 맛의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우스는 압축탄을 쓰는데,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한 야자나무 압축탄은 참숯은 아니지만 불땀이 좋아 야자수 압축탄의 고기 맛도 알아준다. 서민적 풍모가 도드라지고 딸려 나오는 밑반찬도 괜찮다. 체인점 식당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메뉴에 대한 이해도 좋다.
‘우마루’는 차돌박이, 갈빗살, 치맛살과 갈비본살 등이 제공되는 체인점이다. 서비스와 가격이 매우 훌륭한 집. 이만한 값에 좋은 시설에서 깔끔하게 한 상 받아먹는 고깃상이 흔한 일은 아니다.
‘아지매숯불구’이는 갈빗살과 안창살이 주 메뉴다. 갈빗살은 소의 갈비뼈에 붙어 있는 살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뼈에 붙은 부위에 대해서는 수입 허가가 나지 않는 만큼, 미국 쇠고기와도 경쟁력이 있다. 호주산은 고급육이 아닐 경우는 비릿한 냄새가 나는데, 갈빗살 만큼은 질이 고르고 고소한 맛이 강해 먹을 만하다.
국내산 중저가 쇠고기 전문점
한우 전문점 ‘순봉가’는 정육점 식당이 상대적으로 싼 고기값과 싱싱한 육질, 여기에 좋은 고기를 쓸 것이라는 선입견이 합쳐져 인기 만점인 점을 고려한 체인점인 듯하다. 실제로 식당 입구에 커다란 숙성실과 쇼케이스를 갖추고 손님이 고기를 직접 고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형태는 일본과 유럽에서 성행하는 영업 방식. 고기를 직접 고름으로써 고기에 대한 믿음을 높이고 다양한 부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구이용 부위는 모두 한우를 쓰고 있다. 육색이 아주 밝고 마블링도 뛰어나서 이만한 값에 이런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1등급 꽃등심을 추천한다.
‘우모리 프레스코’는 무엇보다 참숯을 쓰는 집이라 어지간한 고기라도 뛰어난 맛을 보장할 것이다. 게다가 육질도 뛰어난 편. 국내산 육우를 제공해서 믿고 먹을 수 있다. 향후 미국산 육우가 쏟아져 들어올 경우 원산지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우리 실정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는 집이다.
고기가 아주 알찼고, 양도 적당한 편. 서비스는 최고 수준이다.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감을 하게 한다.
쇠고기의 모든 것, 알고 먹자!
구이용으로 쓸 수 있는 쇠고기 부위는 다양하다. 우선 최고가이면서 값도 비싼 등심(채끝 포함), 안심, 살치살, 치맛살, 안창살, 갈비, 갈빗살 등이 고급 부위로 팔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육 부위만 따진다면 갈비와 안심, 등심 순으로 가격이 매겨진다. 그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1++(보통 특상등급 또는 1등급 투뿔이라고 부른다) 고기는 상위 2%의 고기에만 부여하는데, 그만큼 품질을 보증하고 맛도 뛰어나다.
주로 풀 대신 콩과 옥수수 같은 고급 곡물을 먹여 고기가 고소하고 마블링이 잘 발달해서 부드럽기 그지없다. 흔히 강진맥우, 횡성한우, 소백산한우, 무안한우 같은 브랜드 한우는 이런 등급의 고기를 통제하면서 길러낸다. 생산비가 많이 들고 양이 적어 그만큼 시중에서 만나기 쉬운 부위는 아니다. 업소에서 등심 1인분에 3만원 이상 받을 수밖에 없는 높은 고깃값 때문에 자주 먹기 어려운 고급 부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쇠고기를 찾게 되는데, 국내산 육우와 수입육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산 육우는 또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젖소 수컷과 암컷이다. 젖소 수컷은 우유를 짤 수 없으므로 태어나면 곧바로 육우로 길러진다.
이런 고기는 한우보다는 못하지만 곡물을 많이 먹여 비교적 뛰어난 육질을 보인다. 암컷 젖소의 경우는 우유를 다 생산하고 나이 들어 생산량이 줄면 도축되어 고기로 팔리는데, 고기 맛이 떨어져 낮은 등급의 육우로 팔린다.
국내산 고기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으므로 수입 고기가 시중에 많이 팔린다. 현재로는 주로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이다. 미국산이 곧 시중에 풀릴 경우 쇠고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어쨌든 호주산이 수입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호주산도 가격 차이가 크다.
최고 등급의 경우는 곡물을 500일 이상 먹여 길러서 육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한우 1등급 선에 팔린다. 이런 고기 중에는 일본 고베 흑우와 교배하여 생산한 ‘와규’도 있는데, 대개 강남의 최고급 양식당과 일부 호텔 양식당에서나 만날 수 있다. 이 고기는 한우 특등급 고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에서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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