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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이론

New Hope 2008. 5. 13. 13:21

출처 - 헤럴드 신문


깨진 유리창 이론. 영어로는 ‘Broken Window Theory’라 부른다.

낙서나 유리창 파손 등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대형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이다. 일례로 지하철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는 것은 곧 법 질서의 부재를 반증하고 잠재적 범법자를 부추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지하철 유리를 깨는 등 각종 경범죄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치안이 확립된다는 것이다.

최근 깨진 유리창 이론은 범죄심리학 범주를 벗어나 경영학, 마케팅론 등에 확대 응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도 깨진 유리창 이론과 비유할만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6일 현대차 계동 사옥에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현대차 계동 사옥 뒤편에는 그랜저 TG는 물론 베라크루즈, 쏘나타, i30(아이써티)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 차량 중 ‘SONATA’의 번호판 왼쪽 부분 이음새가 떨어져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태로 며칠이 흘러도 한 쪽 부분이 떨어져 있는 SONATA라는 브랜드를 새겨 놓은 판넬을 제대로 교정해 놓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현대차 성공 견인차인 쏘나타의 간판을 떨어뜨려도 이제는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다.

공교롭게 지난 5일 현대차는 쏘나타의 새로운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트랜스폼’을 출시했고, 6일에는 계동 사옥 전시장에 구형 쏘나타를 신형인 쏘나타 트랜스폼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그동안 갖은 먼지를 뒤집어 쓰며 고객들에게 맵시를 뽐냈던 쏘나타는 조용히 신형 트랜스폼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다행히도 쏘나타 브랜드 간판이 떨어졌던 구형 쏘나타는 신형 쏘나타 트랜스폼에게 밀려 났다.

현대차 계동 사옥에 유리창이 깨지지는 않았다.

현대차 직원 누구 하나도 이 쏘나타 브랜드 판넬을 고쳐 달지 않았고 결국 향후 현대차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아주 사소한 일 그리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긴 하지만 쏘나타라는 브랜드 판넬을 고쳐 단 직원이 단 한명도 없는 현대차에 향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깨진 유리창 한 장은 두 장에서 세 장, 네 장, 다섯 장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