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cafe.naver.com/kfs21/1038 헬로켄지(claud9)
일본 10대 선승 중에는 다꾸앙이라는 스님이 있다.
그 분의 시대는 히데요시 등장과 종말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집권 무렵이다.
그 분의 이름 '다꾸앙'은 여러분들도 잘 아는 단무지의 일본식 이름이다.
당시 겨울철 비타민 C의 부족으로 각기병에 걸리는 일본인들을 위해
무를 염장하여 겨울에도 먹을 수 있게 보급한 분이시기도 하다.
그래서 단무지를 그 분의 이름을 따 '다꾸앙'이라고 한다.
그 분이 살고 있던 절 암자 밑에 사하촌이 있었고,
그 마을에는 절 농토를 부쳐먹고 사는 부자가 되고자 열망하는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그 부부는 다꾸앙 스님을 찾아와 부자가 되는 방법을 물었다.
돈 명예를 떠나 사는 스님은 장삿꾼들이 돈버는 방법을 더 잘 알 것이라고 사양했으나,
부부는 간청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부부 내외의 간청을 받아들인 스님은 다음날 아침에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기쁜 마음에 새벽 일찌기 암자를 찾은 부부는 출타 준비 중이던 스님을 만나고,
스님은 돌아올 때까지 물항아리에 물을 채울 것을 주문하였다.
이윽고 스님은 외출하고, 두 부부는 물항아리에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물항아리는 밑이 빠진 것이었고, 물은 채워지지 않았다.
부부 내외는 요령을 피우지 않고 해가 기울 때까지 쉬지 않았고 항아리 주변은 물로 흥건하였다.
마침내 스님이 돌아오고,
항아리를 채우지 못한 죄로 고개 숙이고 있는 두 부부에게 다시 다음날을 약속하였다.
그 다음날도 같은 주문을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물을 뜨는 바가지가 밑이 빠져 있었다.
그렇다고 스님이 부탁한 말을 어길 수 없었다. 역시 해가 기울 때까지 물을 길어날랐다.
스님이 돌아왔다.
그리고 항아리 밑에 조금 고여있는 물을 보았다.
깨진 바가지일지언정 빠른 걸음으로 옮기면 몇 방울의 물이 모이는 법이다.
그 몇 방울이 하루종일 모여 항아리 밑을 조금 채우고 있었다.
스님은 조용히 두 농부 부부를 물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항아리는 여자, 바가지는 남자다.
남자가 아무리 많이 벌어다 주어도 항아리가 밑 빠져 있다면 물은 고이지 않는다.
그러나 밑빠진 바가지, 즉 남자가 능력이 없어 조금 벌어다 주어도,
여자가 튼튼한 항아리라면 몇 방울일지라도 모이는 것이다.
그대들은 꾀를 부리지 않고 성실하였다. 기본은 된 것이다.
재물도 이와 같은 것. 열심히 노력하고 저축하여라."
그 후 두 부부는 크게 깨우치고 열심히 보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였다.
이들이 바로 일본 미쓰이 재벌의 조상이다.
지금도 미쓰이 재벌가에서는 후손들의 결혼식 때 바로 이 의식을 치룬다.
이름하여 '우물가의 맹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