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다음카페 피사모 수하님

저희집 대문을 나서서 몇걸음 걷다 모퉁이를 돌면 바로 목욕탕이 있습니다.

그 목욕탕에 가면 매번 보는 얼굴들과 가끔씩 보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자주 만나는 어느시어머님과 가끔 만나는 며느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목소리가 크고 덩치가 크지만, 아주 부지런하시고 성격이 화통한 그시어머님은 가끔 보통 사람과 다른 며느리를 데리고

목욕탕을 옵니다.

들어오면 몸을 씻고 머리를 감고 온탕 안으로 들어오는데, 오늘은 시어머니가 잠깐 다른거 하는 사이 몸도 안씻고 머리도

안감고 온탕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시어머님이 부릅니다. 그러면 며느리는 두말없이 쪼르르 시어머니 앞으로 갑니다.

시어머니왈, 머리 감고 몸 씻고 물에 들어가야지..그러면서 앉힙니다.(나이는 마흔은 족히 된듯하구요)

그리곤 머리를 감깁니다. 또 몸을 타월에 비누를 칠해서 씻기곤 들어가라 합니다. 시어머니 다 하고 들어와선 며느리보고

약간 찬물에 들어갔다 물장구도 치고 오라고 합니다. 그러면 두말없이 그렇게 합니다.

좀 있다 냉커피를 한잔 시켜 며느리에게 줍니다.

온탕에서 불린 몸을 시어머니가 이태리 타올로 등부터 씻겨줍니다.

그리곤 다른곳은 씻어라고 일러줍니다. 그 며느리 시키는데로 합니다.

그 며느리가 그렇게 된 이유인즉슨,

결혼후 잘 살다가

어린 아들을 병으로 저 세상으로 보내고, 그 충격으로 남편이 그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직장도 그만두고 거의 폐인이 되자, 엄마가 할수 없이 아들을 정신병원에 데려다 놓자 며느리는 벌자고

모텔에 청소하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때 충격으로 거의 바보처럼 되어버린거랍니다.

내일 병원에 면회간다고, 목욕안하면 안델고 간다니까 오늘 따라온거라네요. 아니면 목욕가자고 하면

도망 간다고 하네요.

세상에 이런일이...

그 시어머님의 고달픈인생은 또 누가 보상해주나요...정신병원에 있는 아들과 정신질환을 앓는 며느리...

시어머니의 가고 남을 인생들을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 않나요??
오늘 아침 그 광경을 보면서 건강한 내가 감사하고 아직은 별탈없이 잘 자라준 두 아들들이 더없이 고맙고,

술,담배를 아직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항상 제옆에서 세상의 거울이 되어주는 남편이 더 없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걸 느낍니다.

하늘도 푸르고, 바람까지 불어주어서 너무 좋은 요즈음, 비록 가게 장사는 안되지만, 이만큼도 감사하며 오늘에 충실하자고 다짐해봅니다.

울 사장님들도 항상 건강 챙기시고, 행복한 가정생활 하세요...가게가 대박이면 금상첨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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